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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안> 기자는 쫓아내라!' 공정택 뜻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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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안> 기자는 쫓아내라!' 공정택 뜻인가?"

[기자의눈] 서울시교육청 류덕엽 장학사에게 묻는다

서울 종로구 송월길 28번지. 서울시교육청은 수많은 방문객이 드나드는 주요 행정 기관이다. 수장인 서울시교육감은 이 나라의 '교육 대통령'이라고도 불린다.

요즘 이런 서울시교육청 정문은 늘 '잠금' 상태다. 그 앞에는 방패를 든 전·의경이 하루종일 철통경비를 선다. 언뜻 보면 경찰서로 착각할 정도다.

사실 이런 모습은 올해 초부터 늘 반복됐다. 일제고사 부활, 학원 시간 연장, 국제중 설립, 공정택 교육감 의혹, 교사 중징계…. 서울시교육청의 정책은 무수한 사회적 논란을 일으켰고, 시교육청 정문 앞은 각종 기자 회견, 농성, 촛불 문화제로 조용할 날이 없었다.

12월 들어 시교육청은 이런 살풍경을 일선 학교에까지 파급했다. 학교장들은 정문을 잠그고 등굣길에 경찰 부대를 배치했다. 일제고사 대신 체험 학습을 허락했다는 이유로 파면·해임당한 7명의 교사를 막으려 했던 것이다.

경찰이 지키는 서울시교육청의 정문 앞은 오늘날 서울 교육, 더 나아가 우리나라 공교육의 한 단면을 여실히 드러낸다. 거기에서는 교육의 기본이자 정책의 기본인 '소통'의 의지는 찾아볼 수 없다. 그런데 닫힌 건 정문만이 아니었다.

이메일 한 통 추가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일반적으로 행정 기관은 정책 홍보를 위해 보도 자료를 언론사에 배포한다. 출입기자로 등록돼 있거나 요청한 기자에게는 이 자료를 이메일로 발송한다.

이런 서비스는 청와대를 비롯해 정부 기관 어디서나 별다른 제한없이 제공하고 있다. 시교육청의 상위 기관인 교육과학기술부의 경우 '이브리핑' 웹사이트에 보도 자료를 올리고 등록된 기자에게 휴대폰 문자로 이를 알리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러나 서울시교육청은 출입기자 등록을 해달라는 기자의 요청을 거절했다. 보도 자료 이메일 서비스라도 제공해달라는 요청 역시 마찬가지였다. 직접 방문해 수차례 요청했지만 매번 마찬가지 반응이었다.

거절 이유는 간단하다. 인터넷 기반의 언론은 출입기자 등록을 해줄 수도, 보도 자료를 보내줄 수도 없다는 것.

언론 홍보를 담당하는 류덕엽 장학사는 "언론사가 많아지면 관리가 어렵다"며 "더구나 한 매체에 보낼 경우 다른 매체도 너도나도 요구할 게 뻔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는 "우리는 '일반적인' 언론사에만 자료를 보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시교육청과는 비교가 안 될 만큼 많은 언론사, 기자를 상대하는 교육과학기술부를 비롯한 다른 정부 부처, 정부 기관 등의 예를 열거하면서 반박을 했지만 담당자를 이해시키는 건 힘들었다. 그는 번번이 "다른 기관은 모른다. 우리는 그렇다"라고 반박했다.

"전교조 잡지 아니냐", "좋게 써주지도 않으면서…"

사실 누구나 서울시교육청이 <프레시안>에 보도 자료를 주지 않는 진짜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이것은 시교육청으로부터 홀대 받는 매체의 면면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시교육청은 그간 <오마이뉴스>, 월간 <우리교육> 의 보도 자료 요청도 여러 이유를 대며 거절했다. <우리교육>은 지난 12월호 "성향이 어떻게 되십니까?" 기사에서 이메일 서비스 등록을 거부당한 상황을 서술했다.

해당 기자는 시교육청으로부터 '<우리교육>이 '전교조' 잡지 아니냐'는 말을 들었으며 또 '월간지는 원래 안 주는 것이 원칙'이라는 이유로 등록을 거절당했다. <오마이뉴스>의 한 기자도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시교육청 관계자가 '보도 자료를 줘봤자 좋게 써주지도 않으면서 자꾸 달라고 하느냐'며 거절했다"고 말했다.

이런 정황을 놓고 시교육청은 '(보도 자료를) 안 주는 곳이 많다'는 점을 강조하며 EBS도 보도권이 없어서 안 주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확인 결과 이것은 거짓말이었다. 시교육청은 EBS는 물론 C&M, CJ케이블넷, GS강남케이블, HCN, 큐릭스, 한강케이블TV 등에도 보도 자료를 공급했다.

"시교육청 아무데나 들어오는 데 아니다"

한발 더 나아가 시교육청은 출입 기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프레시안> 기자의 기사 송고실 출입도 막았다.

지난 24일 류덕엽 장학사는 기사송고실에서 시교육청 관련 기사를 작성 중인 <프레시안> 기자에게 "아무나 들어오는 데가 아니다", "출입기자가 아니면 이용할 수 없다"라고 말하며 나갈 것을 요구했다. <오마이뉴스> 기자 또한 2년 전 같은 이유로 기사송고실 휴게 공간에서 쫓겨났다고 밝혔다.

당시 <프레시안> 기자는 시교육청 앞에서 진행 중인 교사의 촛불 집회를 취재해 급히 기사를 송고하는 중이었다. 수차례 출입기자 등록을 요청하던 기자에게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해온 점을 지적할 때 나온 반응은 더 가관이었다. "내가 왜 약속을 지켜야 하느냐?"

반대에는 귀 막고 광고비는 '펑펑'…정부의 상식인가

홍보를 담당하는 또 다른 장학관은 기자에게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가급적 교육청 교육 정책을 많이 알리는 게 마땅하지만 관리에 한계가 있다"며 "힘들어도 참아달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돈이 없고, 인력이 부족해 요청을 못 들어주겠다는 말이었다.

그러나 장학관의 해명은 대규모 예산을 쏟아 붓는 서울시교육청의 '홍보 정책'을 비교해 보면 궁색하기 짝이 없다. 시교육청이 최홍이 서울시교육위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지난 12월 한 달 동안 문화방송(MBC), 한국방송(KBS), SBS 등 공중파 라디오에 총 341회분의 광고를 했다. 들인 예산만 1억2673만6000원이었다.

광고 내용은 "학생에게 행복한 바람을, 학부모에게 감동의 바람을, 선생님에게 보람의 바람을 서울시교육청이 교육의 신바람을 일으키겠습니다"라는 이미지 광고. 또 시교육청은 1570만 원을 들여 서울 광화문에 설치된 <조선일보>, <동아일보> 전광판에 광고를 했다. '행복, 감동, 보람을 주는 세계일류 서울교육이 책임집니다'라는 이미지 광고였다.

경찰을 동원해 정문을 봉쇄하고, 논조가 마음에 들지 않는 언론의 기자에게 이메일 한 통 보내는 것도 기피하면서, 일방향 광고에 예산을 쏟아 붓는 서울시교육청. 가만 생각해보니 이런 모습, 어디서 많이 본 듯 하다.

정보 공개 요청은 철저히 무시하고, 항의하는 국민은 명박산성으로 막으며 대대적인 광고로 미국산 쇠고기의 장점을 알리려 했던 그 정부. '소통' 대신 '독단'을 택하는 것이 이 정부 공직자들의 '상식'일까.

마지막으로 기를 쓰고 <프레시안> 기자를 서울시교육청에서 쫓아내려고 목소리를 높였던 류덕엽 장학사에게 묻고 싶다. "인터넷 기자는 상대하지 말라는 지시, <프레시안> 기자는 쫓아내라는 지시, 공정택 교육감이 직접 내린 것인가?"

그 공정택 교육감, 선거 때는 <프레시안>에 이름 석자 나오려고 인터뷰까지 했었던 사람인데…. 공정택 교육감, 서울시교육청의 책임 있는 답변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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