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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많아서 자랑스럽다"

[핀란드 교육 탐방ㆍ①] "튼튼한 복지는 좋은 교육의 조건"

최근 <프레시안>은 "키워드로 읽는 북유럽" 기획을 진행하면서, 일부 독자에게 항의를 받았다. 핀란드가 PISA(Programme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주관하는 국제 학업 성취도 평가)에서 1등을 했다는 사실을 지나치게 부각시킨 것 아니냐는 항의다. 1등부터 꼴찌까지 줄 세우는 교육을 비판하면서, 자칫 "1등이므로 배워야한다"고 읽힐 위험이 있는 글을 쓴 것은 잘못이라는 지적이다. 만약 다음에 치러질 PISA에서 핀란드가 1등을 놓칠 경우, 한국과 대조적인 핀란드 교육의 여러 장점에 대한 관심 역시 식어버릴 수 있다는 우려를 전한 독자도 있었다.

모두 옳은 지적이다. 경쟁보다 협동을 중시하는 핀란드 교육은 굳이 'PISA 1등'이 아니더라도 배울 점이 많다. 1등을 너무 강조하는 것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1등 지상주의'의 한 단면일 뿐이다.

안승문 스웨덴 웁살라대학 객원 연구원 역시 "키워드로 읽는 북유럽" 기획을 유심히 지켜본 독자 가운데 한 명이다. 북유럽 취재 과정에서부터 그는 <프레시안>에 많은 조언을 했었다. 교사, 교육위원을 지낸 그는 한국 교육계가 미국, 영국, 일본 등을 닮으려 애쓰는 게 무척 안타깝다. 이런 움직임은 얼핏 다양성을 강조하는 듯 보이지만, 실상 획일적인 서열화 경쟁으로 이어지는 게 보통이기 때문이다. 그는 한국 교육에 필요한 '다양성'이 '수직적 서열화가 아닌 수평적 다양성'이라고 본다. 교육학을 연구하는 그가 핀란드 교육의 열렬한 전도사가 된 것도 그래서다.

핀란드 교육은 소수 엘리트가 아닌 모든 아이들을 위한 평등 교육을 지향하면서도, 아이들의 자율성과 다양성을 보장하려 애쓰기 때문이다. 이런 사례를 한국에 소개하려고 그는 스웨덴과 핀란드를 오가며 핀란드 교사, 교장, 교육학자, 교원노조 관계자 등을 두루 인터뷰했다. 그 내용 가운데 일부가 월간 <우리교육> 2008년 10월호에 소개됐다.

<우리교육>의 동의를 얻어, 안 연구원은 당시 원고를 대폭 수정 보완해서 <프레시안>에 다시 소개하기로 했다. "키워드로 읽는 북유럽", "덴마크에서 살아보니" 등 연재물과 함께 읽으면 좋은 내용으로 기획했다. 첫 번째 글은 핀란드식 교육을 가능케 한 바탕인 강력한 복지 체제에 관한 개괄적인 소개다. 반(反)교육적인 입시 경쟁이 생겨나지 않는 배경에는 직업과 학력, 학벌 등에 따른 차별이 거의 없는 사회적 조건이 있다는 것이다. <편집자>

교육 개혁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마다 빠지지 않는 나라 이름이 있다. 숲과 호수의 나라, 자일리톨껌과 사우나의 나라 등으로도 널리 알려진 핀란드다. 인구 530만여 명에 불과한 북유럽의 작은 나라가 지구촌 곳곳에서 교육개혁의 방향과 전략을 컨설팅하고 있다.

세계 교육계가 주목하는 핀란드 교육

지난 4월 22일, 미국의 위스콘신 주에서는 작은 컨퍼런스가 열렸다. 위스콘신 주 교육연합회 교육연합회와 위스콘신-매디슨 교육대학, 입법부 및 전문기관 등에서 온 참가자 30여 명의 눈길은 오직 한 명에게 쏠렸다. 이탈리아 토리노에 있는 유럽연합(EU) 부설 유럽 훈련 재단(European Training Foundation)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 파시 살베리(Pasi Sahlberg)다. 한때 핀란드 교사였던 그는 핀란드 국가교육청과 세계은행에서도 일했다. 세계 곳곳에서 교육 개혁의 방향에 대해 컨설팅하는 게 요즘 그가 하는 일이다.

핀란드 국가 교육청장을 지냈던 까리 핏까넨(Kari Pitkänen) 역시 세계 곳곳으로 불려다니는 사람 중 한 명이다. 그는 유럽연합(EU)이 지원하는 프로젝트의 하나로 보스니아 헤르체코비나의 교육개혁을 지원하기 위해 사라예보에 파견돼 교육훈련 팀을 이끌다가 지난 8월 핀란드로 귀국했다.

아예 교육 개혁 컨설팅을 위한 회사를 차린 경우도 있다. 핀란드 지방자치단체연합회와 헬싱키 대학 주도로 설립한 핀란드 컨설팅 그룹(FCG)이라는 회사는 세계은행(World bank), 유럽 위원회(European Commission), 아시아 개발은행 또는 핀란드 정부 등의 지원을 받아 러시아, 터키, 베트남, 네팔, 타지키스탄 등에서 교육 개혁을 위한 컨설팅을 하고 있다.

"신자유주의 모델과 거꾸로 가서 성공했다"
▲ 핀란드 헬싱키의 한 학교 복도 풍경. ⓒ프레시안

이처럼 핀란드 교육이 전세계의 주목을 받게된 이유는 뭘까. PISA(Programme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주관하는 국제 학업 성취도 평가) 1등이라서? 물론, 중요한 이유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영국과 미국이 추진해 온 신자유주의적 교육개혁 모델과 전혀 다른 방향을 지향하고 있으면서도, 높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점이 더 큰 이유다. 경쟁을 중시하는 미국식 모델을 추종하는 각국 정부에게 핀란드 교육은 한편으론 중대한 도전이다. 다른 한편으론 벤치마킹의 대상이기도 하다.

하지만, 핀란드 교육이 많은 장점을 갖고 있다고 해서 그대로 수용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좋은 교육은 좋은 사회에서만 가능하다. 교육과 사회를 떼 놓고 생각할 수 없다는 뜻이다. 핀란드 교육은 핀란드식 복지 사회 모델 속에서 제대로 작동할 수 있다. 핀란드 교육을 이해하기 위해 먼저 북유럽식 복지 체제를 살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 연재가 핀란드 사회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으로 시작하는 것도 그래서다.

"핀란드 교육의 성공, '보편적 복지' 원칙의 산물"

핀란드는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등과 함께 스웨덴 모델 또는 스칸디나비아 모델이라 불리는 북유럽형 복지모델을 가진 나라다. 땅은 넓지만 숲과 호수가 많고 극지방에 접해 있어 매우 열악한 자연 조건 위에서 핀란드는 세계 최고 수준의 복지국가를 꽃피웠다.

핀란드식 교육 모델은 북유럽형 복지라는 사회적인 토양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복지병 운운하면서 북유럽 복지 모델의 가치를 폄하하고자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핀란드와 스웨덴 등 북유럽의 복지는 미국이나 영국, 캐나다의 언론도 부러워하는 시스템이다.

북유럽 복지국가는, 저소득층이나 소외 계층들만을 위한 시혜적인 복지 또는 소극적인 복지가 아니라,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모든 국민들에게 똑같은 복지 혜택을 제공하는 보편적 복지를 기본 원칙으로 한다.
▲ 핀란드는 '숲과 호수의 나라'다. 전국 곳곳에 크고작은 호수가 널려있다. 수돗물을 그냥 마실 수 있을 만큼, 수질 관리 역시 잘 이뤄지고 있다. 국민 개개인이 생수를 사서 마실 비용을 모으면, 수돗물을 생수처럼 깨끗하게 관리할 수 있다는 공감대에서 나온 결과다. 공교육에 대한 강력한 투자 역시 이런 식으로 설명된다. 사교육에 쏟을 비용을 한데 모아서 공교육에 투자하면, 모든 아이들이 좋은 교육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프레시안

학력·학벌 경쟁이 생기지 않는 이유…직업간 소득 격차가 거의 없다

북유럽 복지국가를 지탱하는 정신의 핵심은 연대의 정신이다. 인간은 공동체 안에서 서로 돕고 의지할 때 더욱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누구나 갑작스런 사고나 자연재해 앞에 나약한 존재이기 때문에 공동체 안에서 연대하고 배려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정신 아래 핀란드에는 최소한의 생계보장·아동과 모성 보호·건강 보호·무상 교육·실업 보호·노후 보장 등 복지의 그물망이 잘 완비되어 있다. 산전 산후 휴가·육아 휴직·병가와 연가 등은 물론, 18세 이하 아동의 무상 외래진료·의료비 상한제·실업 수당·노령 연금 등은 모든 국민들을 질병과 사고 및 재해로부터 보호해 준다.

무엇보다도 복지국가 핀란드에서는, 직종에 따른 임금 격차가 크지 않고 누진 세제로 소득의 격차가 완화되며, 아동 수당·주택 수당 등 각종 수당을 통해 소득을 보전해주기 때문에 학력이나 학벌을 위한 경쟁이 치열하지 않다.

무상교육과 견고한 복지 그물망…"우파도 못 건드린다"

물론, 위와 같은 모든 국민을 위한 보편적 복지에 필요한 예산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거두는 세금으로 충당된다.

2007년에 핀란드 국민들 1인당 세금 부담률은 43%(스웨덴 51.1%, 독일 34.7%, 캐나다 33.5%, 2006년 한국 26.8%, OECD 평균 36.2%)로 상대적으로 부담이 크지만 대부분의 국민들은 완전 무상교육 등 최고 수준의 복지국가로서의 핀란드에 대해서 자부심을 갖고 있다.

현재, 핀란드 국회의 의석 분포에서 사회민주당이 45석, 2개의 거대한 중도 우파 정당 의석이 101석임에도 불구하고 사회민주주의적인 북유럽형 복지제도는 안정적으로 작동되고 있다.
'핀란드'는?

■ 지리적 배경

핀란드(Finland, 핀란드어로는 Suomi)는 북유럽 발트해 연안에 있는 공화국이다. 핀란드는 북위 60도에서 70도 사이에 위치하며, 국토 면적은 33만 8145㎢로 유럽에서 6번째로 넓다. 이 가운데 3/4이 숲이고 1/4은 북극권에 속하며, 190000여개의 호수가 국토의 10% 정도의 면적을 차지하고 있으며 180000개 정도의 섬이 있다. 핀란드는 4계절이 뚜렷하며 춥고 긴 겨울과 따뜻한 여름이 특징이다. 핀란드 북단 북극권에 속하는 지역에서는 연간 73일 동안 해가 지지 않는 백야 현상이 계속되고, 겨울에는 51일 동안 지평선 위로 해가 뜨지 않는 날이 계속되기도 한다.

■ 식민지 피지배, 국제기구 가입

핀란드는 13세기부터 1809년 까지 600년 가까이 스웨덴 왕국의 일부분으로 지배당했으며, 1809년부터는 러시아의 자치 대공국으로 지배를 받다가 러시아 혁명이 진행 중이던 1917년 12월 6일 독립을 선언하였다. 스웨덴이나 러시아는 핀란드를 억압하거나 수탈하지 않았으며 자치권을 광범위하게 인정하였다. 1919년에는 현재와 같은 헌법을 제정하였고 핀란드 공화국으로 독립된 나라가 되었다. 1955년에 국제연합에 가입하고 1995년에 유럽연합에 가입하였다.

■ 인구와 언어

핀란드의 인구는 530만 명으로 인종적으로 상대적으로 매우 단일한 나라라고 할 수 있다. 수도 헬싱키에는 56만여 명이 거주하며 전체 인구의 2/3는 도시에 살고, 나머지는 농촌에 산다. 82.4%가 루터교를 믿는다. 외국인들은 전체 인구의 2%에 달하며, 러시아, 에스토니아, 스웨덴에서 온 이민자가 가장 많다. 핀란드에서는 핀란드어와 스웨덴어 2개의 언어가 공식 언어로 사용되는데 스웨덴어 사용 인구는 약 6 %정도이다. 1700명 정도의 라프족들은 모국어로 사미어를 사용한다.

■ 조세, 경제, 사회

핀란드의 통화는 유로(EURO)다. 2006년 현재 핀란드의 1인당 GDP는 40196.8달러이다. 핀란드는 조세 부담율이 44.3%로 스웨덴(50.5%), 덴마크(48.8%) 다음으로 높다.

핀란드 경제는 철강, 엔지니어링, 전자산업들이 총 수출액의 60%를 차지하며, 임산업에 20%를 차지한다. 인터넷 사용에서도 핀란드는 선도적인 나라로 꼽힌다.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2007~2008년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핀란드는 종합 6위에 올랐으며, 특히 기초교육 및 고등교육 경쟁력 및 연구기관 경쟁력에서 세계 1위로 평가되었다. 국제 투명성 기구가 평가하는 부패 지수에서 핀란드는 2007년에도 덴마크 뉴질랜드와 함께 세계 1위의 반부패 국가로 평가되었다.

핀란드에는, 자동차 속도 위반 범칙금 같은 벌금을 낼 때 소득에 따라 일정 비율의 벌금을 내는 벌금 제도가 있다.

2001년 핀란드의 한 기업인은 속도 위반으로 우리 돈 3000만 원의 벌금을 낸 적이 있다. 소득이 적은 사람은 적은 벌금을, 소득이 많은 사람은 많은 벌금을 내야 한다는 핀란드의 벌금제도에서 핀란드식 정의와 핀란드식 평등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

■ 정치 구조

핀란드는 중앙 정부와 415개의 지방자치단체를 가진 다당제 의회 민주주의 공화국이다. 만 18세 이상의 핀란드 국민은 선거권을 가지며 정치적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핀란드의 국가 수반은 공화국 대통령이며 6년마다 치러지는 보통 직접 선거를 통해 선출된다. 핀란드의 총리는 정부의 수반으로 실질적인 행정 집행 권한을 가지며, 최다 득표를 한 정당에서 총리를 추천한다. 입법 권한은 핀란드 의회가 가지며, 정부는 법률을 수정하거나 연장하는 데 있어 제한된 권한만을 갖는다.

핀란드에는 헌법재판소가 없으며 헌법에 위배 여부는 국회에서 다수결로 결정하는 데, 이는 국회로 대표되는 국민의 의지에 법과 질서가 종속된다는 것을 뜻한다.

■ 대통령
▲ 타르야 할로넨 핀란드 대통령. 노동조합 소속 변호사 출신이다. 어린 시절 언어장애를 겪었으며, 지금도 그 영향이 남아 있다. 장애 경험은 사회적 약자들에게 더 깊이 공감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핀란드 정부

대통령은 총리와 협의하여 외교와 국방에 관한 사항을 관장하고 군 통수권을 갖는다. 대통령은 의회의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으나 의회는 재의결을 통해 거부권을 무력화할 수 있다.

사회민주당 출신인 현직 대통령인 타르야 할로넨(Tarja Halonen)은 여성으로, 2000년에 당선되어 6년 임기를 마친 후 2006년 선거에서 재선되었다. (2006년 선거에서 1차투표에서 46.3%, 결선투표에서 51.8%를 얻어 재선됨).

■ 의회

핀란드 의회는 단원제이며 4년마다 보통선거와 비례대표제를 통해서 선출되는 200명의 국회의원으로 구성된다.

2007년 4월 18일의 의회 선거 결과 정당별 의석과 득표율은, 중도당 51석(23.1%), 국민연합당 50석(22.3%), 사회민주당 45석(21.4%), 좌파동맹(17석(8.8%), 녹색동맹 15석(8.5%), 스웨덴 인민당 9석(4.6%), 기독민주당 7석(4.9%), 참핀란드인 5석(4.1%), 기타(올랜드 지방 대표), 1석(2.3%) 등이었다.

■ 내각
▲ 마티 타넬리 반하넨 핀란드 총리. 정치에 입문하기 전, 그는 잡지 편집장으로 오래 일했다.지난 6월 이명박 대통령과 한승수 총리를 만난 그는, 한국을 방문한 첫 핀란드 총리이기도 하다. ⓒ연합뉴스

핀란드는 비례대표제를 실시해왔기 때문에 의회에서 1개 정당이 절대 다수를 차지한 역사가 한 번도 없었으며, 정부는 대부분 연립 내각이나 소수파 내각이다.

타르야 할로넨 대통령은 2007년 4월 19일에 중도당의 마티 타넬리 반하넨(Matti Taneli Vanhanen) 총리를 중심으로 하는 핀란드 제70대 내각을 임명했다.

현재의 핀란드 내각 각료는 중도당과 국민연합당에서 각각 8명씩, 녹색동맹과 스웨덴 인민당에서 각 2명씩 총 20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 여성 참정권

핀란드는 1906년부터 보통선거의 비례대표제 형태를 취하는 국회개혁을 실시하고, 유럽 최초로 여성의 참정권을 인정했다. 여성인 현직 대통령 타르야 할로넨(Tarja Halonen)은 2000년에 이어 2006년에 재선되었으며, 2003년에 유럽에서 최초로 여성 총리가 임명되기도 했다.

지난 2007년 총선에서는 국회의 전체 200석 중 42%인 84석이 여성 의원들로 채워졌다. 2007년 총선 이후 구성된 현재의 내각에서는 20명의 각료 가운데 여성이 12명을 차지한다.

■ 공공 부문

핀란드에는 공공부문에서 일하는 노동자 즉, 공무원이 매우 많다. 국가 공무원 12만 4천여 명, 지방자치단체에 고용된 사람이 43만여 명으로 공공부문에 고용된 사람 수가 전 국민의 10%를 넘는 55만 4천여 명이다.

이 가운데 13만 명 가까이 되는 가장 많은 수가 건강 보건 분야 공무원이며, 교육공무원이 12만 3천여 명, 다음으로 사회복지 부문 공무원이 11만 여명으로 많다. 핀란드에서는 지금 중도 우파 연합이 의회를 지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공부문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지만 공공부문을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은 별로 없다. 공공부문이야말로 거대한 북유럽형 복지체제를 지탱하는 힘이기 때문이다.

■ 노동조합

핀란드는 노동조합과 사회단체의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핀란드는 사회단체를 위해 약속된 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단체 활동이 매우 활발하다.

핀란드에는 12만3000개의 단체들이 있으며, 개인들은 대개 여러 개의 단체에 가입되어 있다. 500만 명 정도의 인구를 가진 핀란드에 단체의 회원은 총 1500만 명 정도 된다. 여러 단체에 가입해서 활동하는 시민이 많기 때문이다. 시민사회가 거의 모든 생활 영역에 관여하고 있기 때문에, 단체 활동은 거의 모든 핀란드 사람들의 관심사이다. 게다가, 노동조합, 학생조합 그리고 많은 다른 조직들이 법에 의해서 위임된 공적인 업무들을 관리한다. 단체들은 그런 방식으로 중재적인 공공 행정의 일부로 봉사한다.

핀란드는 전체 노동자의 74%인 210만 명이 노동조합으로 조직되어 있고, 단체협약 적용률은 90%에 달한다. 노조 가입 여부에 상관없이 노동자 대부분이 노동조합과 사용자 간에 체결하는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고 있음을 뜻한다.

핀란드 노동조합은 기업별 노조가 아니라 산별노조의 형태를 띠고 있기 때문에 현직 노동자가 아닌 학생이나 실업자, 은퇴자들도 노조원이 될 수 있다.

■ 단체협약, 포괄적 임금 정책 협약

핀란드의 노동자들과 고용주들은 고도로 조직되어 있다. 모든 노동조합들은 해당 산업의 고용주를 대표하는 협상 파트너가 있다. 핀란드 노동시장의 이해 당사자 그룹의 조직과 그들 사이의 단체 협상은 핀란드 사회의 기본적인 특징이다. 핀란드에서 노동관련 단체협약은 중요한 정치적 영향력을 갖는다.

노사 협상은 고도로 중앙에 집중되어 있는데, 이처럼 높은 수준의 조직들을 바탕으로, 국가적인 차원에서 대개 2년에 한 번(의무적인 것은 아님) 노동조합과 고용주들과 정부 3자가 협상을 하여 '포괄적 임금 정책 협약'을 체결하게 되며 그 협약은 개별 산업의 노동조합과 고용주 연맹들 간의 단체교섭에 가이드라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 정부와 노동조합 고용주의 협력

핀란드 정부는 종종 사회정책이나 세금 정책을 조정함으로써 이러한 중앙의 교섭 과정을 지원한다. 정부는 또한, 노동자들의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법안의 수정이 제안된 경우에는 항상 노동조합과 고용주들로부터 의견을 듣고 조언을 구한다. 예컨대, 근무 시간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기 위한 어떤 제안이 제출된 경우에는 자동적으로 노동조합과 고용주 대표들이 포함된 작업 그룹에서 심도 있는 협의를 하게 된다. 대개의 경우, 이런 종류의 작업 그룹들은 공동의 합의에 도달할 때까지 협상을 계속한다.

- 북유럽 교육 관련 기사 모음

<프레시안>은 북유럽 교육에 관한 기사를 여러 차례 소개했다. 이번 연재와 함께 읽으면 좋을만한 기사를 한데 모았다. <편집자>
○ 핀란드 교육 관련 인터뷰

국제학력평가 1위, 핀란드의 비결은?
"경쟁? 100m 달리기 할 때만 들어본 단어입니다"

○ 스웨덴 학교 이야기

"일등을 포기한 학교에서, 더 많이 배웠다"

"키워드로 읽는 북유럽" : 협동

"평등 교육이 더 '실용'적이다" (上)
"'혼자 똑똑한 사람'을 키우지 않는다" (中)
"'로마'만 배우는 역사 수업" (下)

○ "덴마크에서 살아보니"

- 직업과 학벌에 따른 차별이 없다

"명문대? 우리 애가 대학에 갈까봐 걱정"
의사와 벽돌공이 비슷한 대접을 받는 사회
"덴마크도 40년 전에는 '서열 의식'이 견고했다"
모두가 승리자 되는 복지제도

- '암기가 아닌 창의, 통제가 아닌 자율'을 장려하는 교육

"아이들은 숲 속에서 뛰노는 게 원칙"
"노는 게 공부다"
"충분히 놀아야 다부진 어른으로 자란다"
1등도, 꼴찌도 없는 교실
"왜?"라는 물음에 익숙한 사회
"19살 넘으면, 부모가 간섭할 수 없다"

- "아기 돌보기, 사회가 책임진다"

"출산율? 왜 떨어집니까"
"직장인의 육아? 걱정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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