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 판교 택지개발지구의 터파기 공사현장에서 붕괴사고가 발생해 인부 10명이 매몰, 3명이 숨지고 7명은 중.경상을 입고 구조됐다.
이날 사고는 이상고온으로 얼었던 땅이 녹은 데다 최근 많은 비가 내려 지반이 약화되며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 흙더미.컨테이너 사무실 '와르르'
15일 오전 8시25분께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동판교 택지개발지구 SK케미칼연구소 터파기 공사현장의 북쪽 비탈면 흙더미와 H빔이 붕괴하며 22m 아래 바닥으로 무너져내렸다.
또 터파기 현장 위쪽에 지표면과 나란히 한 상판(복공판)에 설치된 컨테이너 사무실도 바닥으로 무너졌다.
이 사고로 컨테이너 사무실에 있던 경비원 노동규(67)씨 등 3명이 숨지고 바닥에서 일하던 인부와 크레인기사 등 7명이 매몰됐다가 구조됐다.
인부 차승동(66)씨는 "아침 7시에 조회와 안전교육을 마친 뒤 터파기 현장 바닥에서 배관작업을 막 시작하려는데 한쪽 면에서 흙이 쏟아져 반대방향으로 뛰었고, 목부위를 무너지는 철골에 맞으며 의식을 잃었다"고 말했다.
◇흙더미, 철골 뒤엉킨 현장
사고현장에는 북쪽 비탈면의 길이 15m, 폭 3m, 높이 22m의 흙더미가 쏟아져 바닥에 쌓여 있다.
흙더미를 지탱하던 H빔도 심하게 휘어져 넘어졌고, 컨테이너 7∼8개도 찌그러진 채 떨어져 붕괴 당시 위력을 짐작케 했다.
바닥의 웅덩이(지름 40m)에는 물이 차 있어 붕괴 전 지반이 약화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유씨의 구조작업을 벌이는 경찰과 소방당국은 추가 붕괴위험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반약화 원인 추정
붕괴된 북쪽 비탈면 바로 옆에는 6차 선도로가 지나가고, 도로 끝 부분도 함께 무너졌다.
시공사인 SK건설 측은 "터파기는 이미 끝난 상태였는데 도로공사를 하며 상수도관을 건드려 물이 새어 나와 지반이 약화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도로공사를 한 삼성건설측은 "도로공사를 마친 뒤 사고가 났고 붕괴사고로 소화전이 터지며 물이 흘러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고발생 이틀 전인 13일 성남지역에는 35.5㎜의 많은 비가 내렸고 이날 새벽에도 1㎜의 비가 내렸다. 또 13∼14일 성남의 낮 최고기온이 7∼13도로 이상고온 현상을 보였다.
경찰은 지반약화가 붕괴원인으로 보고 공사 관계자들을 불러 정확한 사고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SK케미칼 연구소 공사
SK케미칼 연구소는 지하 5층, 지상 8∼9층의 2개 건물이 들어서고 8층짜리는 연구소, 9층짜리는 사무실 용도로 사용할 예정이다. 2개 건물을 합쳐 연면적 4만7천650㎡규모이다.
지난해 9월 9일 착공했고 2010년 4월 완공예정이다.
시공사는 SK건설이고, 터파기공사는 은창ENC에서 하청을 받아 진행했다.
사고가 날 당시 터파기공사 마무리단계였다.
◇사망자
▲노동규(67) : 분당 제생병원
▲이태희(32) : 분당 제생병원
▲유광상(58) : 분당 제생병원
◇부상자
▲이동길(62), 이동익(52), 박영진(43) : 분당차병원
▲차승동(68) 채일(46), 전원섭(38): 분당 서울대병원
▲김연규(50) : 제생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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