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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열 집 중 세 집이 적자 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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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열 집 중 세 집이 적자 살림

하위 30% 가구에선 절반이 적자…3분기 실질소득 증가율 0.0%

실질소득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 전혀 늘지 않았다. 반면, 이자 및 해외송금 등 비소비 지출은 급등했다. 그래서 '적자 가구'가 늘었다.

빈곤층일수록, 적자를 낸 경우가 많았다. 반면, 부유층에서는 적자를 낸 경우가 약간 줄었다. 하지만, 주머니를 닫고 있는 것은 빈곤층이나 부유층이나 마찬가지다.

3분기 실질소득 증가율 0.0%

통계청이 21일 내놓은 3분기 가계수지동향에 담긴 내용이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2인 이상 전국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346만 5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5%포인트 증가했다.

하지만, 물가 역시 이만큼 올랐다. 그래서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실질소득 증가율은 0.0%로 나타났다. 지난 2005년 3분기의 -0.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소득 상승이, 물가 상승으로 상쇄되는 형국이다. 이런 현상에 배경에는 계속 치솟는 환율이 있다. 환율 후폭풍은 다른 지표에서도 나타난다.

환율 후폭풍, 이자 및 해외송금 부담…"부자들도 지갑 닫는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국 가구가 이자 및 해외송금으로 지불한 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 17.2%포인트나 늘었다. 환율 인상을 비롯한 금융 불안이 가정 경제에 드리운 그늘을 볼 수 있다.

환율 인상에 따른 이자 및 해외송금 부담은 부자들의 표정도 어둡게 했다. 안에 돈이 수북해도, 지갑은 굳게 닫혀 있다. 소득 수준 상위 20% 가구의 소비 현황을 보면, 잘 드러난다.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상위 20% 가구의 소득 증가율은 6.7%로 지난해 3분기(7.6%) 이후 가장 높았다.

하지만, 이들의 지갑은 굳게 닫혀 있다. 이들의 올해 3분기 소비지출 증가율은 -0.1%였다. 소득 수준 상위 20%가구의 소비지출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통계작성 이후 처음이다. 부유층 소비를 진작시키기 위한 정책이 별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 ⓒ통계청

소득 하위 30% 가구, 절반 이상이 적자

그렇다면, 소득 수준 하위 20% 가구의 사정은 어떨까. 이들 가구의 월 평균 소득은 약 96만 원이다. 이들의 지출은 약 128만 1700원이다. 평균 32만 원 가량의 적자를 내고 있다는 뜻이다. 물론, 소득 수준이 하위 20% 바깥에 있는 가구 중에도 가계 수지가 적자인 경우가 많다.

'적자 가구'의 비율은 어떤 추이를 보이고 있을까. 올해 3분기 전국 가구 가운데 적자가구의 비율은 29%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포인트 높아졌다. 3분기 기준으로는 가계수지 통계작성이 전국가구로 확대된 200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른바 중산층 가구(소득 수준이 하위 30%와 상위 30% 사이에 있는 가구) 가운데 올해 3분기 가계수지가 적자를 기록한 비율은 24.6%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 2%포인트 늘어난 셈이다.

소득 수준 하위 30% 가구 역시 적자를 낸 경우가 늘었다. 이들 가구 가운데 올해 3분기에 적자가 난 비율은 50.7%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반면, 소득 수준 상위 30% 가구에서는 적자를 낸 경우가 줄었다. 이들 가구 가운데 올해 3분기에 적자가 난 비율은 13.1%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5%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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