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실버원정대, 에베레스트 등정 성공

최근 원정대 사고 이겨낸 쾌거…'아마추어'들이라 더 큰 의미

한국의 60대 산악인들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히말라야 에베레스트(8848ｍ)에 오르는 데 성공했다.
  
  ㈔한국산악회는 18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10시43부터 오후 1시15분까지 김성봉(66) 대장과 이장우(63) 대원이 동남릉 루트로 잇따라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랐다고 밝혔다. 지난 3월24일 부푼 꿈을 안고 네팔 카트만두로 출발한 지 50여 일만이다.
  
  전날 오후 해발 8000ｍ에 설치된 마지막 캠프를 나선 두 대원은 영하 20도 이하의 강추위를 참아내는 힘든 발걸음 끝에 10여 시간 만에 정상에 도착했다. 원정대는 에베레스트 정상은 바람이 약간 부는 쾌청한 날씨로 둘은 건강한 상태로 하산 중이라고 전했다.
  
  한국산악회에 따르면 1941년 2월1일생인 김성봉 대장은 에베레스트 정상을 밟은 최고령 한국인이다. 60대의 나이지만 가족 등 주위의 걱정에도 불구하고 강한 도전정신과 체력으로 고산병 등을 이겨낸 쾌거다.
  
  이들이 아마추어 산악인이라는 점에서 더욱 값지다. 등산 전문케이블방송인 마운틴TV의 대표로 일하는 김성봉 대장은 2003년 한국산악회의 등산학교 전문가 과정을 수료하는 등 늦은 나이에 등반 기술을 배운 뒤 에베레스트 등정의 꿈을 키웠다. 특히 지난 2월 아내가 설암(舌癌) 수술을 받는 등 정신적으로 힘든 상황을 극복하고 훈련에 매진해 왔다.
  
  퇴직 경찰관 출신인 이장우 대원도 백두대간을 종주하는 등 강한 체력을 자랑하지만 고산등반 경험은 거의 없다.
  
  한국산악회는 지난 해 9월 60대 이상으로 구성된 실버원정대원을 모집했고 엄격한 체력테스트 등을 거쳐 차재현(75) 씨 등 8명을 최종 선발했다.
  
  대원들은 6개월간 지리산과 한라산, 설악산 등에서 20㎏ 무게의 배낭을 지고 걷기 훈련, 암벽과 빙벽 훈련, 고소적응훈련 등을 소화했다.
  
  이틀 전 에베레스트 남서벽 원정대의 사고 소식으로 슬픔에 빠진 한국 산악계에 희망을 안긴 실버원정대는 6월 초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