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장외전', 한나라당이 저지른 2가지 실책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장외전', 한나라당이 저지른 2가지 실책

[고성국의 정치분석] 민주당의 '행운'은 계속될까?

여야가 장외로 나갔다. 한나라당은 정책설명회고 민주당은 'MB악법 저지 결의대회'다. 한나라당이 정책설명회를 하겠다고 나선 이유는 간단하다. 쟁점법안들이 홍보가 잘 되지 않아 국민 지지를 제대로 받지 못했으니 지금이라도 제대로 설명하고 홍보해 입법추진의 국민적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입법추진의 동력을 청와대의 지시가 아니라 국민의 지지로부터 만들어내겠다는 것이니 백번 잘하는 일이다. 광주 설명회에 이명박 대통령이 깜짝 방문한걸 보더라도 정책설명회에 쏟는 범여권의 관심과 노력이 간단치 않음을 짐작할 수 있다.

민주당이 이 엄동설한에 'MB악법저지 결의대회'를 하고 나선 것도 같은 이유다. 172석 거대 여당의 일방적 밀어붙이기를 저지하려면 몸으로 버티는 수밖에 없는데 그러려면 국민적 지지와 명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므로 대중집회를 통해 이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이 또한 원내 강경투쟁의 동력을 국민으로부터 충전받겠다는 것이니 백번 잘하는 일이다. 첫 집회였던 대전집회에 정세균 대표, 원혜영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가 총출동했다 하니 민주당 또한 총력전의 양상이다.

한나라당 정책설명회에 정작 국민은 없었다거나, 당 정책홍보전문가들, 이른바 스핀닥터들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쟁점법안들이 왜 꼭 필요한지, 왜 하루라도 빨리 처리되어야 하는지가 여전히 잘 와닿지 않는 듯 했다는 관전평들은 본질을 놓친 것이다. 핵심은 한나라당이 국민에게 다가가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집회에 지도부만 보이고 소속의원들의 참석률이 저조했다거나 대안없는 정치공세만 난무했다는 지적도 본질을 놓치기는 마찬가지다. 여기서도 핵심은 민주당이 국민에게 다가가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야의 이번 장외행사가 2월 임시국회를 앞둔 기싸움이자 제2차 격돌을 염두에 둔 명분쌓기용 이벤트라면 승자는 누가 될까? 각자 따로 돌아다니면서 치르는 이벤트라 직접 맞부딪치는 격돌보다 승부를 판별하기가 쉽지는 않으나 지금까지의 정황으로만 보면 이번에도 저울추는 민주당 쪽으로 약간 더 기울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 마음을 얻는데 6:4 정도로 민주당이 판정승할 것이 예상된다는 뜻이다. 이번에도 민주당이 잘했다기보다 한나라당이 잘못했다고 보이는데 한나라당이 잘못한 점은 두 가지다.

첫째, 정책으로 막혔으므로 정책으로 돌파하겠다는 기계적 발상이다. "정책내용은 좋은데 홍보가 부족해 국민이 이해하지 못한다"는 말은 어느 정권에서나 터져나오는 불만이다. 문제는 대통령을 비롯한 여권 핵심부가 이렇게 인식하는 순간 정부 여당은 정책홍보에 나설 수밖에 없게 된다는 데 있다. 문제가 대통령의 통치스타일에 있는 건 아닌지, 정부의 국정운영기조가 처음부터 잘못 설정된 데서 비롯된 것은 아닌지, 집권세력의 정치력 부재에 있는 것은 아닌지를 제대로 점검도 하지 않고 무작정 정책홍보에 나서고 있는 한나라당의 모습에서 또 한 번 정치력의 부재, 리더십의 부재를 보는 이유다.

둘째는 '국민으로부터 듣는 정책 설명회'가 아니라 '국민에게 설명하는 정책설명회'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정책설명회이므로 정책을 '설명'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면 참으로 곤란한 정무감각이라 할 수 밖에 없다. 100번 설명하는 것보다 한번 제대로 들어주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인 설명이 된다는 것을 정말 모르는 것일까?

민주당의 '행운'은 언제까지 계속될까? 한나라당이 먼저 시작한 정책설명회에 편승해 장외결의대회를 개최함으로써 골프외유 사건이라는 뼈아픈 악재를 서둘러 덮어버리기는 했으나 매번 이렇게 운이 좋으란 법은 없지 않겠는가 말이다. 한나라당의 국회폭력방지법 드라이브에 외통위 한나라당 의원들을 감금죄로 고발하는 식의 수준 낮은 대응 말고, 국민들 입에서 "그래 바로 그거야"하는 소리가 터져나올, 그리하여 정국주도권을 단숨에 틀어쥘 그런 포지티브 캠페인은 정녕 기대할 수 없는 것인가.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