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산악인 2명, 에베레스트 등반 도중 사망

난코스 개척 중 '낙석사고'로 숨져

한국 산악인 2명이 세계 최고봉인 히말라야 에베레스트(8848ｍ) 등반 도중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대한산악연맹 등에 따르면 16일 오전 박영석(44.골드윈 코리아) 대장이 이끄는 에베레스트 원정대가 남서벽을 등정하던 중 사고로 인해 오희준(37), 이현조(35) 대원 2명이 숨졌다.
  
  산악연맹은 두 대원이 이날 캠프4(7700ｍ)에서 캠프5(8300ｍ)로 등반 도중 낙석을 맞아 숨졌다고 전했다.
  
  사고 직후 원정대원들은 시신을 수습한 뒤 전진 베이스캠프(6400ｍ)로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지만 등반 루트가 험준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원정대는 이날 캠프5까지 개척한 뒤 다음 날 1차 정상공격을 시도할 계획이었다.
  
  원정대는 한국의 에베레스트 초등 3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로 에베레스트 남서벽에 새 루트를 개척하기 위해 지난 3월 말 원정에 나섰었다.
  
  에베레스트 남서벽은 정상까지 눈이 쌓이지 않을 정도의 가파른 암벽이 2000ｍ나 이어지는 난코스로 현재까지 개척된 등반 루트가 2개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숨진 오 씨는 히말라야 8000ｍ급 고봉 10좌 등정기록을 가진 제주 출신의 베테랑 산악인으로 원정대의 부대장을 맡고 있었다.
  
  2003년 남극점에 이어 2005년 북극점까지 도달해 지구 3극점을 밟아 앞으로 캉첸중가, 다울라기리, 마칼루, 낭가파르밧 등 4개 봉만 정복하면 히말라야 14좌를 완등해 세계에서 두번째로 산악그랜드슬램을 달성할 산악인으로 기대를 모아 왔다.
  
  오 씨의 원정 자금 마련을 위해 모금운동 등을 벌인 제주의 선후배 산악인과 고향인 서귀포시 토평동 마을회와 토평초등교 총동창회, 축구회 소속의 주민들은 이날 사고 소식에 매우 안타까워 하고 있다.
  
  이현조 씨도 2005년 7월 세계 최고의 난벽인 파키스탄 낭가파르밧(8125ｍ)의 루팔벽 등정에 성공한 베테랑 산악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