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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이명박 되고송'이나 부르자"

[홍성태의 '세상 읽기']〈72〉

원더걸스의 'nobody'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nobody nobody but you'라는 흥겨운 노래가 곳곳에서 울려 퍼지고 있고, 원더걸스를 흉내 내는 사람들의 동영상도 인터넷에 넘치고 있다. 그런데 이 흥겨운 노래를 들으면서 내 마음에는 슬며시 다른 생각이 떠오른다. 원더걸스는 당신만을 사랑한다는 뜻으로 'nobody nobody but you'라고 노래하지만, 내 마음 속에서는 당신 때문에 나라가 망가지고 있다는 뜻으로 'nobody nobody but you'가 메아리친다.

'당신'은 누구인가? 당연히 이명박 대통령이다. 그는 세계적인 경제 위기에도 굴하지 않고 꿋꿋이 자신을 포함한 '강부자'를 위한 정책을 강행하고 있다. '종합부동산세 무력화'는 그 대표적인 예이다. 이 나라의 경제는 이미 심하게 망가졌으며, 조만간 위기는 재앙으로 폭발하고 말 것이다. 외환 보유액 2000억 달러도 이 달 안에 무너질 것이라고 한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마치 '금융 스와프'로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처럼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 스와프'는 외환 위기를 완화하기 위한 응급처방일 뿐이다. '강부자'를 위한 정책은 외환 위기를 포함한 경제 위기를 더욱 더 깊게 할 것이다.

잘 알다시피 종부세를 내는 사람은 전체 국민의 2%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데 종부세는 모두 지방을 위해 사용된다. 이런 점에서 '종부세 무력화'는 '수도권 규제 완화'보다 더욱 직접적인 '부자 지키기'이자 '지방 죽이기'라고 할 수 있다. '수도권 규제 완화'에 대한 지방의 저항이 거세지자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수도권에서 번 돈을 지방에 나눠주겠다고 한다. 그러나 지방이 무슨 거지인가? 스스로 잘 살게 할 수 있는 방안을 일방적으로 폐기하고 그저 주는 돈이나 받으라고 윽박지르는 것은 제대로 된 정부나 정당이 할 짓이 아니다. '종부세 무력화'는 이러한 '지방 죽이기'를 더욱 가속화할 것이다.

'종부세 무력화'를 결정한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의 대다수가 종부세를 내는 부자들이었다는 사실이 새삼 드러났다. 원천적으로 '이해상충'의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이런 마당에 강만수 장관은 국회에서 기획재정부가 헌재를 접촉해서 위헌 의견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 몰상식한 발언에 헌재는 펄쩍 뛰었지만 재정부가 헌재를 여러 차례 방문한 것은 사실로 밝혀졌고, 헌재는 결국 다수의 헌재 재판관들과 강만수 장관 등 '강부자'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리고 말았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와 국회의원을 통틀어 과연 누가 가장 큰 혜택을 입을까? 진보신당의 조사에 따르면, 이른바 '종부세 수혜 빅3'는 다름 아닌 이명박, 강만수, 유인촌이다. 이 세 사람은 다름 아닌 소망교회 신자라는 공통점도 있다.

진보신당은 '종부세 무력화'에 따른 영향을 조사해서 그 결과를 2008년 9월 23일에 발표했다. '종부세 무력화'의 문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관심을 가져야만 할 조사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관련 기사를 보자.

정부여당이 확정한 종합부동산세 개편안이 시행될 경우 공직자중 최대 수혜자는 이명박 대통령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종부세 완화의 주역인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과 최근 미디어랩 강행으로 종교방송 죽이기에 앞장서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는 유인촌 문화관광부 장관도 1000만 원 이상의 혜택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보신당이 23일 차관급 이상 정부 고위 공직자 52명 및 국회의원 299명 전원의 세금 감면 혜택을 분석한 결과, 이 대통령은 현행 기준으로 연말에 3735만 원의 종부세를 내야 하지만, 새 기준이 적용될 경우 2327만 원(감면률 62%)이 줄어든 1408만 원만 내게 된다. 또 점진적으로 종부세를 폐지해야 한다고 밝힌 강만수 장관은 1339만 원(감면률 69%), 유인촌 장관의 경우 1368만 원(감면률 69%)의 혜택을 받는다.

299명 국회의원 중 절반을 넘는 150명이 종부세 대상자. 이 가운데 한나라당이 88명으로 가장 많은데, 이 가운데 28명이 완전 면제, 60명이 부분 감면을 받게 된다고 진보신당은 밝혔다. 이들 88명의 평균 감면액은 750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종부세 완화에 적극적인 임태희 정책위의장의 경우 760만 원(감면률 79%), 이종구 의원은 290만 원(감면률 97%), 공성진 의원 은 910만 원(감면율 75%) 등으로 나와 이들의 종부세 완화 주장에 이유가 있음을 반증했다. (김동성, "종부세 '수혜 대박' 빅3는 'MB-강만수-유인촌'", <데일리서프>, 2008년 9월 23일)


원리적으로 모든 정치인과 공직자는 일종의 '기계'처럼 작동해야 한다. 자신의 사익을 완전히 버리고 오로지 공익을 추구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모든 정치인과 공직자는 언제나 공익을 내걸고 사익을 추구할 위험성을 안고 있다. 정치인과 공직자가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그들이 주권자로부터 위임받은 권력을 주권자에게 강제적으로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정치인과 공직자는 단순히 공익을 내걸고 사익을 추구하는 수준을 넘어서 권력을 위임받은 자들에 의한 '국가의 사유화'라는 너무나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이 문제는 한국의 후진성을 규정하는 중요한 문제이다. 그러나 이 문제는 해결되기는커녕 더욱 더 악화되고 있다.

금융 위기가 실물 위기로 번지면서 엄청난 경제 위기를 예고하고 있는 판에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망국적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고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를 무력화시켰다. 이에 대해 당연히 '강부자'에 의한, '강부자'를 위한 정책이라는 비판이 빗발치고 있다. 다른 자료를 통해서도 우리는 이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2008년 2월에 '아젠다넷'에서 '강부자(장관후보자)의 재테크 1 - 각 후보자의 투자 portfolio 분석'이라는 조사 자료를 발표했다.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종합적인 분석 결과 (강부자 평균 분석)

- 부동산의 비중이 건수로는 1/3, 금액으로는 60%를 넘고 있으며, 예금금액 비중도 30.6%에 달하는 구조로 소액(少額) 다건(多件)의 투자 행태.
- 일반 국민과 서민이 주로 이용하고 있는 증권 등 유가증권과 펀드 등에는 그리 큰 금액을 투자하고 있지 않음.


이 조사 자료에 따르면, '강부자'에게는 금융 위기보다 '종부세 무력화'를 비롯한 각종 부동산 관련 세제를 완화하고 개발을 촉진하는 것이 훨씬 더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 이명박 대통령, 강만수 장관으로 대표되는 '강부자'는 반성을 모른다. 그들은 대한민국을 얼마나 망칠 것인가? ⓒ프레시안
그런데 '강부자'는 도무지 반성을 모른다. 속이 빤히 보이는 데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망언'을 일삼아서 국민들을 더욱 더 분노하게 만들고 있다. 아예 '강부자 망언 사이트'같은 걸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종부세 무력화'와 관련된 '망언'의 압권으로는 아무래도 강만수 장관의 '대못론'을 들어야 할 것이다. 종부세가 부자들의 가슴에 박힌 대못이라는 것이다. 저열한 욕설 파문을 일으킨 유인촌 장관의 '위로론'도 역시 심각한 '망언'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그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국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문화예술 정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미 엄청난 재산가인 그는 이 와중에 엔화에 투자를 해서 1주일만에 10억을 벌었다고 한다. 그가 진정 국민들을 위로하고자 한다면, 하루빨리 사퇴해서 놀라운 재테크 비법이나 널리 공유해야 할 것이다.

강만수 장관과 유인촌 장관의 '망언'도 큰 문제이지만 역시 가장 큰 문제는 '강부자'의 대표인 이명박 대통령의 '망언'이다. 그의 경박한 언행은 이미 대선 과정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지만 전혀 고쳐지지 않은 것 같다. 그가 한 최근의 '망언'으로 가장 널리 회자된 것은 '오바마론'이다.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그는 자신과 오바마가 닮았다고 말해서 그야말로 세상을 웃겼다. 이 '망언'은 어려운 시절을 웃고 넘기자는 '개그'로 여길 수도 있겠다. 그러나 '왼쪽 방송론'은 결코 이렇게 웃어넘길 수 없는 극히 심각한 '망언'이다. 방송이 왼쪽으로 치우쳐 있다는 게 대체 무슨 뜻인가? 이것은 망국적 색깔론이 아닌가? 진실과 사실을 따져야 하지 않는가? 이명박 대통령은 혹시 '빨갱이병'에 걸려 있는가? 이 정부가 언론장악을 강행해서 이미 세계언론의 지탄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떠올리게 된다.

얼마 전에 지하철에서 한 무가지의 유머란에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었다. '정치인과 비둘기'라는 제목이었던 것 같다. 대충 이런 내용이다. "정치인은 비둘기와 비슷한 것 같아. 땅에 있을 때는 머리를 조아리고 모이를 쪼아 먹지만, 하늘로 날아오르면 우리가 누구인지를 잊어버리고 똥을 싸갈기거든." 유머란에 실리기에는 너무나 통렬한 풍자가 아닐 수 없다. 비둘기를 볼 때마다 이 이야기를 생각하고 반성하자. 그리고 '이명박 되고송'을 부르며 마음을 편안하게 갖고 좋은 미래를 준비하자.

촛불이 타오르면 사과하면 되고
경제가 어려우면 힘내라고 하면 되고
그래도 안 되면 불도저 굴리면 되고
주가가 떨어지면 이성을 찾으라고 하면 되고
달러가 없으면 꿔오면 되고
오마바가 대통령 되면 닮았다고 하면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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