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코닥극장에서 개최된 제81회 아카데미 영화상 시상식에서 영국 감독 대니 보일의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작품상, 감독상, 촬영상, 각색상,음악상, 주제가상, 편집상, 음향믹싱상 등 8개 부문을 휩쓸었다. 이 작품은 당초 10개부문에 노미네이트 됐었다. 대니 보일 감독은 감독상 수상자로 이름이 호명되자 기뻐서 껑충껑충 뛰다시피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 슬럼독 밀리어네어 |
총제작비 1,300만 달러로 제작된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인도 뭄바이의 빈민가를 배경으로 한 소년이 사랑하는 소녀의 마음을 얻기 위해 인기 퀴즈쇼에 출연해 승승장구 해나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 바카스 스와럽의 소설 'Q & A'을 스크린으로 옮긴 사이몬 뷰포이의 탄탄한 시나리오, <트레인스포팅>에서 영국 하층청년들의 삶을 그려냈던 대니 보일의 속도감있는 연출이 어우러져 "그 어떤 할리우드 액션영화보다 스피디하고 에너제틱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일찌감치 아카데미에서 좋은 성적이 예견됐었다.
출연진 대다수가 인도 현지 아마추어 배우이고, 대사 대부분이 현지 언어로 된 이 작품이 숱한 장애물을 뛰어넘어 성공한 배경에 대해 평단은 뭄바이 청년들을 소재로 하고 있으나 성공 욕망과 로맨스에 대한 강박관념이란 세계보편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점을 꼽고 있다. 하지만 인도에서는 '빈곤 포르노' '슬럼 관음주의'란 비판을 받기도 했었다.
올해 아카데미에서 13개 부문에 후보지명을 받았던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시각효과, 분장, 미술 등 비주얼 부문의 3개 상을 수상하는 데 그쳤다. 남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됐던 브래드 피트, 여우주연상에 <체인질링>으로 노미네이트된 앤절리나 졸리도 수상에 실패해 빈손으로 돌아가게 됐다.
▲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
올해 아카데미의 연기부문 상은 해외파의 뚜렷한 강세를 나타냈다. <밀크>에서 피살당하는 동성애자 운동가를 열연한 숀 펜이 2004년 <미스틱 리버>에 이어 생애 두 번째 오스카 트로피를 품에 안은 것을 제외하면, 여우주연상과 남녀조연상이 모두 외국 배우에게 돌아간 것. <더 리더 - 책읽어주는 남자>에서 유대인 수용소 부역의 기억을 가진 독일 여성을 감동적으로 연기한 영국배우 케이트 윈슬렛이 5전 6기 끝에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고, 남우조연상은 <다크 나이트>를 유작으로 남긴 호주배우 히스 레저, 여우조연상은 <비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에 출연한 스페인 배우 페넬로페 크루즈에게 돌아갔다.
케이트 윈슬렛은 2008년 한 해동안 <더 리더>와 <레볼루셔너리 로드>를 통해 완숙해질대로 완숙해진 연기력을 선보여 일찌감치 수상이 확실시돼 왔다. 올해 33세인 윈슬렛은 그동안 <쥬드> <센스, 센서빌리티> <아이리스> <이터널 선샤인> 등 숱한 작품에서 동세대 여배우들 중 가장 탁월한 연기력을 발휘해 왔다는 점을 고려할 때,이번 아카데미 수상이 오히려 늦었다는 지적마저도 받고 있다.
▲ 더 리더 - 책읽어주는 남자 |
22일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히스 레저의 부모가 무대 위로 올라와 사망한 아들을 대신해 오스카 트로피를 받았다. 아카데미 81년 역사상 사후 수상은 77년도 <네트워크>로 남우주연상을 받은 피터 핀치 이후 32년만이다. 당시 핀치는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리기 두 달 전에 급작스럽게 사망했었다.
이밖에 장편 애니메이션상은 <월 E>, 오리지널 각본상은 <밀크>가 수상했다. 외국어영화상 수상작은 다키타 요지로 감독의 <굿'바이>. 첼리스트에서 납관 도우미로 변신한 젊은 남성의 시선으로 삶과 죽음을 잔잔하게 그려낸 데다가 빼어난 영상미가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81회 아카데미 주요부문 수상작>
작품상 : 슬럼독 밀리어네어 감독상 : 대니 보일 (슬럼독 밀리어네어) 남우주연상 : 숀 펜 (밀크) 여우주연상 : 케이트 윈슬렛 (더 리더-책읽어주는 남자) 남우조연상 : 히스 레저 (다크 나이트) 여우조연상 : 페넬로페 크루즈 (비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 각본상 : 밀크 촬영상 : 슬럼독 밀리어네어 각색상 : 슬럼독 밀리어네어 외국어영화상 : 굿'바이 음악상 : 슬럼독 밀리어네어 주제가상 : 슬럼독 밀리어네어 편집상 : 슬럼독 밀리어네어 음향믹싱상 : 슬럼독 밀리어네어 음향편집상 : 다크 나이트 시각효과상 :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분장상 :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미술상 :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의상상 : 공작부인 - 세기의 스캔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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