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정례 라디오 연설'이 3일 끝내 KBS 전파를 탄다. KBS은 청와대가 일방적으로 정한 날짜에 맞췄을 뿐 아니라 이 대통령의 라디오 연설을 격주로 정기편성에까지 포함시켰다.
이 대통령의 두번째 라디오 연설은 오는 3일 KBS 제1라디오를 통해 오전 7시 47분부터 7분 여 동안 방송될 예정. 지난 10월 13일 진행됐던 연설처럼 이 대통령의 일방적 연설로 진행된다.
KBS 측은 "자체 논의 결과 국정 책임자가 각종 현안에 대해 국민에게 소상히 알리는 것은 정보로서의 가치가 충분해 정기 편성을 최종 결정했다"는 입장이지만, 논란은 내부에서부터 확산되고 있다.
이 대통령의 연설을 일방적으로 국민에게 들려주는 형식인데다가, 날짜도 청와대에서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이라는 게 이들이 반발하는 까닭이다.
특히 KBS 라디오 PD들은 "회사 측이 이와 관련해 KBS 라디오위원회 등을 통해 PD들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하기로 해 놓고 사실상 그런 절차가 전혀 없었다"고 반발하고 있다. KBS가 일선 PD의 의견조차 듣지 않고 마음대로 방송을 편성했다는 것이다.
이에 라디오 PD들은 방송 시간에 맞춰 피켓 시위 등 저지 투쟁에 나서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시위는 당일 오전 7시30분부터 서울 여의도 KBS 본관 4층 1라디오 주조정실 앞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그러나 KBS 측은 3일 이후에도 격주 라디오 연설을 계속 내보낼 예정이어서 논란은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KBS는 최근 보수 진영으로부터 공격을 받아 온 <시사투나잇>과 <미디어포커스>를 이름과 시간대를 바꿔 사실상 '폐지'하기로 해 강한 내부 반발에 휘말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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