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입법전쟁 '2라운드' 신경전 재개

홍준표 "합의 안 되면 몸싸움 될 수도 있다"

쟁점법안 대치 정국이 국회 정상화로 잠시 숨고르기에 돌입했으나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협상 타결 하루만에 '2라운드'를 향한 신경전을 재개했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7일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합의 처리하도록 노력한다는 것은 서로가 합의하도록 노력하되 노력이 안 되면 표결처리 하는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야당이 물리력을 동원해 막을 경우 몸싸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협의처리는 협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표결로 가도 물리력을 동원해 막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요컨대, 협의처리키로 한 법안들은 물론이고 미디어관련법과 금산분리 관련법안 등 '합의처리토록 노력'키로 한 법안들도 육탄전을 감수하고 표결을 강행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당장 민주당은 반발했다. 정세균 대표는 "참 부끄러운 줄 모르는 분들 같다"며 "국민의 뜻을 거스르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아직도 교훈이 부족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서갑원 원내수석부대표는 홍 원내대표가 검사 출신임을 겨냥해 "사법고시에 국어과목이 채택되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비꼬았다. 그는 "또다시 전쟁을 선포한 홍 원내대표의 인식에 변화가 없음을 확인했다. 정말 심각한 의식상태"라고 비난했다.

서 부대표는 이어 "합의처리를 위해 노력한다는 것은 여야가 대화와 타협을 통해 끝까지 합의처리하도록 노력한다는 것이지 몸싸움의 여지를 두는 게 아니라는 건 3살짜리 아이도 알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합의처리니, 합의처리 노력이니, 협의처리니 하는 자구에 얽매이지 말고 야당이 민생과 경제에 대한 논의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압박했다. 그는 "우선 모든 안건을 즉시 상정해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임 정책위의장은 이어 "한나라당과 정부가 제시한 안에 대해 어떤 부분이 동의할 수 없고 어떤 부분이 동의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야당이 구체적 대안과 함께 입장을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