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KBS) <시사투나잇>을 대신해 17일부터 방송을 시작한 <시사360>이 '인터넷 경제 대통령'으로 불리는 '미네르바' 보도로 호된 신고식을 치르고 있다.
누리꾼의 뭇매를 맞은 데 이어서 경제평론가 김태동 성균관대 교수가 이 프로그램을 비판하고 나섰다. 김 교수는 이날 자신의 이 프로그램과의 인터뷰가 얼마나 축소 보도됐는지 실상도 낱낱이 공개했다.
김태동 "미네르바는 가장 뛰어난 국민 경제 스승"
<시사360>의 인터뷰에 응해 미네르바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던 김태동 교수는 18일 이 프로그램 게시판에 '미네르바님 미안합니다'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이 글에서 "내가 미네르바를 덜 칭찬해서 1초라도 화면에 더 비췄다면 덜 편파 방송이 됐을 것"이라며 <시사360>의 편파 보도를 꼬집은 뒤, "그는 내가 아는 가장 뛰어난 국민 경제 스승"이라고 극찬했다.
김태동 교수는 이 글에서 "담당 PD가 월요일 12시쯤 전화를 해 '미네르바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다짜고짜 묻기에, 나보다는 아주 훌륭한 분이라고 말했다"며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기에 중요한 예측을 많이 맞춰서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이날 인터뷰에 응하게 된 경위를 밝혔다.
김태동 교수는 이어서 방송에 나오지 않았던 인터뷰 내용을 자세히 설명했다. 김 교수는 "(나중에 PD와 인터뷰를 하면서) 예측을 잘 하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설명했다"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을 4년 하면서 나는 한국은행의 우수한 인재들이 얼마나 예측에 노력을 집중하는지, 그 결과가 때로는 얼마나 많이 틀리는지 보았기 때문에 예측의 어려움을 잘 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특히 "10월 하순 어느날 환율이 1500원으로 폭등할 거라고 얘기한 것은 가장 인상 깊은 예측이었다"고 덧붙였다.
김태동 교수는 이어서 "(PD가) '미네르바 인기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기에 촛불 때처럼 우리 사회가 건강하다는 증거라고 답했다"며 "정부가 사이비 학자를 내세워 위기가 아니라고 했다가 위기라고 했다가 갈팡질팡하는데 주권자인 국민은 정부도 안 믿을 건 안 믿는 현명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태동 교수는 "상반기에는 촛불 집회를 통해서, 하반기에는 미네르바를 통해서 우리 국민 참 똑똑한 것을 보여줬다"며 "우리의 장래를 실망할 수 없음을 우리 형제자매들이 당신(미네르바)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고 한 번 더 미네르바를 극찬했다. 김 교수는 "지난 1주일간 가장 만나고 싶은 사람이 바로 미네르바"라고 덧붙였다.
<시사360> '긍정' 인터뷰는 축소 보도…정부 입장은 충실 전달
그러나 이런 김 교수의 인터뷰는 방송을 통해 국민에게 전해지지 못했다.
<시사360>은 정작 미네르바를 다룬 꼭지에서 김 교수의 인터뷰 중 "어디에 가면 어떤 자료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까지도 알아야만 자기의 주장, 자기의 예측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아주 단시간 내에 필요한 자료를 쏙쏙 뽑아낼 수 있는 실력이 있지 않고는 할 수 없는…"이라는 발언만 방송했다.
반면 <시사360>은 정부 측 입장을 대변하는 안순권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기획재정부 관계자와의 인터뷰 내용은 "자해에 가까운 잘못된 분석", "명백한 허위사실을 마치 사실인 양 인터넷에 유통되거나 확대 재생산되어 시장에 영향을 끼친다면 정부가 이런 허위 사실을 바로 잡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필요하다" 등 충실히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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