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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했다…앞으로 잘하겠다" 앵무새 교육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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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했다…앞으로 잘하겠다" 앵무새 교육감들

교과위에 교육감들 총출동, "일제고사 자체는 문제 없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에 전국 16개 시·도 교육감들이 총출동했다. 이들은 한결같이 "준비가 부족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앞으로 준비를 철저하게 하도록 하겠다"며 학업성취도평가, 이른바 '일제고사' 제도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시험 자체는 문제 없다. 준비가 부족했을 뿐"

24일 교과위는 안병만 교과부 장관을 비롯해 전국 교육감 전원을 참석시켜 정책협의회를 열었다. 한나라당 권영진 의원은 "평가 자체를 반대하는 교육감이 있으면 한 마디 하라"고 기회를 줬다. 그러나 교육감들은 입을 열지 않았고, 공정택 서울 교육감이 대표로 "(평가 자체는) 필요하다"며 "사전 지도와 대비를 철저히 하겠다는 반성을 한다"고 말했다.

논란의 시발점이었던 임실군을 담당하는 최규호 전북 교육감도 "시험 제도 자체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앞으로는 평가 관리에 허점이 없도록 하겠다"고 답했고, 설동근 부산 교육감 역시 "통계 프로그램 엑셀을 이용해 입력하다보니 본의 아니게 오류가 발생했다"며 "뼈를 깎는 자성의 마음을 갖고 근본 취지가 훼손되지 않게 하겠다"고 말했다.

오히려 이번 평가를 통해 '실력차'를 확인하는 좋은 기회였다는 쪽으로 분위기를 몰아가기도 했다. 공정택 교육감은 "서울에 미달자가 많은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고, "대구는 교육도시로 유명한데 결과가 안 좋은 것 아니냐", "강원도가 성적이 좋은 비결이 뭐냐"는 식의 질문들이 이어졌다. 이번 학력평가가 유익했다는 것이다.
▲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이 24일 오전 국회 교육위 전체회의에 출석, 의원질의를 들으며 얼굴을 닦고 있다. ⓒ연합뉴스

"공부 못하는 학교 지원…인사 반영하며 지원?"

"줄 세우기에 의한 예견된 참극"이라는 권영길 의원의 지적에는 "줄 세우기가 목표가 아니라 학력 미달자들과 학교, 지역을 지원하기 위한 평가"라는 해명이 이어졌다. 그리고 지원책도 거론됐다.

안병만 장관은 "금년부터 1200개 학교를 선정해 5000만원~1억원 정도에 해당하는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안 장관은 방과 후 수업, 학습보조 인턴교사 채용 등을 언급했다. 이에 대해 친박연대 정영희 의원은 "월급 120만 원이 우수한 인턴교사 유인에 충분한 보수라고 생각하느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120만 원의 산출 기준은 시간당 1만5000원, 일 4시간, 월 20시간이다.

그러나 '앞으로 잘 하겠다'는 수준 이상의 구체적 계획은 나오지 않았다. 야당 의원들은 "교육세도 폐지하는 마당에 무슨 재원으로 지원하겠느냐"고 지적했다. 또 평가 결과를 교장, 교감 인사고과에 반영하겠다면서 성적이 떨어지는 학교에 지원을 하겠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민주당 김영진 의원은 "전수평가 방식은 과도한 인적·물적 자원이 소요되고 학교간 지역간 과잉 경쟁을 유발 시킨다"며 "교감, 교장 입장에서는 성적 나쁜 아이들이 내 인생의 짐이 된다고 여길 수 있게 제도를 만들어 놓고서 이들에게 책임을 지우는 비겁한 일을 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제고사'도 속도전이 부른 예견된 참사"

민주당 김진표 의원은 "MB정부의 정책들은 하나같이 시행만 하면 큰 부작용이 일어나느냐"고 비난했다. 김 의원은 "사교육 증대로 이어질 수 있어 세밀한 사전 준비 단계가 필요하기 때문에 예행연습도 하고 시범 운용도 하고 철저하게 준비한 뒤 단계적으로 시행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또 "영국에서는 전수 평가가 많은 문제를 낳아 작년 9월에 학교 선택에 맡겨버렸다"며 "전수조사는 거짓 채점이 끼어들 수밖에 없어 오히려 정확한 통계를 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영국의 경우 13세 평가는 학교의 선택에 맡긴 것으로 알려졌고,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우수 학교'라고 칭송한 웨슬리 학교도 얼마 전 평가조사 과정에서 부정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었었다. 교육부 간부는 "모두 알고 있었지만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지 못해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일제고사'냐 '학업성취도평가'냐"

야당 의원들은 "일제고사"라고 부르고, 정부 및 여당 의원들은 "학업성취도평가"라 부른다. 이에 대해 민주당 김영진 의원은 "대백과 사전을 찾아봤더니 일제고사의 정의는 '전국 또는 도단위에서 같은 학년이 같은 문제로 각 학교에서 동시에 치르는 시험'이라고 돼 이다"면서 "왜 일제고사라는 용어를 회피하느냐"고 따졌다.

김 의원은 "(과거부터) 일제고사가 문제가 많은 것을 알고 있으니 이름을 바꿔 부르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나 안 장관은 "과거 일제고사는 줄세우기였지만 이번 시험은 점수가 아니라 기초이상, 기초이하 식으로 그룹으로 구분하고 목적하는 바가 부족한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일제고사라고 부르면 오해할 수 있어 학업성취도평가라는 말을 쓰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홍보' 철저히 해볼 생각"

공정택 교육감은 '홍보'를 강조했다. 공 교육감은 "일제고사 반대 운동이 대대적으로 전개되던 상황 속에서 시험을 치르게 하는데 주력을 하다 보니 어떻게 시험 감독을 철저히 하고 지도할 것인가에 소홀했던 것 같다"며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홍보를 철저히 해볼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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