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의 자금사정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대기업의 자금사정도 빠르게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최근 1392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2008년 12월 기업경기조사'를 실시한 결과, 제조업 자금사정 경기실사지수(BSI)는 61로 전월의 66에 비해 5포인트나 떨어졌다. 이는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2003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제조업 자금사정 BSI는 작년 5월 83이었으나 7월 81, 8월 80, 9월 77, 10월 70 등으로 계속 떨어지고 있다.
중소기업의 자금사정 BSI가 11월 61에서 12월 59로 2포인트 낮아졌을 뿐 아니라 대기업은 전월의 73보다 9포인트나 급락한 64를 기록했다.
한편 제조업 전체 자금사정 전망 BSI는 지난달 65에 비해 58로 7포인트 하락했다. 향후 자금사정이 쉽게 개선되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이중 대기업의 자금사정 전망 BSI는 71에서 61로 10포인트나 급락했고, 중소기업은 62에서 56으로 6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실업자가 늘어나는데 비해 공장가동률은 떨어지면서 제조업의 인력사정은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제조업의 인력사정 BSI는 12월에 112로 전월의 103에 비해 9포인트 올라갔다. 대기업은 106에서 116으로 10포인트, 중소기업은 102에서 110으로 8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대기업의 자금사정 악화는 연초 건설, 조선, 자동차 등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더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불안감이 확산될 전망이다.
한편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달 28일 전국 50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최근 중소기업 경영실태 및 개선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50.6%가 지난해에 비해 자금사정이 악화됐다고 밝혔다. 이들 중소기업은 2009년 자금사정이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65.3%의 기업들이 내년 자금사정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고 '자금조달 비용'도 7.4%가량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중소기업의 자금사정이 급속도로 나빠지면서 연체율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국내은행의 연체율은 2007년말 0.74%에서 지난 11월말 현재 1.18%로 늘어났다. 특히 중소기업의 연체율은 11월말 현재 1.86%로 2006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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