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노건평 씨 "깨끗하면 될 일"…로비연루 의혹 부인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노건평 씨 "깨끗하면 될 일"…로비연루 의혹 부인

"농사짓는 사람이 그런 큰 덩어리 받을 수 있겠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형 건평(66) 씨는 25일 자신에게 쏠려 있는 세종증권 매각 과정의 로비 연루 의혹과 관련, "깨끗하면 될 일이다. 두고 보면 안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자신에 대한 의혹이 언론에 보도된 이후 외부와의 연락을 끊었던 건평 씨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정화삼 씨는 동생(노 전 대통령)이 국회의원을 할 때부터 집에 몇 번 놀러와 알고 지냈지만 우리같이 농사만 짓는 사람이 그런 큰 덩어리(금품)를 받을 수 있겠느냐"면서 "모두를 실망시킬 내가 아니다"고 말했다.

건평 씨는 또 "당장 내일이라도 검찰에 연락처를 제공할 것"이라면서 "검찰 조사를 도와줄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소재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채 "먼 곳에 있는데 기다리지 말라"고 말해 당분간 집에 돌아가지 않을 생각임을 내비쳤다.

그는 로비연루 의혹이 언론에 보도된 24일 오후 바다낚시를 간다며 집을 나간 뒤 귀가하지 않고 있다.

앞서 건평 씨는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홍기옥 세종캐피탈 사장이 부탁하기에 다음날 정 회장(정대근 전 농협회장 지칭)에게 전화해 `가까운 데 사는 사람이 연락할 테니 말 좀 들어 봐라'고 요청했다"고 밝힌 바 있다.

검찰은 건평 씨를 출국금지했으며 조만간 소환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증권 비리' 노건평 어떤 역할 했나

세종증권 매각 과정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인 건평씨가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노씨가 실제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씨는 25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정화삼 전 제피로스 골프장 대표의 동생 광용씨와 홍기옥 세종캐피탈 사장의 부탁을 받고 정대근 당시 농협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인수 관련) 말 좀 들어봐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청탁이 들어왔으나 일언지하에 거절했다"며 관련 사실을 완강히 부인했으나 말을 바꿔 자신이 세종증권이 농협에 인수될 수 있도록 부탁을 한 사실을 시인했다.

노씨는 정 전 회장이 삼랑진농협조합장(1975~1988년) 재직 때부터 알고 지낸 사이이고, 정광용씨 역시 동생(노 전 대통령)의 부산상고 동창인 정화삼씨의 동생이어서 서로 아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노씨가 인수 대상 기업의 청탁을 받고 인수 기업 최고위층에게 전화를 걸어 영향력을 행사한 것은 아닌지에 대한 의구심이 드는 부분이다.

물론 노씨의 청탁으로 실제 세종증권 매각이 성사됐다고 볼 수 있는 근거는 부족하지만 대통령의 형이 `말을 들어달라'는 전화를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노씨와 이미 알고 지내던 정 전 회장으로서는 적지 않은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세종캐피탈 홍 사장으로서는 농협중앙회 축산경제 전 대표인 남모(구속)씨를 통해 정 회장에게 접근하려 했으나 실패하고 정화삼씨를 통해 대통령의 형이라는 `더욱 확실한' 연결고리를 찾은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검찰 역시 정씨 형제가 2005년 4월 홍 사장으로부터 "농협이 세종증권을 인수토록 도와달라"는 청탁을 받고 그 해 6월 홍 사장에게 `정 회장과 친분이 두터운 인사'를 소개해 줬으며 그 인사와 함께 도와주기로 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농협은 2006년 1월 세종증권을 인수키로 계약했다.

홍 사장은 검찰 조사에서 "당시 세종증권을 인수할 수 있는 기업은 농협밖에 없었다"며 인수 관련 `외압'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대통령의 형이 세종증권 매각 과정에 개입했다는 사실이 형사처벌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라는 게 법조계 안팎의 관측이다.

금품이 건너가지 않은 채 단순히 `잘 봐달라'는 전화만 했다면 형사처벌을 할 수 있는 근거가 없기 때문.

노 대통령의 후원자로 알려진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 역시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건평씨가) 돈은 안 받았다고 하니 별 문제는 없는 것 같다"며 "`사람만 소개시켜 줬을 뿐인데 그게 무슨 죄가 되느냐'며 화가 나 있더라"라고 전했다.

따라서 검찰 수사는 노씨가 정 전 회장에게 인수 관련 청탁을 하는 과정에서 금품이 오갔는지를 규명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검찰은 특히 계좌추적을 통해 정씨 형제가 홍 사장으로부터 받은 30억여원이 여러 개의 차명계좌로 쪼개져 `세탁'된 점에 주목해 건평씨에게 흘러간 돈은 없는지 등에 대해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재경 대검 수사기획관은 "지금까지 노씨에 대한 혐의가 구체화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연합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