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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연착륙? 해법이 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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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연착륙? 해법이 틀렸다

[기고]종부세ㆍ양도세 완화로는 연착륙 유도 못 해

이명박 정부가 앞뒤 잴 것 없이 부동산 대책에 올인하고 있다. 정부가 31일 발표할 예정인 부동산 대책에 '재건축 소형주택ㆍ임대주택 의무비율' 완화와 '분양가상한제' 폐지를 포함시킬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언론의 보도가 계속 나오고 있다.
  
  정부는 이외에도 신규 주택 매입분에 대해 한시적으로 양도소득세를 면제하는 방안, 1가구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를 폐지하는 방안 등 양도세 인하방안을 검토 중이고,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에 적용되는 고가주택 기준금액을 현행 6억 원에서 9억 원으로 상향조정하는 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간 MB정부에서 발표한 굵직한 부동산 대책만 열거해 봐도 8·21대책, 9·1세제개편안, 9·19 부동산 대책, 9·23 종부세 개정안, 10.21 부동산 대책 등이 있다. MB정부가 내놓은 일련의 정책을 관통하는 코드는 단연 공급확대와 불로소득 환수 및 투기억제장치의 형해화다.
  
  불로소득을 환수하고 투기적 가수요를 억제하는 기능을 하는 거의 모든 장치들-종부세, 양도세, 각종 개발이익환수장치 등-이 MB정부 아래에서 사실상 폐지되거나 기능이 정지될 운명에 처해있다. 반면 주택공급은 적정수요를 훨씬 웃도는 수준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대외적 경제여건이 최악인데다 할 줄 아는 것이라고는 건설경기 부양을 통한 경기활성화뿐이다 보니 MB정부가 부동산에 몰입하는 것도 이해할 구석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가뜩이나 내우외환에 시달리는 한국경제가 부동산시장 경착륙이라는 초대형 악재를 만난다면 그 후폭풍은 감당하기 어렵다.
  
  부동산시장 연착륙? 방법이 틀렸다
  
  그래서 MB정부가 처한 상황을 십분 이해한다 해도 MB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대해 후한 평가를 내리기 어렵다. 부동산 시장 연착륙이라는 정책목표와는 어울리지 않거나 어긋나는 대책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첫째, 종부세 및 양도세 완화 조치가 부동산 시장 연착륙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알 길이 없다. 본디 부동산 보유세는 시장 상황과는 상관없이 일관되게 유지되어야 하는 정책일 뿐만 아니라 주택분 종부세 부과 대상이 전체 세대 가운데 2%로 전체 부동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리 크지 않다.
  
  게다가 종부세 과세 대상자들 대부분이 고소득자이거나 다른 자산을 상당히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로 일부를 제외하고는 설령 부동산 가격이 적지 않게 떨어진다 해도 능히 이를 감내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또한 현재 주택분 종부세 실효세율이 공시가격 10억 원 주택의 경우 0.52%에 불과한 점을 볼 때 종부세가 보유비용 효과 혹은 자본화 효과를 통해 투기적 가수요를 일정 정도 억제하는 효과를 발휘하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기존 소유자들이 주택을 적극적으로 매도해야 하는 압력으로 작용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따라서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을 위해서라면 이들에 대한 종부세 감면조치는 전혀 필요가 없다.
  
  다주택자들에 대한 양도세 중과 폐지 검토도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위한 해법으로는 적절치 않다. 기존의 다주택자들에 대한 양도세 중과를 폐지하게 되면 시장에 다량의 매물이 출회될 가능성이 높고 이는 주택 가격의 하락을 촉진하게 된다. 다주택자들에게 불로소득을 보전해 줄 생각이 아니라면 정부가 취할 정책수단이 아니다. 백보 양보하여 부득이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을 위해 부동산의 매수를 권장할 요량이라면 기존의 다주택자들이 아니라 신규로 주택을 구매하는 사람들에게 양도세 감면혜택을 주는 것이 옳을 것이다.
  
  둘째, 대규모 주택공급이 지금 이 시점에서 필요한지 정녕 의문이다. 정부는 9.19대책을 통해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향후 10년간 전국에 500만 가구, 수도권에 300만 가구를 공급하고 뉴타운 25곳을 추가 지정하는 등 도심 재건축·재개발도 활성화 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 전국의 주택보급률이 107%를 넘어섰고 1인 가구와 다가구주택·오피스텔을 고려한 실질 주택보급률은 서울마저 10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더구나 전국적으로 미분양 주택이 16만 가구(비공식적으로는 25만 가구)를 넘고 수도권조차 미분양 주택이 2만 가구를 넘는 상황이다. 게다가 대공황 이후 초유라는 전세계적 금융공황과 악재들로 둘러싸인 국내 경제여건으로 인해 부동산 매수세는 위축될 대로 위축된 상황이다.
  
  이런 마당에 적정수요를 넘어서는 초과공급을 하겠다는 것은 정부가 스스로 부동산 가격의 급격한 하락을 유도하는 격이다. 이제라도 정부는 주택공급이 부족하다는 궁색하기 이를 데 없는 변명을 그만두고 적정수요를 충족시키는 주택공급정책을 채택해야 할 것이다.
  
  건설사 고분양가 인하하도록 유도해야
  
  주택공급이 적정규모로 이뤄진다는 전제하에 부동산 시장을 연착륙시키기 위해서는 실수요자들이 기존 주택이나 신규 주택을 손쉽게 구입할 수 있도록 정부가 도와야 한다. 이를 위한 정책수단이 부동산 담보대출(LTV, DTI)규제 완화 및 분양가 인하 유도이다.
  
  물론 지금처럼 자금경색이 심각한 상황에서 정부가 부동산 담보대출 규제를 완화한다 해도 금융권이 대출을 확대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정부는 부동산 담보대출을 풀어줄 필요가 있다.
  
  또한 정부는 건설업체들이 고분양가를 인하하도록 정책적으로 유도해야 한다. 터무니없이 높은 고분양가가 미분양 사태의 주요한 원인임은 긴 설명이 필요치 않을 것이다. 정부는 이미 누더기가 된 분양가 상한제를 아예 없애려고 할 것이 아니고 분양가를 낮추는 기업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분양가를 낮추어야 한다. 10.21대책에서 천명한 바 있는 건설업계 지원대책을 분양가를 인하하는 업체에게 인센티브로 사용하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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