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들 목날리고 다리뻗고 잠이 오냐!"
"배운대로 행동했다 우리 모두 파면하라!"
"굴종을 강요하는 관제사장 파면하라!"
19일 오전, 출근이 한창인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공사(KBS) 본관과 신관에서 구호가 울려퍼졌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구호를 제창했고, 수십 명의 성난 목소리가 뒤따라 울려퍼졌다. 분위기는 1시간 내내 긴장이 흘렀다.
지난 17일 KBS 이병순 사장은 지난해 8월부터 '관제 사장 반대' 투쟁을 벌였던 '공영방송사수를위한KBS사원행동' 양승동 공동대표, 김현석 대변인을 파면하고 성재호 기자를 해임했다. 징계위원회는 사장 업무 방해와 이사회에서 폭언을 한 점 등을 사유로 들었지만 사실상 보복 징계의 성격이 짙다.
KBS PD협회, 기자협회, 노동조합 등은 곧바로 강력하게 반발하며 대응에 나섰다. 지난 18일 전국 200여 명의 KBS PD가 모여 규탄 대회를 연 데 이어 19일에는 출근 시간에 맞춰 각각 70여 명의 PD와 100여 명의 기자가 본관과 신관 로비에서 피켓 시위에 나섰다. 기자협회는 이어 출근 시간이 끝난 오전 9시부터 사내를 돌며 징계의 부당성을 알리는 선전 활동을 전개했다.
KBS노동조합 역시 이병순 사장이 출근하는 통로인 본관 주차장 로비에서 오전 8시부터 피켓 시위를 벌였다. 그러나 이병순 사장은 이에 앞서 이미 출근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징계 소식 이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기로 결정한 PD협회는 오전 11시 총회를 열고 구체적인 행동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KBS노조는 12시에 본관 로비에 있는 민주광장에서 총회를 개최한다. 기자협회도 오후 9시30분 총회를 열어 제작거부를 두고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이날 각 총회에서 결정된 사안에 따라 이병순 사장과 중징계 조치에 대한 KBS노조·PD·기자의 대응 수위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 19일 KBS 본관 로비에서 출근 시간에 맞춰 선전 활동을 벌이고 있는 PD들. ⓒ프레시안 |
▲ 출근 선전전을 벌이는 KBS 기자협회. ⓒ프레시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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