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조·중·동의 '뿔'이 가리키는 것은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조·중·동의 '뿔'이 가리키는 것은

[김종배의 it] 꿈쩍 않는 여론, 그래서 '방송'에 눈길?

조중동이 뿔났다. 한나라당에 맹공을 퍼붓는다.

'동아일보'는 민주당의 "몽니작전"에 결국 다 내주는 것이냐고 힐난한다. '조선일보'는 한나라당이 야당과 이룬 '가합의'를 "야당에 백기를 든 것이나 다름없는 합의"라고 평가절하한다. '중앙일보'는 직권상정을 미루는 김형오 국회의장을 향해 "기계적인 대화·타협 요구 이해 안 돼"라고 비난한다.

헤아릴 수 있다. 조중동이 보기에 한나라당은 무력하다. 미디어 관련법은 "기한없이 합의처리하도록 노력"하고, 한미FTA 비준안은 "2월 국회에서 협의처리"하며, 금산분리 완화는 "조속한 시일 내에 협의처리" 하고, 13개 사회법안은 일단 뒤로 미루기로 했으니 뭐 하나 건진 게 없다. 특히 조중동이 가장 크게 관심을 갖는 미디어 관련법에 대해 가장 '세게' 가합의를 해줬으니 심사가 좋을 리 없다.

내다볼 수 있다. 조중동의 이런 맹공이 상승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이다. '조선일보'의 표현을 빌리면 "부글부글" 끓고 있다. 청와대와 한나라당 주류(이명박계)가 가합의에 불만스런 표정을 감추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조중동이 기름을 부으면 한나라당 안에서 강경 불길이 치솟을 수 있다. 가합의를 휴지조각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사실을 안다. 조중동과 한나라당 내 강경파가 손잡고 가합의를 휴지조각으로 만들어도 이후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안다.

친절하게도 '조선일보'가 알려줬다. 한나라당이 가합의를 이룬 배경에 여론 역풍 가능성에 대한 경계심이 깔려있다고 했다. "격렬한 몸싸움 끝에 강행 통과에 성공하더라도 2004년 탄핵 때처럼 여론의 거센 역풍을 맞을 수 있고, 이 경우 향후 정국이 결코 여권에 유리하게 전개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있다고 했다.

놓치지 말자. '조선일보'가 분석한 이 배경이 시사하는 바가 아주 크다.

민주당이 본회의장을 점거하고 '옥쇄작전'에 들어갔을 때 그랬다. 언론노조가 총파업에 나섰을 때 그랬다. 조중동이 일제히 나서 맹비난을 퍼부었다. '폭력'을 부각시켰고 '밥그릇'을 질타했다. 그런데도 여론은 움직이지 않았다. 국회 폭력사태에 대한 책임을 한나라당에 더 크게 물었고, 신문·방송 겸영 허용 등에 대해서도 더 많이 반대했다.

바로 이게 포인트다. 무력한 건 한나라당이 아니라 조중동이다.

조중동이 어떤 매체인가. 신문시장의 70% 가까이를 점유하고 있는 매체다. 이런 매체가 합창을 했는데도 여론이 돌아서지 않았다. 조중동이 힘 합쳐 여론을 선도하고자 했으나 오히려 여론에 척을 지는 결과를 빚고 말았다.

쇠퇴했다는 얘기다. 조중동의 위세가 약화됐다는 얘기다. 신문시장을 70%가 아니라 90% 석권해도 여론을 쉬 움직이지 못한다는 얘기다.

바로 이게 이유일 것이다.

조중동이 방송을 갈망하는 이유가 이것일 것이다. 조중동 세 신문의 판매부수를 모두 합해도 웬만한 방송 프로그램 시청자에 견주지 못하는 현실을 극복하지 않는 한 영향력을 키울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한나라당 원내지도부가 조중동의 뭇매에도 불구하고 합의를 이루려고 하는 이유 또한 이것일 것이다. 조중동이 아무리 목청 돋워도 크고 넓은 여론시장은 따로 움직인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 이 글은 뉴스블로그 '미디어토씨(www.mediatossi.com)'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