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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는 작품성을 선택했다"

81회 아카데미상 후보작..대중성 흥행성보다 예술성 뚜렷

"아카데미가 진화했다."

뉴욕타임스는 22일 제81회 아카데미 영화상 후보작 발표 기사의 제목을 이렇게 뽑았다. 한때 할리우드 상업주의의 강력한 영향력 하에 있었던 아카데미가 지난해 코엔형제 감독의 <노인의 나라는 없다>에게 4개의 오스카 트로피를 안겨준 이후, 올해 후보작 발표에서도 상업성보다는 작품성을 중시하는 자세를 뚜렷이 나타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아카데미가 점점 더 영화예술에 무게를 두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외국작품에 대해서도 보다 개방적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살해당한 미국 동성애자 인권운동가의 삶을 다룬 영화 <밀크>로 7개 부문에서 후보지명을 받은 포커스피쳐스의 제임스 샤머스 대표는 "아카데미상에 관한 한 이제 더 이상 대형 스튜디오영화 대 인디영화의 대결구도는 없어졌다"고 말했다.

언론과 영화계가 이같은 반응을 나타낸 것은 브래드 피트 주연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가 13개부문 최다 지명받은 것을 비롯해 작품상 등 주요부문에 <프로스트/닉슨> <밀크> <더 리더(The Reader)>등 예술영화의 색채가 뚜렷한 작품이 대거 노미네이트됐기 때문이다. 당초 미국 영화계에서는 히스 레저의 사망으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데다가 2008년 최고 흥행기록을 세운 <다크나이트>가 주요부문을 휩쓸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아카데미는 나이를 거꾸로 먹는 남자의 이야기(벤저민 버튼) ,동성애자 인권운동가의 극적인 삶(밀크), 몰락한 정치인과 언론인 간의 신경전(프로스트/닉슨), 나치체제 하 독일의 치부를 감춘 여인(더 리더), 인도 빈민가의 젊은이들(슬럼독 백만장자)을 다룬 영화를 2008년도 최고의 영화로 선택했다.

▲ <밀크>(왼쪽)와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오른쪽).은 모두 작품상과 감독상, 남우주연상 등에 후보로 올랐다.

이번 후보지명의 최대 이변은 <그란토리노>로 평단의 호흥을 받았던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남우주연상 부문에 오르지 못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밀리언 달러 베이비> 등으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은 적이 있는 이스트우드는 지금까지 배우로는 한번도 오스카 트로피를 품에 안아본 적이 없다. 80세를 바라보는 나이에 이번에는 그 징크스를 깰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있었으나, 결과적으로 또다른 작품으로 수상기회를 노리는 수밖에 없게 됐다. 물론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주연을 맡게 된다면 말이다. 또 마이크 리 감독의 <해피 고 럭키>에서 발랄한 여주인공 포피 역으로 좋은 평가를 얻었던 샐리 호킨스가 여우주연상 후보에 포함되지 못한 것도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 감독상 후보에 오른 거스 반 산트(왼쪽)와 대니 보일(오른쪽).

또 하나의 흥미로운 사실은 케이트 윈슬렛이 <더 리더>로 6번째 아카데미에 노미네이트된 점이다. 33세의 나이에 대단한 기록이다. 다만 수상해본 적은 한번도 없다. 과연 이번에는 '무관의 한'을 풀 수 있을런지 주목된다. 이밖에 <더 비지터>에서 불법이민자들과의 교류를 통해 인생의 의미를 새롭게 깨닫는 노교수를 열연한 리처드 젠킨스, <프로스트/닉슨>에서 미국 역사상 최초의 임기중 사퇴란 불명예를 기록한 닉슨 대통령으로 등장해 영국 TV 진행자 데이비드 프로스트와 불꽃 튀기는 신경전을 벌였던 프랭크 랑겔라 등 대중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던 성격파 배우들이 남우주연상 후보에 지명된 것도 아카데미의 변화를 잘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81회 아카데미시상식은 오는 2월22일 LA 할리우드 코닥 시어터에서 배우 휴 잭맨의 사회로 막을 올린다.

<81회 아카데미상 주요부문 후보>

작품상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흐른다 (파라마운트&워너브라더스)
프로스트/닉슨 (유니버설)
밀크 (포커스피쳐스)
더 리더 (와인스타인컴퍼니)
슬럼독 백만장자 (폭스 서치라이트)

남우주연상
리처드 젠킨스 (비지터)
프랭크 랑겔라 (프로스트/닉슨)
숀 펜 (밀크)
브래드 피트 (벤저민 버튼)
미키 루크 (레슬러)

여우주연상
앤 해서웨이 (레이첼 결혼하다)
앤절리나 졸리 (체인질링)
멜리사 레오 (프로즌 리버)
메릴 스트립 (다우트)
케이트 윈슬렛 (더 리더)

남우조연상
존 브롤린 (밀크)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트로픽 썬더)
필립 시무어 호프먼 (다우트)
히스 레저 (다크 나이트)
마이클 셰넌 (혁명의 길)

여우조연상
에이미 애덤스 (다우트)
페넬로페 크루즈 (비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
비올라 데이비스 (다우트)
타라지 P 헨슨 (벤자민 버튼)
마리사 토메이 (레슬러)

감독상
데이비드 핀처 (벤자민 버튼)
론 하워드 (프로스트/닉슨)
거스 반 산트 (밀크)
스티븐 달드리 (더 리더)
대니 보일 (슬럼독 백만장자)

애니메이션상
볼트 (월트디즈니)
쿵후판다 (드림웍스)
월E (월트디즈니)

미술상
체인질링
벤자민 버튼
다크 나이트
공작부인 : 세기의 스캔들
혁명의 길

촬영상
톰 스턴 (체인질링)
클라우디오 미란다 (벤저민 버튼)
월리 피스터 (다크나이트)
크리스 벤지스 & 로저 디킨스 (더 리더)
앤소니 도드 맨틀 (슬럼독 백만장자)

의상상
오스트레일리아
벤저민 버튼
공작부인 : 세기의 스캔들
밀크
혁명의 길

장편 다큐멘터리상
배반
세상 끝에서의 조우
더 가든
맨 온 와이어
트러블 더 워터

편집상
벤자민 버튼
다크 나이트
프로스트/닉슨
밀크
슬럼독 백만장자

외국어영화상
더 바데르 마인호프 콤플렉스 (독일)
더 클래스 (프랑스)
디파쳐 (일본)
보복 (오스트리아)
바시르와 왈츠를 (이스라엘)

각본상
프로즌 리버 (코트니 헌트)
해피 고 럭키 (마이크 리)
브뤼게에서 (마틴 맥도너)
밀크 (더스틴 랜스 블랙)
월E (앤드류 스탠튼, 짐 리어든)

각색상
벤자민 버튼 (에릭 로스)
다우트 (존 패트릭 셴리)
프로스트/닉슨 (피터 모건)
더 리더 (데이비드 헤어)
슬럼독 백만장자 (사이몬 뷰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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