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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die, YOU die, SAME die!!!"와 같은 어설픈 영어도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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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die, YOU die, SAME die!!!"와 같은 어설픈 영어도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용기

양영근의 퀀텀 영어 〈1〉

영어 초가속 암시 학습법
연재를 시작하며

한국에서 영어 회화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한 때는 1986년 제10회 아시안 게임과 1988년 제24회 하계 올림픽과 같은 국제적인 행사를 유치 개최한1980년대 부터였다. 외국인 관광객을 성공적으로 맞이하기 위해서는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인력이 절실히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그 후 1997년 말 IMF 위기 이후 한국의 시장이 외국에 개방되어 다국적 기업의 국내 투자와 진출이 활발히 이루어지면서 수준 있는 영어 구사 능력이 있는 사람의 절대적 필요에 의해 본격적으로 영어 열풍이 일었다. 그리고 강대국 중심의 세계 질서의 재편이라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으로 서로 밀접한 관계를 전략적으로 구축해야만 하는 세계화의 물결과 더불어 특수재능 개발에 중점을 둔 특수목적고등학교의 탄생과 함께 영어 광풍이 불어왔다. 이 열기에 영어 조기교육, 해외어학연수, 영어 몰입 교육 등, 헤아리기 힘들 정도의 수많은 영어 관련 산업까지 호황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우리보다 경제 규모가 큰 일본에 비해 무려 세배가 되는 연간 15조원의 비용을 영어 교육에 소비하면서도 한국의 국제적 위상에 비추어, 꼴찌에 가까운 우리의 영어 실력은 실망감을 안겨준다. 그리고 그렇게 다양한 여러 방법을 해보았는데도 어떻게 하면 영어를 잘 할 수 있는지 여전히 질문을 던지는 현실에 당혹감 또한 감출 수 없다. 그래서 영어 교사, 학습 환경, 영어공부에 투자하는 시간, 영어 교재, 영어교수법, 부모의 외국어 교육 열의 등, 현재까지 우리의 영어 교육 전반에 걸쳐 문제시 되는 항목들을 점검해보게 되었다.

그리고 2010년 이후부터 영어로 하는 영어 수업 강화를 위한 새로운 영어 교육과정 개편이 계획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영어 사교육비용을 줄임과 동시에 학습자의 영어 저항감을 줄일 수 있는 보다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영어 학습의 대안을 모색해 보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취지에서 이미 여러 교육 선진국에서 인본주의 영어 학습법으로서 새로이 조명 받고 있는 심리학자이고, 뇌 연구가이며 교육자인 게오르기 로자노프(Georgi Lozanov) 박사가 창안한 '암시학습법'을 연재하여 소개하기로 했다.

학습자들이 영어를 재미있게 배울 수 있도록 지루한 주입식 교육 배제하여 영어에 대한 스트레스를 제로화 하고,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면서 영어에 대한 자신감을 확보하며, 이와 동시에 특히 어린 아이들의 뇌 기능을 활성화 하는 음악과 미술, 게임 등도 함께 소개할 것이다. 이번 연재에서 소개되는 '영어 암시학습법'의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독자 여러분이 직접 활용 및 응용하여 좋은 학습 결과를 얻어 보시기를 바란다.

1. "I die, YOU die, SAME die!!!"와 같은 어설픈 영어도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용기

1970년대 후반 고교 1학년 때, 매번의 학교 시험 기간이 끝나는 마지막 날은 점심시간이 채 되기도 전 이른 시간부터 학교로부터 해방이 되었다. 시험으로 인한 강박에서 풀려난 우리는 행사의 의식과도 같이 뜻 맞는 몇몇 친구들과 작당하여 서울에서 가까운 의정부로 달려가던 때가 있었다. 그 곳은 동두천의 미군 기지가 가까운 곳이어서 주한 미군 및 그 가족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을 위한? 미국 최신 영화 개봉관들이 여럿 있었다. 당시 천방지축의 주머니가 가벼운 고교생들이 이곳으로 몰렸던 이유는 버스비가 들어도 서울 시내 개봉관 보다 영화 관람료가 훨씬 쌌기 때문이었고, 고교생 이하 관람 불가 등급 팻말이 있어도 적당히 행색을 위장하여 들어가 볼 수 있는 빈틈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항상 영화가 끝나면 그 일대의 시장터에서 허접한 먹을거리로 허기를 속이곤 했었는데, 하루는 연유는 모르겠으나 중년쯤의 노점상 아주머니와 여자 미군 사병이 언쟁을 벌이는 것을 목격하였다. 싸움 구경은 원래 영화보다 재미있는 것이지만, 난 그 아주머니의 말싸움 솜씨에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아주머니의 몇 마디에 여자 미군은 처음에 이해가 안 되었는지 이상한 표정을 짓더니 곧 이내 놀라는 표정으로 도망치듯 자리를 피했다. 그때 그 아주머니는 매우 유창한 영어로 이렇게 말했다.

"Hey, you! This year, many year! I die, YOU die, SAME die!!!"

어쨌거나 아주머니는 이겼다고 어깨를 치켜세우셨다. 그리고 우리에게 전리품인양 따뜻한 어묵 국물을 더 퍼서 주셨다. 난 왜 싸우셨는지는 관심이 없었고 그 분의 막강한? 영어 실력에 탄복하고 말았다. 그것은 기지촌 영어였다.

'문법 엉망, 어순 무시, 각 단어 대충, 그러나 의사 전달만은 원하는 대로,'

그것은 마치 피진잉글리시 (pidgin English: 중국어식 문법에 간략화한 한정된 영어 단어를 넣은, 간략한 문법이 특색인 중국의 상업영어)나 크리올 혼성 언어(creolized language: 미국 루이지애나주의 프랑스계 이민의 자손들이 쓰는 프랑스 말로 서로 다른 언어들의 합성으로부터 발전한 언어)와 같은 것이었다. 그날 이후 난 그렇게라도 영어로 말을 잘하고 싶었다.

그런데 여전히 주변에서는 "도대체 영어를 어느 누가 만들어 가지고 우리를 이렇게 괴롭히는 거야? 하기 싫은 영어를 공부해서 시험을 봐야하고 그 점수가 나쁘면 괴롭고, 직장에서 영어 못하면 눈치 보이고..."하는 이런 자조 섞인 푸념을 종종 듣는다. 서푼짜리 영어, 콩글리쉬라는 비아냥거림을 일단 듣더라도 중국계 상인들처럼 일단 말부터 좀 해서 외국인과 영어로 무작정 의사소통을 먼저 해 보면 안 될까? 한국에서는 이런 식으로 영어를 하면 무시당하거나 한 마디라도 알아듣는 사람들로부터 비웃음을 당할 것이라는 자의식 때문에도 할 수 없을 것이다. I die, YOU die, SAME die!!!"와 같은 어설픈 영어도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한 때 모 기업의 연수원에서 직원을 대상으로 영어를 가르칠 때의 일이다. 강의를 받으러 오는 남자 분들에게 영어로의 대화가 유난히 잘될 때가 언제냐고 물었다. 모두들 한 목소리로 술을 한잔한 뒤 취기가 있을 때라고 대답했다. 그러니까 취중 영어는 술술 나온다는 것이었다. 그러한 이유는 간단했다. 취기가 있어서인지 영어 표현이 설령 엉터리일 지라도 창피함을 못 느끼니까 마구 잘 나오더라는 것이었다. 그렇다, 바로 영어로 말을 할 때의 앞서 말한 자의식이 맨 정신일 때 말을 쉽게 영어로 하지 못하게 하는 심리가 작용한 것이었다. 그 이후로 여러 차례에 걸쳐 술집에서 수업 없는 날 저녁 교육생들과 술을 한 잔 할 때면 영어로 말을 걸어보았다. 역시나, 모국어 수준의 거침없는 영어 응대가 있었다. 희한한 것은 좌중의 모든 이들이 누구의 이야기이던 간에 말하는 이의 영어를 완벽하게 이해한다는 사실이었다. 이와 동시에 "나도 하면 한다."식의 자신감이 작용하고 있었다.

필자 소개: 양영근 박사는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와 삼성전자공과대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으며, 2003년에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하게 로자노프(Dr. Georgi Lozanov) 박사에게서 암시학습법 교사 자격을 취득했다. 현재 로자노프언어교육연구원 원장을 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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