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이 범여권 대선주자들을 잇따라 만나기로 하고 6.15 남북정상회담 7주년 기념행사에 정계 인사들을 대거 초청하면서 연말 대선을 앞두고 '훈수정치'를 본격화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은 오는 25일 열린우리당 대선주자인 김혁규 의원을 만나는 것을 시작으로 열린우리당과 중도개혁통합신당, 민주당 등 범여권에 포진한 대선주자와 지도부를 잇따라 만날 예정이다.
한 측근은 "김 전 대통령이 지난 13∼19일 독일방문 이전에 열린우리당 정동영 김근태 전 의장, 한명숙 이해찬 전 국무총리, 신당 김한길 대표, 민주당 박상천 대표로부터 면담 요청을 받았다"면서 "세부협의가 이뤄지면 만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 전 대통령이 현실 정치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지만 면담 요청을 거절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 전 대통령이 19일 귀국 기자회견에서 "좌우간 내가 바라는 것보다 국민이 바라는 것을 해야 한다"고 밝혀 민주당 박 대표의 '배제론'을 우회 비판했다는 해석을 낳은 것처럼 범여권 대선주자와 지도부 연쇄 면담에서도 범여권 통합과 대선구도에 대해 언급이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편 김 전 대통령은 내달 14일 여의도 63빌딩 국제회의장에서 각당 대표와 대선주자들을 초청한 가운데 6.15 남북정상회담 7주년 기념행사를 성대히 치를 예정이다.
이한동 전 총리와 국민의 정부 시절 각료들로 구성된 기념행사위원회는 정치인뿐 아니라 남북정상회담 당시 수행원, 정.관.학.재계 인사 700여 명을 초청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내달 13∼14일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이란 제목으로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하고, 13일 학술회의 발표자와 토론자가 북한 개성공단을 방문하는 일정도 마련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