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는 4일 국회 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 "지금은 민주공화국의 근간이 위협받는 총체적 위기상황"이라며 "군사독재가 물러난 지 20년 만에 대한민국에 민간파시즘의 불길한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용산철거민 폭력살인진압은 민주주의의 위기를 압축해서 보여주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용산 참사 사건과 관련해 "사람이 죽었는데도 이 정권은 책임지는 사람 하나 없고 사과도 하지 않는다"며 "원세훈 행정안전부장관과 김석기 서울경찰청장을 비롯한 지휘라인의 책임을 즉각 물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 비극은 이명박 정부의 국정철학, 사람보다 물질적 가치를 중시하는 성공만능주의가 불러온 참극"이라며 도시정비 사업의 전면적 재검토를 촉구했다.
원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대선과 총선에서 획득한 숫자의 힘으로 모든 정책을 마음대로 밀어붙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에서 모든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문제의 핵심에는 대통령의 리더십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경제위기와 관련해 "국제금융위기를 비롯한 외부요인 탓으로 돌릴 수만은 없다"며 "편가르기와 정책실패, 무능과 무책임에 따른 인재"라고 규정했다. 그는 경제위기의 원인으로 △경제팀에 대한 신뢰의 위기 △대기업과 부유층 편행의 패러다임 위기 △일자리 위기라고 지적했다.
2월 국회와 관련해 원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국회에서 손을 떼라"면서 "청와대의 개입만 없다면 2월 국회는 생산적 위기극복의 장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그는 미디어관련법과 금산분리법 등 쟁점법안의 시기를 못박지 않은 합의처리를 주문했다. 또한 "용산사태의 책임추궁과 진상규명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악법들은 경제살리기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 지금은 그런 정파적인 법안에 매달릴 때가 아니다"며 "갈등을 조장하는 악법들을 포기하라"고 거듭 종용했다.
미디어 관련법에 대해 그는 "언론관계법을 경제법이라고 강변하는 것은 '팥으로 메주를 쑤겠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면서 "사익을 추구하는 재벌이 방송을 소유하면 여론왜곡과 독과점은 불보듯 뻔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대북정책에 대해서도 "비핵개방 3000이라는 허황된 정책으로 북한의 반발만 초래했다"며 "위기가 참사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되는 때"라고 시급한 정책전환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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