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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중복 투자 징후…외환위기 직전과 닮은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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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중복 투자 징후…외환위기 직전과 닮은꼴

재벌의 건설·부동산업 진출 두드러져

1997년 외환위기와 현재를 비교하는 설명을 흔히 듣는다. 이런 설명에 추가될 내용이 늘었다. 재벌의 중복 투자와 경제력 쏠림 현상이 계속 심화돼, 외환위기 직전 수준에 임박했다는 것.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이런 지적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오히려 출자총액제한제, 지주회사 규제, 금산분리 등 재벌에 대한 규제를 완화 또는 폐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집하고 있어서 우려를 낳고 있다.

또, 재벌의 건설 및 부동산업에 대한 투자가 최근들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업종은 한국 재벌의 공통분모인 셈이다. 과잉투자로 인해 부실해진 건설업을 살리려는 정부의 노력에 재벌이 흐뭇해하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범 8대 재벌 자산 집중도, 사상 최고…2003년부터 급격히 증가

경제개혁연대가 6일 내놓은 '2008년 재벌의 경제력 집중과 업종 다각화 현황 분석'에 따르면, 과거 친족 계열을 합한 범 8대 재벌그룹의 투자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2007년 현재)은 37.54%로 나타났다. 외환위기 전후를 비교하기 위해 삼성, 신세계, CJ, 한솔 등 과거 친족계열을 범 삼성 계열 재벌로 묶어 계산하는 방식을 따른 결과다.

그런데 이런 수치는 39.21%였던 1996년에 바싹 다가간 값이다. 경제개혁연대는 1990년대 내내 꾸준히 증가해 왔던 이 수치가 1997년 외환위기 직후 급락하였다가 2003년 이후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 수치가 높다는 것은 재벌의 과잉·중복 투자 가능성을 시사한다. 외환위기 직전인 1996년 절정에 달한 재벌의 과잉·중복 투자는 이듬해 벌어진 경제 파국의 한 원인으로 꼽힌다.

또, 범 8대 재벌그룹의 GDP 대비 자산 및 매출액 비중은 2007년 현재 60.73%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재벌에게 경제력이 쏠린 정도가 사상 최고라는 뜻이다. 경제개혁연대에 따르면, 이 수치는 1990년대 중반부터 외환위기 직후 구조조정기까지 계속 증가하였다가 2000년 IT버블 붕괴와 함께 하락했다. 하지만 2003년 이후 다시 크게 증가했다. 특히 범 삼성 계열 재벌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경제개혁연대가 과거 친족 계열을 합해 구성한 범 8대 재벌은 범삼성(삼성, 신세계, CJ, 한솔, 중앙일보), 범현대(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현대, 현대오일뱅크, 현대백화점, 현대산업개발), 범LG(LG, GS, LS), SK, 롯데, 범한진(한진, 한진중공업), 한화, 두산 등이다.

건설 및 부동산업, 이명박 정부와 재벌의 공통분모

그리고 이날 자료에 따르면, 30대 기업집단이 진출해 있는 업종은 지난해 47개로 전체 표준산업분류(중분류)의 74.6%를 차지했다. 임업, 어업, 수도사업, 공공서비스 분야를 제외하고 거의 모든 업종에 진출해 있는 셈이다.

특히 눈에 띄는 업종이 '종합 건설업'이다. 19개 기업집단이 진출해서 가장 중복 투자가 심한 업종으로 꼽혔다. 이날 자료에 따르면, 19개 기업집단에 소속된 31개 회사가 종합건설업을 대표업종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건설업에 진출한 기업집단은 2002년 15개에서 2008년 19개로 증가했다.

또, 부동산업에 진출한 재벌도 최근 급격히 늘었다. 부동산업에 진출한 기업집단은 2002년 6개에서 2008년 15개로 늘었다.

결국, 대운하 건설을 내걸고 집권한 이명박 정부는 건설 및 부동산업을 매개로 재벌과 같은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셈이다.

재벌은 이미 문어발…출총제 · 금산분리마저 사라지면?

경제개혁연대는 "재벌 내지 대규모 기업집단으로의 경제력 집중과 업종 다각화가 최근 들어 심화되고 있다"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출총제, 지주회사 규제, 금산분리 등 이른바 사전적 규제를 완화 내지 폐지 한다면 한국경제의 동태적 활력이 잠식될 가능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고용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중소기업이 위축되고, 신규 창업이 둔화되리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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