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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스 커밍스 "5.18진압, 미국도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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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스 커밍스 "5.18진압, 미국도 책임"

"당시 카터.레이건 행정부 역할 밝혀야"

한국학 분야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석학 브루스 커밍스(미국 시카고대) 교수가 5.18 민주화운동의 폭력진압 과정에서 자국 정부의 책임을 추궁했다.
  
  커밍스 교수는 18일 오후 전남대에서 열린 '5.18 27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에서 '광주항쟁과 한-미 관계'라는 제목의 기조발표를 통해 "5.18에 대한 공식조사가 한국 현대사의 결정적 사건을 일단락 지은 것처럼 미국인들도 책임감을 갖고 카터와 레이건 행정부가 당시 담당한 역할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광주항쟁으로부터 얻은 교훈은 미국 지도자들이 한국의 민주주의를 지원해줄 것이라고 믿어서는 안 되고 스스로 민주주의를 건설해야 한다는 점이다"며 "장기간 투쟁을 통해 민주주의와 강력한 시민사회를 아래로부터 위로 만들어낸 용감하면서도 평범한 사람들에게 존경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최장집 고려대 교수는 '한국 민주주의와 광주항쟁의 세 가지 의미'라는 주제의 기조발표를 통해 민주주의로 이행에서, 민주주의의 공고화에서, 민주주의에 대한 실망의 시기에서 각각 5.18의 역할과 인식 방식에 대해 분석했다.
  
  다음은 두 교수의 발표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브루스 커밍스 = 광주항쟁은 천안문사태의 한국판이었다.
  
  1990년대 민주화로 향한 길을 닦았으며 광주에서 선량한 시민들을 학살했던 가해자들에게 내란과 반역혐의로 유죄판결을 선고할 수 있었던 증거가 됐다.
  
  광주항쟁에 대한 미국의 반응은 한국전쟁 이후부터 지금까지 위선과 기회주의와 인종주의, 미국적 민주주의 이상에 대한 배신 등을 가장 혐오스럽게 드러낸 것이었다.
  
  미국인들, 특히 중국 전문가들은 그 곳에서 일어난 사태에 대해 미국은 아무런 책임이 없어도 1989년 6월 천안문 시위 진압에 있어 베이징 지도자들의 배신행위에 대해 끝없이 열거하지만 봉기 진압에 미국이 직접적으로 연루된 광주에 대한 반응은 침묵에 가깝다.
  
  커머스 저널(Journal of Commerce) 기자 팀 셔록(Time Shorrock)이 정보자유법에 의거 입수한 비밀해제문서에 따르면 미국은 한반도에서의 '안보와 안정'을 위해 전두환과 그의 일당을 지원하고 인권과 민주주의 문제로 어떤 심각한 이의제기도 하지 않는 것을 최우선 정책으로 결정했다는 것이 명백하다.
  
  전두환의 권력 장악을 지지했던 유력한 미국인들 몇몇은 그들의 수고의 대가로 후한 보상을 받았다.
  
  광주항쟁은 젊은 신세대에게, 구세대 한국인들이 생각했던 것처럼 민주화 운동이 워싱턴의 지원을 받으며 발전한 것이 아니라, 한국 민중의 정치적 열망을 억누를 수 있는 어떤 독재자도 지지했던 미국의 태도에도 불구하고 민주화 운동이 발전했다는 사실을 확신시켰다.
  
  ▲최장집 = 광주항쟁은 한국 민주화와 민주주의 발전에 있어 고갈될 수 없는 원천이다.
  
  민족, 민주, 민중 3개의 중심적 거대담론은 민주화운동의 탈동원화와 일상화 과정 속에서 현저하게 쇠퇴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오늘의 시점에서 민중담론은 민주화 20년의 경험이라는 현실 속에서 새롭게 해석될 필요가 있다.
  
  민중이 정당을 매개로 일상 속에서 삶의 현장에서 민주주의를 실천할 수 있을 때 민주주의는 보통사람의 사회경제적 삶의 문제를 다룰 수 있고, 향상시키는 데 기여하는 정치체제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오늘날 사회에서 광범위하게 확산된 민주주의에 대한 실망은 한국 민주주의의 공고화가 안정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지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낳게 한다.
  
  광주항쟁의 정신과 역사적 의미가 민중이 주체가 되는 민주주의의 실현이라고 보면 광주항쟁의 의미를 민주화 이행과 공고화 시기에 대한 역할로 한정하거나 고착시키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광주항쟁의 의미와 정신이 민중적 삶의 문제를 민주적 방법으로 개선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이를 통해 정치적 민주화를 경제적 민주화로 진전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영역으로 확대될 때 긴 유산을 남길 것이라고 믿는다.

  
  19일에는 와다 하루키 일본 도쿄대 교수가 '동아시아와 남북한:과거,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윤영관 서울대 교수가 '21세기 세계변화와 남북관계의 전망'을 주제로 주제발표하며 4명 발표자와 최협 전남대 교수가 함께 하는 라운드테이블 토론, '5.18 연구의 현주소' 등 세션 토론도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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