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운동연합 이상훈 활동가의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렸다. 그 자리에 있던 30여 명의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도 모두 고개를 숙인 채 눈물을 보였다.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누하동 환경운동연합 마당에서 열린 기자 회견에서 최근 회계 부정 사건으로 시끄러웠던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은 깊이 머리를 숙여 사죄의 뜻을 전했다. 아울러 조직의 전면적인 쇄신을 선언했다. 환경운동연합 중앙 사무처 활동가 35명 전원은 "조직을 백지 위에서 다시 시작하겠다"며 이미 사의를 표명한 상태다.
지난달 30일엔 윤준하 공동대표와 안병옥 사무총장이 사의를 표명했고, 단체의 전권을 위임받은 특별대책회의가 지난 5일부터 출범했다. 대책위가 앞으로 조직 쇄신의 밑그림을 그려 나갈 예정이다.
이날 이들이 내놓은 쇄신안은 △회계의 투명성 제고를 위한 회계 시스템 재구축 △각종 정부와 기업 프로젝트 거부 △중앙 사무처의 해체 및 재구성 △지역과 현장에 더욱 밀착된 활동 등이다. 이들은 이 안을 가지고 다시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이시재 특별대책회의 의장은 이날 기자 회견에서 "중앙 사무처에서 기업과 정부의 프로젝트를 받아 일해 오면서 조직이 비대해진 것을 반성하며, 앞으로 기업과 정부의 프로젝트 사업을 시행하지 않겠다"고 확고히 밝혔다.
또 그는 "공금 횡령 비리가 단지 부실한 회계 관리와 주먹구구식 운영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기본과 원칙을 무시하고 회원을 뒷전에 두는 운영 방식에서 불거진 것"이라며 "앞으로 회원들의 회비를 근간으로 움직이는 조직으로 거듭 나겠다"고 밝혔다. 특별대책회의는 오는 29일 더 구체적인 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들은 기자 회견문을 통해 "당분간 일상적 활동을 접고 우리 운동의 병폐와 한계에 대한 성찰을 토대로 운동 내용과 방법을 다시 구성할 것이며, 우리가 믿고 추구했던 가치와 이념까지 되짚어 보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환경운동연합의 헌신을 기억하는 시민들의 마지막 믿음이 새로운 희망의 씨앗이 되도록 사력을 다해 환경운동연합 바로세우기에 임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환경운동연합은 회원은 현재 9만여 명이며, 그 중 회비를 내는 회원은 약 3만 명으로 이번 회계 부정 사건으로 회원이 줄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