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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강만수 실패' 되풀이하나"

경제개혁연대 "윤증현은 삼성 기득권 보호에만 매몰"

"기획재정부 장관 자리가 경제위기 책임자들의 전유물인가."

19일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후임으로 윤증현 전 금융감독위원장이 내정됐다는 소식에 대한 시민사회단체의 반응이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재정경제원 금융정책실장이었던 윤 후보자는 당시 차관이었던 강만수 장관와 더불어 외환위기를 불러들인 책임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유동성 관리 실패 책임자가 경제 수장 맡다니…"

문제는 윤 후보자가 1997년 위기에만 연루돼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경제개혁연대는 이날 논평에서 윤 후보자가 현재 진행 중인 한국 경제 위기와도 깊은 관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 경제 위기의 씨앗이 뿌려지던 시기, 윤 후보자가 금융감독기관 수장을 지냈다는 것이다.

경제개혁연대는 "최근 한국경제의 위기 상황은 단순히 '미국에서 난 불이 한국으로 번진 것'으로 해석할 수만은 없다"며 "한국경제가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불안정한 모습을 보인 것은 그 위기의 원인이 한국경제 내부에도 존재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개혁연대는 "특히 2004~2007년 간 개인 주택담보대출 및 건설업 관련 기업대출의 급증으로 상징되는 원화 유동성 관리의 실패, 그리고 단기외채의 급증 및 외채구조의 악화로 대변되는 외화 유동성 관리의 실패가 최근 국내 금융시장의 혼란 및 건설업·조선업 등 실물 부문의 부실을 부른 주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2004~2007년 당시 금감위원장을 맡았던 게 윤 후보자다. 현재 진행 중인 경제위기에 대한 책임이 있는 인물이 위기 진화 소방수를 맡게 됐다는 뜻이다.

"윤증현, 법 집행보다 삼성 기득권 보호에 전념했다"

그런데, 시민단체가 윤 후보자에 대해 우려하는 데는 더 많은 이유가 있다. 금감위원장 시절, 노골적으로 삼성에 편향된 입장을 취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게 대표적이다.

경제개혁연대는 이런 사례로 2004년 삼성 에버랜드의 금융지주회사법 위반 논란, 2005년 삼성생명 및 삼성카드의 금산법 24조 위반 논란, 그리고 2006년 이후 거듭된 금산분리 완화 소신 발언 등을 꼽았다. "당시 윤증현 씨는 금융감독당국 수장으로서 법의 업격한 집행보다는, 재벌 특히 삼성그룹의 기득권 보호에만 매몰되는 편향된 모습을 여지없이 드러냈다"는 게 경제개혁연대의 판단이다.

이어 경제개혁연대는 삼성에만 치우친 태도는, 정상적인 시장질서 확립과 거리가 먼 '관치와 밀어붙이기'일 뿐이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환란 당시 특정 기업 위해 은행에 대출 압력 행사"

윤 후보자가 정상적인 시장질서를 세우기 어려우리라고 보는 데는 다른 이유도 있다. IMF 환란 국정조사 기록에 따르면, 윤 후보자는 1997년 당시 울산 주리원 백화점에 150억 원의 대출이 이루어지도록 조흥은행에 압력을 행사했다.

또 진도그룹에 1060억 원의 대출이 이루어지도록 서울은행에 압력을 가하기도 했다.

이런 과거가 있는 한, 윤 후보자가 시장에서 온전한 신뢰를 얻기 힘들다는 게 경제개혁연대의 판단이다.

"MB, '강만수 실패' 되풀이하나"

경제개혁연대는 "지난 1년 간 이명박 정부는 경제팀, 특히 강만수 장관의 신뢰 상실로 커다란 타격을 받았고, 그것이 경제위기를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었다"라며 "이명박 대통령이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를 진심으로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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