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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하청기업, 노동자돈 월 2천만원 떼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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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하청기업, 노동자돈 월 2천만원 떼먹었다"

비정규노조 폭로, "하청사장 5년이면 평생 먹을 돈 생겨"

현대자동차 한 하청기업이 소속 노동자에게 돌아가야할 몫 중 2천만원 상당을 중간에서 가로채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을 예고하고 있다. 해당 하청기업의 '견적서'와 '단가 산출 내역서'를 바탕으로 한 이같은 주장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국내 자동차 산업에서 광범위하게 존재하는 원-하청 구조에 대한 근본적 의문이 제기될 전망이다.

***현대차 하청업체, 노동자 임금 부풀려 매달 8백~9백만원 중간착취**

현대자동차 비정규직노동조합은 8일 현대차 하청기업인 'D공영'의 견적서와 단가산출 내역서(2004.12.28. 현대차 제출 자료)를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자료들은 지난 4월 노조가 해당 업체 사무실에서 입수한 것들로, 그동안 분석을 위해 공개되지 않아왔다.

이번 자료들은 해당 하청업체가 원청업체인 현대차와 도급계약을 맺을 때 사용하는 것들로 소속 노동자들의 기본급과 수당등을 포함한 임금지불내역과 국민연금·건강보험료 등 4대보험료, 복리후생비까지 고스란히 담겨있다.

<표-1>

이 자료에 따르면, D업체는 정규하청과 단기하청노동자에게 각각 근속수당이 포함된 통상급으로 1인당 월 84만원(통상시급 3,487원)과 77만원(통상시급 3,211원)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난다. 또 연장·특근 수당 등 각종 수당을 포함하면, 월 1백25만원과 1백21만여원으로 나타난다. 더구나 두 달에 한번씩 지급되는 상여금과 연월차수당이 포함되면 월 평균임금이 약 1백80만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 자료를 분석한 현대차 비정규노조 한 관계자는 "특근 한번 안하고 월평균 임금이 1백80만원이 넘는 비정규노동자는 현대차 공장 내부에는 없다"며 "사실상 업체가 임금 단가를 부풀려 원청업체와 도급계약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비정규노조가 입수한 D업체 내부자료에 따르면, 이 업체 노동자들의 평균 표준시급은 3천1백76원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시 말해 원청업체에 제출하는 견적서에 나타난 표준시급에 비해 시급당 평균 1백50원(한시하청)~2백80원(정규하청)이 떨어지는 셈이다.

이 관계자는 "D업체가 83명을 종업원으로 두고 있는 것을 감안해 업체 사장이 중간에서 떼어먹는 금액을 월 단위로 환산하면 8백~9백만원 정도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표-2>

***4대 보험료에서도 월4백~5백만원 떼먹어**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시급 과다 책정은 국민연금 등 4대보험료도 과다 책정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즉 높게 책정된 4대보험료에도 하청업체 사장이 중간에서 빼돌릴 수 있게 된다.

<아래표>에서 보듯이 D 업체는 함시하청도 포함해 1인당 평균 국민연금 7만6천6백4원, 건강보험료 3만5천8백34원, 고용보험료 1만1천9백16원을 내는 것으로 나와있다. 이 금액은 고스란히 D업체가 원청업체에 청구해서 받아오는 것으로 도급비 상승 이유 중 하나가 된다.

현대차 비정규노조는 "D업체 소속 노동자들의 4대보험료 지출 내용을 실사해보면, 아무리 높아야 국민연금은 6만원을 넘지 않고, 건강보험료도 2만원을 넘지 않았다"며 "결국 하청업체 사장은 4대보험에서도 1인당 4~5만원의 돈을 중간에서 떼먹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D업체 직원이 정규하청-한시하청 도합 83명인 것을 감안하면 하청업체 사장은 4대보험료 과다책정을 통해서만 월 4백~5백만원의 이윤을 확보하는 셈이다.

그는 이어 "D업체는 회식비로 월 85만원, 피복비로 월 70만원을 고정적으로 책정하고 있는데, 한 달 마다 회식 시켜주는 업체는 지금껏 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표-3>

***"현대차, 하청업체 중간착취 모르고 계약체결했나?"**

이를 종합하면 D업체가 한 달에 인건비 과다 책정 등의 수법으로 챙기는 금액은 월 2천여만원에 달한다. 여기에 <표>에서도 나타나듯 원청업체는 월 2천만원의 이윤을 공식 보장하고 있기 때문에, D 업체는 모두 4천여만원의 이득을 보고 있는 셈이다.

현대차 비정규노조는 "그동안 하청업체에 대해 '황금알을 낳는 거위', '하청 사장 5년이면 평생 쓸 돈 생긴다'라는 소문이 있었는데, 이번 자료 분석을 통해 헛 소문이 아니었음을 알게됐다"고 말했다.

비정규노조는 "단순계산으로도 원-하청 구조만 아니라면 하청업체 비정규 노동자들의 월 평균 임금 50~60만원 인상 효과가 나타난다"며 "원청 정규직 노동자의 임금에 거의 근접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에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현대차는 D업체에 월 2억2천5백만원의 도급비를 지급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 도급비에는 물론 앞서 지적한 부풀려진 인건비·4대보험료가 포함됐고, 사무실 임대료·세무-노무사 비용 등 기타 잡비로 구성됐다.

비정규노조 한 관계자는 "D업체 뿐만 아니라 현대차와 도급계약을 맺고 있는 대부분 하청업체도 이와 동일한 구조를 갖고 있을 것"이라며 "현대차는 수억에 달하는 불필요한 비용을 부담하면서까지 직접채용 대신 도급계약을 맺는지 의아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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