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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는 '미국의 노무현'이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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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는 '미국의 노무현'이 될 것인가?"

[토론회]클린턴과 루즈벨트, 누구의 뒤를 따를까

미국에 전쟁과 경제위기를 불러온 공화당 부시 정권에 신물이 난 미국 국민들은 2008년 대선에서 민주당 버락 오바마 후보를 선택했다.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된 오바마는 특히 경제위기에 가장 취약할 수밖에 없는 흑인, 노동자 등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금융위기라는 부시 정권의 '유산'을 어떤 식으로든 정리해야 하는 오바마가 규제완화, 민영화, 감세, 공격적 개방주의를 주요 정책으로 하는 부시 정부와는 매우 다른 길을 갈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오바마가 미국식 금융자본주의의 전성시대를 이끌었다는 점에서는 부시와 닮은 꼴인 클린턴 정부의 뒤를 이을지, '뉴뉴딜 정책'을 내놓아 대공황을 극복한 루즈벨트 대통령의 뒤를 이을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뿐 아니라 미국 경제와 다양한 고리를 통해 연결돼 있는 한국 입장에서 '오바마노믹스'의 향배를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케인즈주의보다는 왼쪽으로 갈 수 밖에 없다"

14일 국민대에서 열린 제5회 사회경제학계 공동학술대회에서 '오바마노믹스'가 중요한 쟁점으로 떠오른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오바마가 현재 벌어지고 있는 금융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규제 강화, 증세, 사회복지제도의 확충, 보호무역주의 등 노선을 취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하지만 과연 노동자의 이익을 우선적으로 대변할지, 주저앉은 금융자본의 이익을 우선적으로 챙길지는 미지수다. 국내의 진보적 경제학자들의 '오바마노믹스'에 대한 기대도 크게 양분됐다.

이정우 경북대 교수는 "미국 경제는 크게 30년을 주기로 진보와 보수의 흐름이 바뀌었다"며 "이번 금융위기는 1980년대 시작된 레이거노믹스의 흐름이 28년 만에 종말을 고하는 격"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오바마의 당선은 성장과 분배 모두에 실패했던 부시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심판"이라면서 "앞으로 30년 정도 민주당이 승승장구하는 단계로 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오바마노믹스는 좀더 진화된 형태의 케인즈주의, 유럽의 사회민주주의에 가까운 형태로 접근해 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오바마, '클린턴 3기 내각'에 그칠 것"

반면 비관적 전망도 제기됐다. 정성진 경상대 교수는 "오바마가 자신을 지지했던 보통 사람들의 열망을 충족시킬 수 있을까에 대해선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비관적 전망의 근거로 정 교수는 "일각에서는 오바마 내각이 '클린턴 3개 내각'이 될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지목된 램 이매뉴얼, 차기 재무부 장관으로 유력한 로렌스 써머스 등이 모두 클린턴 정부에 참여했던 인사들이다. 또 한명의 유력한 재무부 장관 후보인 폴 볼커 전 FRB 의장도 전형적인 신자유주의자로 분류된다고 정 교수는 지적했다. 1978부터 10년간 FRB 의장을 지낸 볼커는 레이건 정부의 감세, 규제완화 정책과 짝을 이루는 초고금리, 통화 긴축 정책을 써서 1980년대 초반 실업률을 10% 수준까지 치솟게 만든 책임자로 지목되고 있다. 이 밖에도 13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오바마의 재무부 인수팀에는 투자은행, 국제로비스트, 패니메이 출신 등이 포진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가 과연 금융자본과 거리 두기를 할 수 있을지 의혹을 던질 수 있는 대목이다.

정성진 교수는 또 "오바마 자신도 당선되기 직전 7000억 달러 구제금융 법안에 찬성했다"며 "금융자본의 실패를 납세자들에게 떠넘기는 '금융자본구제법안'에 찬성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따라서 오마바의 정책은 루즈벨트 대통령의 뉴딜에 훨씬 못 미칠 것"이라며 "더군다나 대공황 직후인 1930년대와 비교해 보면 노동자들의 정치력이 극히 미약하다"고 말했다.

전창환 한신대 교수도 "오바마의 금융정책이 신자유주의 금융화에서 벗어나기는 힘들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전 교수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대형 투자은행들이 모두 은행지주회사로 바뀌거나 상업은행과 통합돼 은행지주회사가 됐다"며 "1,2위 투자은행이었던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가 은행지주회사로 전환됐고, 나머지 3, 4, 5위 투자은행들은 통합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게 투자은행시대의 몰락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본다"며 "훨씬 더 강한 투자은행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결국 현 금융위기는 집값이 회복돼야 풀리기 시작할 것이라고 보는데 빨라도 2010년 5월쯤 돼야 회복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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