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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중 찬성론자도 "사교육 우려, 200%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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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중 찬성론자도 "사교육 우려, 200% 공감"

'국제중 공청회'…찬·반 한목소리 "국제중 문제투성이"

"사교육은 틀림없이 증가할 것이다."
  "준비와 여론 수렴이 부실하다."

  
  서울시교육청의 완패였다. 14일 종로구 사직동 서울시유아교육진흥원 강당에서 열린 서울시교육위원회가 주최한 국제중 공청회에서는 국제중 설립을 둘러싼 온갖 문제가 봇물처럼 쏟아졌다. 오후 2시부터 열린 공청회에는 시작 전부터 300여 명의 학부모, 학교 관계자 등이 자리를 가득 메우며 열띤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사립학교 자율화 보장해야 하지만 지금 선발 방식은…"
  
  처음 발제자로 나선 이명희 공주대 교수(자유교육연합 상임대표)는 "서울시민 가운데 평준화에 만족하지 못하고 다양한 교육을 원하는 시민도 있다"며 "사립학교에는 자율을 최대한 보장해서 서울시민이 국제중을 비롯한 다양한 교육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명희 교수는 "중국을 비롯해 홍콩, 싱가포르, 태국 등 아시아 대부분 나라는 특성화된 학교를 경쟁적으로 육성하고 있다"며 "서울에도 세계적으로 좋은 학교가 많이 세워져 필리핀, 태국 등에서 와서 공부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명희 교수는 "현재 국제중은 어떤 교육 비전 속에서 추진되는지 큰 그림과 철학이 보이지 않고, 납득할 만한 설명이 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국제중이 장기적인 계획에 대한 설명없이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명희 교수는 "선발 방법에도 우려되는 점이 있다"며 "국제중 반대의 근거로 내세우는 것 중 하나가 사교육 증대를 유발한다는 건데 실제로 그런 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교육 수요는 많은데 학교는 두 개밖에 없다면 서울시민 가운데 수단과 방법 가리지 않고 입학시키려는 학부모가 많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2차 전형이 '면접'인데, 굉장히 주관적이고 외국어능력이 참고 자료로 활용되기 때문에 특수 사교육을 촉발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명희 교수는 "국제중이 설립되면 초등학교 교장의 추천받은 학생 중에 무작위 추첨을 통해서 신입생을 선발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사교육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학교 측이 불만스럽더라도 중대한 결심이 필요하다"고도 지적했다.
  
  "바로 그 점이 반대해야 하는 근본 이유"
  
  반대 입장을 밝히며 발제에 나선 홍익대 이윤미 교수는 "방금 이명희 교수가 말한 점이 바로 국제중 설립 반대의 가장 근본적인 이유"라며 "입안 과정에서 많은 연구와 타당성 검토가 이뤄져야 하는데도 아직까지 참고 자료가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렇게 효과에 대한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어떻게 찬성할 수 있나"라며 "일반론적인 이야기를 갖고 준비없이 정책을 시행하고 보자는 방식은 위험하다"고 비판했다.
  
  이윤미 교수는 시교육청이 국제중 설립 근거로 제시한 항목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외국어 능력을 중심으로 한 특성화 중학교를 설립할 근거가 교육적으로 빈약할 뿐더러 현재 추진되는 국제중은 서울시가 말하는 장기 해외 거주 학생을 위한 기관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막연한 심증만으로 조기유학 수요를 흡수한다는 주장도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윤미 교수는 "정말 국제중을 교육청이 밝힌 목적을 이루기 위해 설립하려면 해외장기거주 학생의 국내거주 실태, 조기유학 동기에 대한 정확하고 체계적인 진단이 이뤄져서 자료로 확보되어 있어야 한다"며 "사전 조사와 근거 제시 없이, 우리나라 교육 제도의 근간을 흔들 제도를 도입부터 하고 보자는 발상은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찬성 측 "사교육 증가 우려에 200% 공감"
  
  찬반 의견을 대표해서 각각 두 명씩 참석한 토론자 역시 사교육비 증가 효과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를 냈다.
  
  반대측 토론자로 참석한 참교육학부모회 박범이 서울지부장은 가라앉지 않는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의 선거 자금 관련 의혹을 지적하면서 "직무와 연관있는 사람들로부터 선거 자금을 지원받았는데, (학원에) 편향적이라는 점에서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며 "국제중 설립이 국제적인 인재 양성이나, 특성화 목표을 달성하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학원업자들을 위한 신상품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박범이 지부장은 "모든 여론 조사에서 일관되게 반대 의견이 더 높게 나타나는데도 서울시교육청이 국제중 설립을 추진하는 것은 그런 맹목적인 목표가 있기 때문"이라며 "심지어 강남에서조차 사교육 부담, 입시 경쟁 등으로 국제중 반대 의견이 높게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양승실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은 "국제도시 서울의 국제중 설립은 필요하다고 본다"고 주장하면서도 "사교육 비용이 늘어난다는 우려에는 100% 공감한다"고 말했다. 양승실 위원은 "또 아이들이 힘들어지는게 더 큰 문제라고 본다"며 "초등학생부터 사교육에 찌들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200% 공감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통합 교육이 배려 아닌가"…"우려 있지만, 큰 골격 잡혔다면 가는 게 맞다"
  
  반대 토론에 나선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송원재 서울지부장은 "장기 해외 거주 학생에 대한 배려와 교육의 필요성이 반드시 별도의 학교를 만들어야만 해소될 수 있는지는 의문"이라며 "그들도 언젠가는 한국 사회에 동화되고 적응해야 할텐데, 일반 학생과 어울릴 기회를 만드는 것이 오히려 배려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송 지부장은 "또 국제중이 사교육비를 촉발할 것이라는 점을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데, 시교육청은 아무런 대안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며 "교육위원들은 서울 시민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이들이 행복하고 편안하게 해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일지에 대해서만 생각해달라"고 당부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한재갑 교육정책연구소장은 "반대하는 이들 보면 행동으로까지 저지하겠다며 비교육적으로 양상이 흐르는 것 같아 유감스럽다"면서도 "이번 국제중 설립 관련 내용을 보면, 서울시교육청이 충분한 여론수렴을 거쳤는지 의구심이 많이 드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사교육에 대한 우려는 인정하지만 학생의 다양한 교육적 능력을 학교가 이제는 수용해줄 때가 됐다는 큰 측면을 봐야 한다"며 "우려스러운 부분을 모두 해소하는 것 보다 큰 골격이 잡혔다면 일단 가는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공청회를 개최한 서울시교육위는 오는 15일까지 열리는 임시회에서 국제중 심의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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