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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 아파트법'이 걱정스러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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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 아파트법'이 걱정스러운 이유

[기고]종부세 없애고 불로소득 차단?

비록 이번 임시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긴 했지만 한나라당 원내대표인 홍준표 의원이 대표발의한 이른바 '반값 아파트법'은 세인들의 관심을 끌기에 모자람이 없다. 이미 홍 의원은 17대 국회 시절에도 반값 아파트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홍 의원이 발의한 반값 아파트 법안의 정식명칭은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공급촉진을 위한 특별조치법』이다.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이란 토지의 소유권은 국가 또는 공공단체에 귀속되고 그 토지 위에 짓는 건물만 주택소유자에게 분양하여 소유토록 하는 주택이다. 물론 국가 또는 공공단체는 토지를 주택소유자에게 임대하고 반대급부로 임대료를 받게 된다. 홍 의원이 제출한 법안은 이 같은 얼개에 재정 및 기금에서 사업비를 지원하는 근거를 두고 용적률도 '국토의 계획 및 이용법'에서 정하는 상한에 상관없이 250% 이상을 적용해 임대료를 낮추도록 했다. 그 밖에 토지의 임대기간을 40년으로 하고, 40년이 지난 후 토지임대주택 소유자의 75% 이상이 계약갱신을 요구하는 경우 갱신할 수 있도록 했으며, 토지임대주택을 철거하고 재건축을 원할 경우 토지 소유권자의 동의를 받아 재건축할 수 있도록 했다.

홍 의원이 제출한 '반값 아파트법'은 분명히 평가할 대목이 있다. 특히 부동산 문제의 근본원인이 토지불로소득임을 직시하고 이의 사유화를 원천적으로 방지하겠다는 발상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런 문제의식을 구체화시킬 수 있는 방법과 경로가 생략돼 있어 진정성마저 의심받을 지경이다.

반값 아파트법이 지닌 문제점들

홍 의원이 반값 아파트 법안을 낸 이유를 보면 토지불로소득 차단을 통한 투기억제와 서민주거안정임을 알 수 있다. 좋은 말이다. 그런데 토지불로소득 차단 및 환수의 최선책이라 할 종합부동산세를 사실상 없앤 당이 한나라당이고 그 당의 원내대표가 홍준표 의원이라는 사실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 지 모르겠다. 모순이라는 말은 바로 이런 상황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닐지.

물론 홍 의원이 종부세에 적지 않은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종부세가 지닌 문제점을 개선하는 데에서 그쳐야지 종부세의 숨통을 끊어서야 되겠는가? 홍 의원이 서민들을 위한 입법이라고 자신하는 반값 아파트법이 성공하기 위해서라도 부동산 시장은 경향적으로 안정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보유세의 현실화가 필수불가결하다.

홍 의원의 법안에는 향후 공공택지에서 분양하는 주택을 토지임대부-건물분양 방식으로만 공급한다는 계획도 없다. 장래 공공택지에서 분양하는 주택은 토지임대부-건물분양 방식으로만 공급한다는 계획을 천명하지 않은 채 추진하는 국지적 토지임대부-건물분양은 불로소득이라는 이름의 망망대해에 떠 있는 고도(孤島)와 같은 처지가 되기 십상이다. 부동산 시장에 토지 불로소득이 온존하는 마당에 불로소득을 얻을 수 없는 토지임대부-건물분양 주택을 분양받을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토지임대부-건물분양 공급방식이 성공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은 앞으로 공공택지에서 분양하는 주택은 토지임대부-건물분양 방식으로만 공급한다는 정부의 의지 표명이다.

반값 아파트의 임대료를 낮추기 위해 용적률을 높이겠다는 것도 걱정스러운 대목이다. 이렇게 되면 가뜩이나 심각한 수도권과밀화 현상이 더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반값 아파트가 들어설 도시의 교통 및 환경 문제가 한결 악화될 것도 불을 보듯 분명하다. 홍 의원이 이런 부분들에 대해 충분히 고민을 했는지 의문이다.

위에서 살핀 것처럼 홍준표 의원이 발의한 '반값 아파트법'은 표방하고 있는 목적과는 다르게 문제점이 너무 많다. 토지임대부-분양주택 공급방식이 성공하기 위해 병행해야 할 정책수단들도 갖추지 못한데다 반값 아파트법 자체가 가지고 있는 맹점들도 적지 않다. 참여정부 시절 서툴게 추진했던 토지임대부 주택 분양방식의 실패 기억이 생생한데 여기에 홍 의원이 실패를 더한다면 토지임대부 주택 분양방식이 국민들에게 영영 버림받게 되는 것이나 아닌지 걱정이다. 제대로 된 주인을 만나지 못한 토지임대부 건물분양 방식의 불운은 언제쯤 멈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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