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중앙은행은 16일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제로금리 수준인 0∼0.25%로 낮췄다.
또 통화정책 방향을 국채와 모기지 채권의 대규모 매입 등을 통해 통화공급량 자체를 늘리는 '양적 완화'로 전환키로 하는 등 경기부양을 위해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선언했다.
미국중앙은행의 통화정책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이날 이틀간 열린 12월 정례회의를 마친 뒤 연방기금금리를 1%에서 0∼0.25%로 운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금리수준은 미 통화정책 기록사상 최저수준이며 현재 전 세계적으로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일본중앙은행은 현재 기준금리를 0.3%로 운용하고 있다.
또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재할인율을 0.75%포인트 인하한 0.5%로 낮췄다.
FOMC는 이날 성명에서 "지난번 회의이후 노동시장 여건이 악화되고 경기지표들도 소비자지출과 기업투자, 산업생산이 줄어들고 있음을 보여줬으며 금융시장과 신용여건도 여전히 경색돼 있다"면서 "전체적으로 경제활동 전망이 더 나빠졌다"고 금리를 사상 최저수준으로 낮춘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중앙은행은 유지 가능한 경제성장 회복과 가격안정 유지를 위해 모든 가능한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며 "특별히 취약한 경제여건을 고려할 때 이례적으로 낮은 금리수준이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FOMC는 "앞으로 정책의 초점은 공개시장조작과 중앙은행의 자산규모를 최대 수준으로 유지하는 다른 정책 수단을 사용해 금융시장 기능의 정상적인 작동과 경제 부양을 지원하는 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몇 분기에 걸쳐 통화공급량 자체를 늘리기 위해 국채와 모기지 관련 채권을 대규모로 매입할 것이라며 통화정책을 양적 완화로 전환했음을 공식화했다.
양적 완화정책은 일본중앙은행(BOJ)이 2000년대 초 잃어버린 10년이라는 극심한 경기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도입했던 것으로 중앙은행이 하루짜리 초단기 금리인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통상적인 금리정책을 포기하고 통화량 자체를 늘림으로써 경기를 방어하고 신용경색을 해소하는 방안이다.
FOMC는 이와 관련, "장기국책을 매입하는 잠재적인 효과에 대해 평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FOMC는 또 "내년에 중앙은행이 가계와 중소기업에 대해 신용대출을 확대할 수 있는 대출창구를 개설할 예정"이라면서 신용시장과 경제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발권력을 동원한 유동성 지원방안도 계속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해서는 FOMC는 그동안 상당히 줄어들었고 국제원유 등 에너지와 다른 원자재 가격 하락과, 경제활동 위축 심화 등을 고려하면 앞으로 몇 분기에 걸쳐 더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FOMC에서 사상 최저수준으로 금리를 인하하기로 한 결정은 벤 버냉키 FRB 의장 등 10명 위원 전원의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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