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이 26일 한나라당 대선후보들의 독주체제를 "상대 없이 혼자 휘두르는 주먹질"에 비유하며 범여권의 `대동단결'을 다시금 촉구하고 나섰다.
이날 오전 동교동 사저에서 열린우리당 정동영 전 의장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다.
김 전 대통령은 `한나라당 대선후보들에 대한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우려에 대해 "그것은 쏠림이라고 볼만한 것이 아니다"며 "상대가 없이 혼자서 주먹을 휘두르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김 전대통령은 이어 "국민의 관심은 여권이 단일화해내느냐, 못 하느냐에 있다"며 "잘못하다간 국민들이 체념하고 외면할 우려가 있고, 그러면 다시 일으켜 세우기 어려워진다"고 강조하고 "희망을 주는 이슈를 이야기하고 헌신하는 사람이 나타나야 국민은 감동한다. 지금 많은 국민들이 초조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전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범여권이 후보단일화를 통해 대선에서 한나라당과 `일 대 일' 대결구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소신을 재확인한 것이다.
김 전 대통령은 "우리 국민들은 현명하고 똑똑하다"며 "지난번 대선에서도 후보단일화를 하지 않았느냐"고 되묻고 "특히 전라도 사람들은 나보다도 노무현 대통령에게 더 많은 표를 줬는데, 지역감정이 있었다면 과연 그렇게 했겠느냐. 이는 지역주의를 초월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주의 논란과 관련, 김 전 대통령은 "지역주의를 한 사람이 지역주의를 얘기하는 것"이라며 "경상도와 전라도의 지역감정이 신라, 백제 때부터 있었다고 얘기하는 것은 어림없는 것이고 조상을 모독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박정희 대통령은 1963년 윤보선 대통령과의 선거 때 전라도 사람 때문에 대통령이 됐다"며 "지역감정은 1971년 박정희 대통령이 나와 싸울 때부터 생겨났다"고 덧붙였다.
김 전 대통령은 그러면서 "우리 국민은 위대하다"며 "이승만 독재 , 박정희 독재, 전두환 독재를 무너뜨렸고 노조도 지나치다 싶으니까 변화시켰으며 재벌도 국민 여론 앞에서 벌벌 떨고 있다"고 말하고 "모두 힘들겠지만 시간이 지나가고 있다. 잘 판단해서 하라"며 정 전의장을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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