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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부, 한국을 금융투기 온상으로 만들 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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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부, 한국을 금융투기 온상으로 만들 셈인가"

정부, 론스타 외한은행 매각 사실상 승인…시민단체 반발

이명박 정부가 영국계 은행인 홍콩상하이은행(HSBC)의 외환은행 인수를 승인하겠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금융위원회 스스로도 현재 외환은행의 대주주인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과정에 문제가 있었음을 시인했음에도 불구하고 론스타의 '먹튀'를 용인하는 수순을 밟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지난 2003년 외환은행 인수 과정이 불법이었다는 사실은 지난 2006년 검찰 수사 결과, 2007년 감사원의 감사결과 등을 통해 확인됐다.
  
  또 최근에는 금융위원회가 론스타의 대주주 자격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시인하면서 징계를 검토하겠다고 밝혔고, 2003년 외환은행 매각이 결정되기 직전 경제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이었던 전윤철 전 감사원장이 '외환은행 헐값 매각 재판'에서 "재정경제부 장관 재임 당시 외환은행의 론스타 매각과 관련해 보고받거나 검토한 적 없다"고 증언했다.
  
  '슬금슬금' 론스타 매각 돕는 MB 정부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8일 기자회견을 열고 "HSBC가 외환은행 인수 관련해서 제출한 자료를 심사 중인데 지금까지 별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적절한 시기에 승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다만 일부 추가 보완자료 제출을 요구할 계획이며, 검토시 문제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라는 전제를 달았지만 이는 승인 시기만 못박지 않았을 뿐 사실상 승인하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이다.
  
  외환은행 매각 문제와 관련된 금융위의 입장은 이명박 정부 들어 계속적으로 후퇴해 오다가 결국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을 승인하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고 할 수 있다.
  
  이명박 정부 출범 당시 금융위는 "법적 불확실성이 해소된 뒤 매각 승인 심사에 착수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지난 7월 25일 돌연 외환은행의 매각 심사에 착수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앞서 내세웠던 '법적 불확실성' 문제에 대해선 "외환은행 헐값 매각 재판 1심 결과를 보고 판단하겠다"고 전제를 제시했다. 지난달 11일 공식적으로 HSBC의 승인 심사에 들어간다고 밝힐 때만 해도 이 입장을 유지했었다.
  
  그러다가 돌연 지난 2일 금융위는 론스타의 외환은행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대한 입장을 밝히면서 사실상 '외환은행 헐값 매각 재판 1심 결과'라는 꼬리표마저 떼어버렸다.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 문제는 지난 2003년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하는 과정을 둘러싼 논란과 연관된 것이다.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의 경우 현행법상 은행 소유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
  
  2003년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금융당국이 론스타 펀드Ⅳ만을 대상으로 비금융주력자 여부를 판단하고, 나머지 4개의 론스타 펀드에 대해서는 검토하지 않았다는 시민단체의 문제제기에 대해 금융위는 1년 넘게 심사를 끌어오다가 이날 갑작스레 입장을 밝혔다.
  
  그 내용은 "론스타가 관련 자료 제출을 끝까지 거부해 과태료 부과, 주식강제매각 등 제재를 검토하겠다"는 것이었지만, 결과는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을 돕는 것이었다.
  
  금융위는 론스타의 대주주 자격 문제가 HBSC의 외환은행 인수 문제와는 '별개의 문제'라면서 HSBC의 승인 심사는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기 때문. 외환은행 헐값 매각 재판 1심 판결이 언제 나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1심 판결이 길어질 경우 론스타에게 주식 매각 명령을 내리는 쪽으로 문제를 마무리 지으려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급기야 전광우 위원장은 8일 HSBC의 인수를 승인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론스타 불법 단죄 못하면 반복될 것"
  
  투기자본감시센터는 8일 논평을 통해 "전 위원장의 발언은 금융감독을 책임지고 있는 정부 관료로서 무책임할 뿐 아니라 스스로의 직무를 저버리는 직무유기"라면서 "재판을 무력화시키고 론스타의 불법 '먹튀'를 도와주는 직권남용"이라고 비판했다.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외환은행 재매각 문제는 HSBC를 비롯해 외은을 사려고 하는 쪽의 문제가 아니라 론스타 문제"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HSBC의 자격만 따지고 론스타의 불법이나 자격에는 눈 감아버리겠다는 태도는 무엇 때문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들은 "투기자본의 이익을 극대화 하는 것이 이명박 정부의 금융정책이라면 한국 금융시장은 온갖 금융투기의 온상이 될 것"이라며 "불안정성과 위험성을 먹고 사는 투기자본에게 토양을 제공한다면 현 정부는 노무현 정부를 비난한 자격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론스타의 불법을 단죄하지 못하고 교훈을 얻지 못한다면 투기는 재현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은 전광우 위원장과 2003년 당시 경제부총리였던 김진표 의원을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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