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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민에게 돌 던져 될 일이 아니다"

[기고] 조성민의 두 자녀를 위한 변론

국민배우 최진실 씨(존칭 생략)가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한 후, 그와 조성민 씨(존칭 생략) 사이에 출생한 두 자녀에 대한 조성민의 친권 회복 및 그 행사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아주 뜨겁게 전개되고 있다.

급기야 '조성민친권반대카페' 회원 및 비회원 100여 명은 지난 11월 15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카네이션 꽃 집회를 갖고 두 아이에 대한 조성민의 친권 회복을 반대하고 현행 친권법 개정을 촉구하기에 이르렀다. 또 일부 누리꾼은 '조성민 친권 반대 서명 운동'을 전개하고, 그에 동참한 사람이 1만 명을 넘어섰다. 정치권에서도 조성민 친권 문제가 논의되기에 이르렀다. <PD수첩>도 이 문제를 다룰 예정이다.

이러한 국민들의 뜨거운 관심은 국민배우 최진실의 연하남인 스포츠 스타 조성민과의 멜로드라마와 같은 결혼, 급작스런 파경과 이혼, 그 후 예기치 못한 불행한 자살, 그가 남긴 많은 유산의 향배에 대한 관심 등에서 비롯된 것으로 판단된다.

이렇게 세간의 사회적 관심과 논의가 뜨겁게 진행되고 있는 '조성민 친권 문제'를 놓고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분명하다. 다름이 아니라 조성민과 최진실 사이에서 태어난 두 자녀의 '복지와 행복'에 작은 도움이라도 되고 싶어서이다. 나는 조성민과 최진실 사이의 혼인 파탄의 원인이 무엇이고, 이혼한 후 조성민과 최진실의 관계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등 과거의 소소한, 어떻게 보면 지엽말단에 불과한 문제에는 일차적으로 관심이 없다. 노파심에서 덧붙이자면, 나는 조성민이나 최진실 측과 아무런 관련이 없고 누구를 편들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오로지 법률가의 양심에 입각해 논지를 전개할 것이다.

오해와 진실 1 : 조성민은 친권을 포기했으므로 친권 회복은 불가능하다?

먼저 세간의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는 듯한 점이 있어 이 문제를 짚고 넘어간다. 조성민이 최진실과 이혼하는 과정에서 친권 및 양육권을 포기했고, 이는 아버지로서의 권리를 포기한 것이므로 마땅히 조성민의 친권 회복이 이뤄져서는 안 된다는 시각이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옳지 않다.

친권은 미성년자 자녀에 대하여 부모가 그 자녀를 보호하고 양육할 권리이자 의무를 말하는 것이다(민법 제913조). 현행 민법은 만 20세 미만인 미성년자 자녀는 독자적으로 신분상 행위 및 재산상 행위를 할 능력인 행위 능력이 없다(민법 제4조, 제5조 등). 그렇기 때문에 그러한 불완전한 권리를 행사할 수밖에 없는 미성년자를 대신하기 위하여 또는 그러한 권리행사를 보완하기 위하여 친권(親權)이라는 제도가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친권은 단순히 부모의 자녀에 대한 권리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로서의 의무를 나타내는 것이고, 또한 친권 행사는 '자의 복리(福利)'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서 행사되는 것이다(민법 제912조). 따라서 친권은 포기하거나 양도할 수 없는 권리이다(박동섭, <친족상속법>, 344쪽).

그렇다면 조성민이 친권을 포기했다는 말은 어떻게 연유한 것인가? 그것은 필시 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원래 친권은 부모가 이를 행사하는데 부모가 혼인 중일 때에는 공동으로 친권을 행사하지만, 부모가 이혼하게 되는 경우에는 부모가 협의로 친권자를 정해야 하고, 협의를 할 수 없거나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에는 가정법원이 이를 당사자의 청구에 의하여 정하게 된다(민법 제909조 제1항, 제2항, 제3항). 따라서 조성민의 경우에도 이혼하는 과정에서 '두 자녀에 대한 친권 행사자'를 '최진실 단독'으로 정하고 조성민이 그에 동의한 것에 불과한 것이고, 따라서 이를 두고 조성민이 친권을 포기하였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

설사 조성민이 포기나 양도의 대상이 되지 않은 친권에 대하여 포기 의사를 사실적으로 밝혔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아버지로서의 권리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 친권은 미성년자인 자녀에 대한 부모의 권리…의무이므로, 미성년자가 만 20세에 달하는 경우에는 당연히 부모의 친권은 절대적으로 소멸하는 한시적인 개념이다. 그런데 친자관계로 인하여 형성되는 부모와 자 사이의 관계는 이른바 천륜(天倫)으로서 생존해서도, 죽어서도 지속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민법은 이혼하면서 친권자 및 양육권자로 지정되지 못하는 당사자를 위해서 자녀와 면접하고 교섭하여 자녀와 부모와 자로서 친교하고 소통할 수 있는 면접교섭권을 부여하고 있고(민법 제837의2), 이 또한 포기하거나 양도할 수 없는 권리인 것이다.

그러므로, 조성민은 두 자녀에 대한 친권을 포기한 것도 아니고, 더더욱 아버지로서의 권리를 포기한 것도 아니므로, 위와 같은 친권 회복 반대 주장은 옳지 못한 주장이다.

참고로 친권자인 최진실이 사망함으로써 두 자녀에 대한 친권은 조성민에게 자동적으로 부활했다고 보는 것이 실무의 태도이다(대법원 1994년 4월 29일 선고 94다1302 판결, 서울민사지판 1994년 5월 10일 93가합81276 판결). 따라서 최진실이 남긴 유산에 대하여는 조성민이 비록 소유권이나 처분권 등은 없으나 두 자녀를 위해 관리할 수 있는 권한은 가지고 있다.

오해와 진실 2 : 조성민은 최진실의 재산을 노리고 친권을 주장한다?

나는 조성민의 친권 회복을 반대하는 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는 것 중 하나가 조성민이 최진실의 유산을 노리고 두 자녀에 대한 친권을 주장한다고 보는 점이다.

그에 대하여 언급하기 이전에 먼저 분명히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 최진실이 사망하기 이전에 조성민은 그와 이혼하였으므로 최진실이 남긴 재산에 대하여는 조성민은 아무런 권리가 없다. 이러한 점은 그 재산에 대하여 공동상속한 두 자녀가 있기 때문에, 최진실의 어머니나, 삼촌인 최진영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민법 제1000조 제1항). 최진실이 남긴 유산은 어디까지나 두 자녀에게 귀속한다. 다만 위에서 밝힌 바와 같이 두 자녀는 아직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그 유산에 대하여 법적 행위 내지 권리를 온전하게 행사할 수 없을 뿐이다.

그러므로 조성민이 그 유산을 관리하든 최진실측 유족이 이를 관리하든 간에 그 재산을 낭비하거나 횡령하거나 하는 경우에는 형사법적으로 횡령죄나 배임죄 등이 성립하게 된다. 다만 친족 간의 범죄 행위에는 국가가 일정부분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구현한 친족상도례 규정에 의해 실제로 그러한 행위에 대하여 처벌이 이뤄지지 않을 뿐이다(형법 제361조, 제328조). 그렇지만 그러한 행위는 민사법적으로 두 자녀에 대한 불법 행위가 성립하고 두 자녀는 이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음은 명백하다(민법 제750조).

나는 조성민의 속마음까지 파악할 수 없는 재간은 없으나, 조성민이 위와 같은 무리수를 두어가면서까지 두 자녀에 대한 친권을 주장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다음과 같은 점에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즉 조성민은 "애들 엄마가 남긴 재산 중 단 한 푼도 내가 직접 관리하거나 사용할 생각이 없다", "외가를 믿지만 사람 앞 일은 모르는 일 아닌가. 그래서 최진영에게 금융신탁을 통해 아이들의 재산을 투명하게 관리할 것을 제안했는데 일언지하에 거절당했다. 친권을 비롯 모든 것을 다 포기하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 신탁에 공동 인출자로 명의를 등록하면 어느 한쪽에서 임의로 돈을 인출하거나 유용할 수 없게 된다"라고 공개적으로 신탁 등을 통한 투명하고 공정한 재산 관리를 이미 밝혔다는 점이다(<조선일보> 인터넷판, 2008년 10월 30일자).

투명하고 공정한 재산 관리 방안 : 신탁제도 활용

이 지점에서 우리는 조성민과 최진실 사이에서 태어난 두 자녀의 재산을 어떻게 관리하는 것이 '두 자녀의 복지와 행복'을 위한 관리인가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조성민이 관리할 것인가, 아니면 최진실 측 유족이 관리할 것인가라는 둘 중의 방안에서 하나를 선택한다면 개인적으로는 두 자녀의 아버지인 조성민이 관리하는 것이 보다 더 합당하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한 자세한 언급은 생략한다. 다만 간략하게 밝힌다면 조성민이 아버지로서 두 자녀와 법률적으로나 혈연적으로 관계가 더 가깝다는 것이다. 다만 현재 두 자녀를 최진실 측에서 양육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으나, 그것은 최진실이 생존해 있음을 전제로 한 것이라는 점을 간과한 주장이다. 하지만 조성민이 이미 신탁을 통한 제3자의 관리를 밝히고 있고, 최진실 측 유족의 우려도 감안하여, 필자는 신탁을 통한 관리가 최진실이 남긴 재산의 일실(逸失)을 방지하는 '두 자녀의 복지와 행복'을 위한 최상의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신탁이란 무엇인가? 이에 대하여 간단하게 살펴본다. 수탁자가 위탁자와의 신탁계약 등에 따라 위탁자로부터 관리 내지 처분을 의뢰받은 재산에 대하여 그 위탁자 또는 수익자로 지정된 자를 위하여 전적으로 재산을 관리하는 제도이다(신탁법 제1조). 이는 우리나라에서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제도이지만, 영미법에서 배우자 또는 자녀의 재산 관리 능력이 부족하거나 의문이 있는 경우 등에 광범위하게 이용되고 있는 재산 관리 제도이다.

이러한 신탁제도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금융기관이나 신탁회사 등 공인된 기관에서 재산을 맡아서 관리하므로 투명하게 재산을 관리할 뿐만 아니라, 재산의 일실을 방지하고 재산의 증대를 노릴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장점은 수탁자는 "가장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서 신탁재산을 관리해야 하는"(신탁법 제28조) 의무가 있다는 점에 근본적으로 근거한다. 또 수탁자가 신탁재산을 제대로 관리 못하면 그에 대하여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할 뿐만 아니라, 수탁자는 위에서 언급한 친족상도례 규정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그에 대하여 배임죄로 처벌된다는 점에서 개인이 사적으로 재산을 관리하는 것보다 더 나을 수밖에 없다.

조성민의 자녀 재산 관리 문제를 본다면, 재산관리권이 있는 조성민이 두 자녀를 수익자로 지정해서(이렇게 하면 오로지 두 자녀만이 최진실의 유산으로부터 이익을 얻게 된다) 금융회사나 신탁회사 등 신탁기관에 신탁을 의뢰하고, 그 신탁기관은 매달 일정한 급여(예컨대, 월 500만원를 지급하는 방식) 등으로써 두 자녀에게 이익을 제공하면서 재산을 관리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신탁은 두 자녀가 성년이 되어 온전하게 재산 관리를 할 수 있는 시기에 종료하는 것으로 하면, 그 이후에는 두 자녀가 독자적으로 자신의 재산에 대해 관리를 하게 되는 것이다.

나는 조성민이 신탁제도를 통한 재산관리를 언급했다는 점에서 아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두 자녀를 위한 투명하고 공정한 재산 관리의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모두 조성민을 더 이상 비난만 하지 말고, 그가 약속한 말을 지키는지, 두 자녀의 복지와 행복을 위해 노력하는지 조용하고 단호한 감사자 역할을 해야 하지 하지 않을까? 그것이 국민스타였던 고인의 명복을 비는 길이고, 고인을 기리는 일이라고 나는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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