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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 "폭풍 몰아치는데 우산 하나 더 받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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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 "폭풍 몰아치는데 우산 하나 더 받은 것"

"한미 통화스왑, 대미 의존도 더 높아질 수도"

30일 새벽 체결된 한미간 300억 불 통화스왑 협정으로 정부와 언론이 떠들썩하다. 이번 협정 체결로 한국의 외화유동성에 대한 우려 일거 해소된 듯 환호하지만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말 유동성 위기에 빠질 경우 '안전판' 역할은 할 수 있겠지만, 투기세력이 마음 먹고 공격해 들어올 경우 '방패' 역할을 하는데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美 경제 요동치면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

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는 30일 <프레시안>과 전화통화에서 "어떻게 됐든 우리가 외화유동성 부문에 문제를 갖고 있다는 게 이번 협정으로 드러났다"며 "이번 협정 결과에만 만족할 게 아니라 우리 외화부문이 가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장기적으로 볼 때 최악의 수였다는 주장도 나왔다. 대미 의존도가 이번 조치로 더 높아져 미국 경제가 다시금 위기에 빠질 경우 더 민감하게 시장이 반응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이유다.

전창환 한신대 국제경제학과 교수는 "이번의 일시적 조치로 금융에 관련해서는 장기적으로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더 커질 수 있다"며 "외환유동성이 세계에서 가장 풍부한 동아시아 국가들과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등 다자간 협동태세를 보다 강화하는 방향을 택해 공동으로 위기에 대응하는 게 보다 현명하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당장 한미 통화 스왑 계약에 대해 "한마디로 한·미공조의 결실"이라며 "쇠고기 추가 협상, 독도 지명 표기, G20 정상회의에 한국이 포함된 것에 이어 미국의 '네번째 선물'"이라고 의미를 부여한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장하준 "지나치게 들뜰 일 아니다"
▲ 한미 통화스왑 체결로 '몸과 마음이 아프다'던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다시 기운을 되찾은 듯 하다. ⓒ뉴시스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단기적으로 잠시 급할 때 쓰는 정도는 될지 모르겠지만 근본적으로 이게 우리나라 외환 위치를 어떻게 개선할 수는 없다"고 평가했다. "지나치게 들뜰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장 교수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우리나라 1일 외환 거래액이 400억 내지 600억 불"이라면서 "폭풍이 몰아치는데 우리나라만 우산 하나 더 받아온 것과 비슷하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만 폭풍우를 피해갈 수도 없고, 우산 하나 더 있다고 폭풍우를 막을 수도 없는 상황"이라는 것.

그는 "우리나라 외환보유고만 2400억 불이니까 그거에다 10% 정도 더한 것"이라며 "세계 외환 거래액은 하루에 2조 달러로 진짜로 누가 마음먹고 투기를 하기 시작하면 어림도 없는 액수"라고 주장했다.

그는 "근본적으로 세계 외환시장이 지나치게 커져 환투기가 너무 많아진 게 문제이지 지금 이 상황에서 몇백억 불 더 있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 될 일은 아니다"며 "근본적인 시스템 개선이 없지 않으면 결국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계속 피해를 보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10년 전 외환위기 이후에 자본시장을 활짝 열어놓고 난 다음에 굉장히 어려움이 많은 것"이라며 일정 정도의 외국 자본에 대한 통제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교수는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전용차는 사이트카'라는 농담이 유행할 정도로 '널뛰기 장세'를 보이는 이유도 여기에서 찾았다. 그는 "우리나라 주식 시장에 지난 2년 동안 거품이 엄청 끼었다"며 "주가 지수 1000 부근을 계속 왔다갔다 했다가 갑자기 2000으로 뛰었는데 그게 대부분이 거품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2배로 뛴 기간 사이에 우리나라 경제가 획기적으로 좋아진 게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 들어온 돈이니까 지금 본국에서 상황이 어려워 하루라도 빨리 빼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 교수는 "자기네 통화가 기축통화가 되는 미국, 유럽, 일본 등은 영향을 안 받지만 우리나라처럼 우리 돈을 갖고 나가 외국에서 통하지 않는 나라에서는 자본을 통제하는 게 맞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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