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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민주당 플랜'='정세균 노선 말뚝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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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민주당 플랜'='정세균 노선 말뚝박기'?

"민주평화개혁으론 정권 못 잡아…성장에 방점 둬야"

민주당이 새로운 노선과 비전으로 준비해 온 소위 '뉴 민주당 플랜'의 일단이 드러났다. 세부안을 다듬어 온 '뉴 민주당 비전위원회'에 따르면 골자는 '성장'과 '번영'에 맞춰졌다.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관통해 온 '민주·평화·개혁'이라는 이념적 정체성을 벗어나려는 흔적이 역력하다.

비전위원회 위원장인 김효석 민주정책연구원장은 17일 "민주당도 많은 사람들에게 기회를 더 늘리기 위해서는 성장에 방점을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SBS 라디오 'SBS 전망대'에 출연해 "지금까지 우리가 강남 때리기, 부자 때리기로 부자나 대기업에 적대시하는 정당으로 돼 있는데 중산층과 더불어 모든 계층을 아우르는 모두를 위한 번영을 얘기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정세균 체제가 견지하는 집권 플랜이기도 하다. 김 원장은 "지난 대선, 총선에서 우리가 참패를 했고, 현재 지지율도 답보상태인 점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며 "민주당이 새로운 시대정신에 맞게 진화하지 않으면 시대를 이끌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은 파이를 나눠먹는데 관심이 많고 한나라당은 파이를 키우는데 관심이 많다고 하면 이건 필패구도"라고 했다.

그는 "정권을 잡으려면 중원을 장악해야 될 거 아니냐. 누가 중원을 먹느냐의 싸움 아니냐"면서 "민주평화개혁이라는 소중한 가치를 간직하면서도 그것만 가지고는 국민들을 파고들 수 없다. 감동을 줄 수 없고 정권을 잡을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김 원장은 한나라당의 정체성을 "성장 만능주의"로 규정하고 "우리는 성장의 과실이 모두에게 돌아가도록 한다는 점에 분배의 개념이 포함돼 있다"며 차별을 부각시키기도 했다.

뉴 민주당 플랜은 정세균 대표가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공약으로 내건 사항으로, 명실상부한 정세균 브랜드다. '반대'보다 '대안과 타협'에 방점을 둔다. 그동안 발표가 보류돼 온 까닭은 'MB악법' 등 이명박 정부의 밀어붙이기 때문이었다. '선명야당'에 대한 당 안팎의 요구가 비등해 섣불리 '대안야당'을 전면에 내걸기 어려웠던 것이다.

그런 측면에선 4월 국회도 마찬가지다. 미디어법, 금산분리 완화법, 한미 FTA 비준동의안 처리, 비정규직 관련법, 추가경정예산 처리 등을 둘러싸고 격돌이 예상된다. 이처럼 'MB악법 저지'의 유효기간이 아직 남아있어 민주당은 '뉴 민주당 플랜'의 공식화에 아직도 조심스러운 기색이다. 게다가 총체적인 '반MB 전선'으로 돌파해야 할 4월 재보선도 본격화되고 있다.

김효석 원장은 "이번 재보선은 MB정부 1년에 대한 평가나 다름없다"며 "미디어법이나 금산분리 같은 악법을 가지고 우리가 국민들에게 호소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이번 선거를 앞두고 뉴 민주당 플랜을 내놓기는 여러 가지로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4월 국회와 재보선까지 '뉴 민주당 플랜'은 묻어두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딜레마에 빠진다. 집권을 위해 '부자와 대기업 때리기'를 거두겠다면서 쟁점 법안에 대한 '결사 저지' 방침은 '반대를 위한 정략적 반대'로 비쳐질 수 있다. 개혁진영으로부터는 'MB 악법 저지'의 진정성에서 의심을 살 수 있다.

이같은 위험부담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뉴 민주당 플랜'을 서둘러 서랍에서 꺼내든 데에는 정동영 전 장관의 출마선언 등으로 증폭된 내부 갈등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뉴 민주당 플랜'을 토대로 당 장악을 꾀해 온 정세균 대표로서는 정 전 장관의 일선 복귀라는 현실이 된 위협을 제어할 필요가 있고, 일찌감치 정세균 노선의 '말뚝박기'를 통해 정 전 장관의 입지를 줄여놓으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또한 당내 개혁 진영도 '뉴 민주당 플랜'에 비판적인 입장이어서 재보선 이후 본격화될 당내 권력 투쟁을 대비한 측면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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