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혜영 "자리 연연안해…최고위에서 협의"

민주 일각, '미디어법 타협' 인책론

여야가 미디어관련법을 6월 임시국회에서 '표결처리'키로 한 합의를 놓고 3일 민주당내 일부 강경파가 "협상에 실패했다"며 지도부 인책론을 거론하는 등 여진이 일고 있다.

당내 비주류 연합체격인 민주연대의 공동대표인 이종걸 의원은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 "처리 시한을 못박은 것은 백기를 든 것으로 한나라당에 100% 내준 셈"이라며 "결과에 책임을 질 수밖에 없는 게 정치현실"이라고 지도부 책임론을 제기했다.

당내 초재선 개혁성향 의원들 모임인 `국민과 함께하는 국회의원 모임'도 전날 밤 모임을 갖고 지도부의 전략 부재를 성토한 데 이어 이 모임 소속 강창일, 문학진 의원은 이날 오후 원혜영 원내대표를 만나 사퇴를 요구했다.

문 의원 등은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지고 마무리하는 자세를 보여야 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고, 원 원내대표는 "이번 협상이 패배했다고 자인하는 것으로 비쳐질까 걱정된다"며 "고민해보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 원내대표는 오후 의총에서 "소수의 의석을 갖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고, 원내대표직에 연연하지 않는다"며 "어떤 것이 당에 도움이 되는지 고민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또 "소수의석으로서 야당을 하는게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한 뒤 "임기를 못채우는 것에 대한 명예, 불명예, 이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며 "내일 최고위에서 협의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문 의원은 "내일 최고위를 지켜본 뒤 어떻게 대응할지 결정하겠다"고 말했지만 당 내부적으로는 지도부 사퇴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논란은 있었지만 이미 전날 의총에서 협상 결과가 추인됐고 소수 야당으로서 어쩔 수 없는 타협을 했다는 것이 다수의 판단이기 때문이다.

한 최고위원은 "반성할 것은 반성해야겠지만 인책의 문제로 번져선 안된다"며 "내일 최고위에서도 이 사안이 크게 쟁점화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 핵심관계자도 "현재 지도부 사퇴론을 거론하는 의원들은 소수에 불과하고, 지금 당이 이런 문제를 놓고 분열할 상황이 아니다"며 "원 원내대표의 의총 언급도 지도부라면 당연히 할 수 있는 원론적인 얘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