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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고사, 전북 일부 중학교 학교 전체가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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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고사, 전북 일부 중학교 학교 전체가 거부

서울 100명 등 부산·대구·경북ㆍ전북 등에서 체험 학습 진행

23일 전국 중학교 1·2학년을 대상으로 일제고사가 실시된 가운데 일제고사를 거부하는 학생·학부모들이 서울 덕수궁 등지에서 체험 학습을 진행했다. 전북 일부 중학교는 이날 일제고사를 전면 거부했다.

이날 '일제고사를 반대하는 시민 모임'이 주최한 서울 지역 체험 학습에는 100여 명의 학생·학부모가 참여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 회견을 갖고 오후 12시 30분부터 덕수궁 미술관과 덕수궁을 견학했다.

또 해당 학년은 아니지만 일제고사를 반대하는 30여 명의 중·고교 청소년도 이날 학교에 결석하고 체험 학습에 동참했다. 이들은 덕수궁 근처 배제학술센터에서 '일제고사를 반대하는 청소년 모임 Say No'가 주최한 워크숍에 참가했다.

"교사, 학생, 학부모의 합법적 권리 무시하는 무법천지"

▲ 23일 전국 중학교 1·2학년을 대상으로 일제고사가 실시된 가운데 일제고사를 거부하는 학생·학부모들이 서울 덕수궁 등지에서 체험학습을 진행했다. ⓒ프레시안
"이제 우리나라는 법도 상식도 없는 무법천지가 되어 버렸다. 정부와 교육청은 아무런 법적 근거도 없이 일제고사를 강행하고, 교사, 학생, 학부모의 합법적 권리는 철저히 무시됐다. 교육감은 최고 권력자의 눈치만 살피며 학생, 학부모의 의사를 묵살하고 학생, 학부모의 의사를 존중한 교사들은 줄줄이 교단을 떠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열린 기자 회견에서 청소년과 학부모들은 일제고사를 강요하는 학교 측과 교육청을 일제히 성토했다. 이들은 기자 회견문에서 "모든 교육은 소통과 배려에서 출발한다"며 "그러나 처음부터 폭력과 독선으로 일관하는 교육당국의 행태에는 교사, 학생, 학부모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거나 학생들의 고통을 이해하려는 마음을 찾아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소통과 배려는 커녕 상식과 순리의 흔적조차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학부모와 학생들은 체험학습 참가와 일제고사 거부를 둘러싸고 교감, 교사 등과 마찰을 빚었던 경험을 털어놓기도 했다. 일부 학부모는 담임교사가 징계받을 것을 우려해 신청서를 내지 않은 채 체험 학습에 왔다고도 말했다.

청소년단체 'Say No'에서 활동하는 청소년활동가 '따이루'는 "교육청과 교육과학기술부가 내신에 안 들어간다고 강조했지만 오늘 시험이 학교 내신에 들어가기 때문에 부모님을 설득할 수 없었다는 청소년들이 있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중학교 1학년 아들과 함께 인천에서 온 김진수(48·가명) 씨는 "어제 체험 학습 신청서를 제출했더니 허락할 수 없고 무단결석 처리하겠다고 하더라"며 "개의치 않고 참석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일제고사는 교육적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며 "특히 교사들은 해임·파면한 것은 유신이나 5공 때도 볼 수 없었던 부당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공 교육감, '고집' 인정하면서도 지켜봐달라고 당부"

이날 시험을 거부하고 체험 학습에 나온 중학교 2학년 진주명 학생은 "도저히 흰색 와이셔츠와 청색 넥타이를 매지 못해서 검정색을 입고 왔다"며 "청소년들이 시험을 봐야하고, 그리고 이 시험 때문에 선생님들이 해임·파면을 당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진 학생은 "비록 오늘 등교 거부를 하지 못한 제 친구들은 답안지에 'OTL' 또는 일제고사 거부, 일제고사 반대라는 말을 쓰기로 했다"며 "우리 모두 현실을 바꾸는 데 작은 힘을 보탰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수정 서울시의회 의원은 "지난주 시의회에서 공정택 교육감에게 일제고사 선택권을 학부모에게 알려준 것 하나만으로 파면·해임한 행동에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며 "그랬더니 공 교육감이 '내가 너무 고집을 부렸나 하는 생각이 들지만 교육을 바로잡기 위한 길이니 지켜봐달라'고 말하더라"고 전했다.

이들은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 회견을 마치고 광화문사거리를 거쳐 덕수궁까지 피켓을 들고 거리 행진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이들이 광화문사거리에 도착하자마자 '주요 도로'에서의 집회는 금지되어 있다는 이유로 청소년들이 들고 있던 현수막을 빼앗으려 해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학생은 "대체 왜 뺏는지도 모르면서 청소년들과 몸싸움을 벌이는 경찰이 한심하다"며 눈물을 흘렸다.

▲ 기자회견이 끝난 뒤 청소년들은 '일제고사', '1% 교육', '사교육감' 등의 기둥을 쓰러트리는 볼링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프레시안

전국적으로 일제고사 거부·체험 학습 진행

한편, 서울 이외에도 대구, 경북, 전북, 부산 등 전국 5개 시·도에서 일제고사를 거부한 학생과 학부모들이 체험 학습에 참가했다.

'일제고사와 학교 서열화를 반대하는 대구 학부모 시민연대'는 이날 오전 대구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뒤 30여 명의 참가자들과 함께 전남 순천만 갈대밭 생태장으로 체험 학습을 떠났다. 경북교육연대가 경주 안압지와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진행한 체험학습에도 40여 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 지역에서도 15명의 학생과 학부모가 일제고사 대신 대전 엑스포를 견학했으며 부산에서도 체험 학습에 4명의 학생과 학부모가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전북 체육중학교, 김제 지평선중학교 등은 이날 일제고사를 전면 거부했으며 장수중학교도 교내 회의를 거쳐 시험 대신 정상수업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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