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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열·통제, 무늬만 대통령과의 대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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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열·통제, 무늬만 대통령과의 대화였다"

패널 성지현 씨, 다음 아고라에 후기 남겨

지난 9일 방송된 <대통령과의 대화-질문있습니다>에 패널로 참여한 성지현(이화여대 정외과 4학년, 민주노동당원) 씨가 방송 전에 질문에 대한 사전 검열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했다며 방송의 뒷 이야기를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대통령과의 대화' 방송에서 "촛불 집회를 탄압하는 것이 정부의 소통이냐"고 질문했던 그는 지난 14일 다음 아고라에 올린 '검열 통제속 무늬만 <대통령과의 대화>, 패널로 다녀온 촛불 대학생의 참가 후기'(☞원문 보기)에서 "무늬만 대통령과의 대화였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질문지 사전 검열…패널 제외 협박"
  
  성 씨에 따르면 패널들은 방송 전에 몇 번의 수정을 거쳐 방송사 측이 준비한대로 질문을 하도록 강요받았다. 그는 최종 질문지를 받아보고 "나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은 이게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방송사 측은) '백골단'이라는 표현, '후쿠다 총리는 20%로 사임했는데, 대통령은 자신이 정당성이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내용 등을 문제 삼아 질문지를 수정하게 했다"며 "몇 번을 수정해도 내 질문지의 내용이 크게 바뀌지 않자, 심지어 나중에는 방송사 측에서 짜놓은 스크립트를 받게 되었고, 내용 검열이라고 항의를 하자 '발언 내용이 프로그램 기획 상 맞지 않다'는 이유로 패널에서 제외될 수도 있다는 얘기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프로그램 녹화 당일, 5명의 섭외 패널들에게는 '사전에 보내줬던 질문지를 정리한' 문서가 전달됐는데 역시 거기엔 내가 보내줬던 질문이 아니라, 비슷한 단어를 사용했지만 내용이 다른 누군가 사전에 짜놓은 질문이 적혀있었다"며 "나뿐만 아니라 다른 패널도 마찬가지여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게 아니었다'며 분명히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녹화 장소로 들어갈 때는 더 가관이었다"며 "소지품 검사를 하는데 토론회를 준비하면서 촛불 집회에 관련한 진보적 언론들의 기사를 스크랩해 놨었는데, 그것을 보고는 날 들어가지 못하게 막아섰고 난 거기서 또 경찰과 싸워야만 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이 동문서답으로 시간 다 가져가…"할 말 못해 억울했다"
  
  또 그는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방송 시간 내내 불편했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대통령이 참여한 패널들의 질문보다는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했기 때문.
  
  그는 "이명박은 국민들의 얘기를 듣기는커녕, 계속 동문서답으로 자기 말만 해댔다"며 "전문가들과 국민 패널들이 추가 질문이 있었는데도, 대통령이 시간을 지키지 않고 계속 말을 하는 바람에 전체적으로 시간이 모자라 잘리기 일쑤였고, 준비했던 발언을 아예 하지 못한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프로그램 측은 애초에 나에게 질문을 수정하는 대신 추가질문 기회는 꼭 주겠다고 약속까지 했지만, 결국 기회를 얻지 못했다"며 "프로그램 제목은 분명 국민과의 '대화'였는데도, 결국 패널들은 문제를 제기할 충분한 시간도 보장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추가 질문 때 자신이 한 질문에 대한 답변 "촛불 집회 주동자 아니냐" 등에 대해 "아직도 주동자 운운하다니 한심하다, 당신이 이야기하는 법은 누구의 법이냐, 천문학적인 횡령 배임 탈세 혐의를 받았던 재벌총수는 통 크게 8·15 때 사면해주고, 민심을 대변한 촛불 시민을 잡아가냐" 등의 말을 하려 했지만, 이 대통령의 일방적 대화로 말을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한나라당은 이런 '대통령의 대화'가 '좋은 민심 전달의 기회였다'고 자화자찬했지만, '대통령과의 대화'는 나에게 다시 한 번 저항의 필요성을 확신하게 할 뿐이었다"고 말했다.
  
  누리꾼 "완전 사기판, 짜고 치는 고스톱이었네"
  
  이에 대해 다음 아고라에는 300여 개의 댓글이 달리고 1000여 개의 찬성 추천이 올라오는 등 그 반응이 뜨거웠다.
  
  누리꾼 '정석'은 "질문지를 사전에 제출하고 수정까지 요구했다니 역시 모든 것이 각본에 의해서 미리 준비된 대화란 얘기"라며 "KBS와 청와대는 마치 모든 것이 현장에서 준비된 자연스런 대화인 것처럼 시청자와 국민들을 사기친 것이란 말인가.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누리꾼 '저녘노을'도 "짜고 친 고스톱"이었다며 "대화는 무슨 대화인가, 이런 것은 대화가 아니고 일방 통보라고 해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 밖에 누리꾼 'tlsotanf'도 "완전 사기판이었네"라고 꼬집었고, 또 다른 누리꾼(정찰소대)은 "당신과 함께 계속 촛불을 들겠습니다! 우리의 미래를 위해! 투쟁!"이라는 응원 글을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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