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承(승)/用(용)/庚(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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承(승)/用(용)/庚(경)

[한자가 그렇게 만들어졌다고?] <70>

'받들다'인 承(승)은 두 손(廾)으로 사람(卩)을 떠받들고 있는 모습을 그렸다는 글자다. <그림 1>이 바로 그 모습이다. 이 그림은 承의 본래자라는 氶이고 거기에 手(수)를 더한 것이 承이라는 설명이지만, 承의 가운데 부분이 手자와 닮아 나온 억측일 뿐이다. 두 손의 모습인 廾(공)이 臼(구/국)로 정리되기도 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承의 아랫부분은 좀 복잡한 臼, 氶의 양 옆은 간단한 廾으로 볼 수 있다. 承과 氶은 같은 글자가 복잡하고 단순하게 변한 이체자일 뿐이다.

'정승'인 丞(승)은 氶=承과 구덩이를 나타내는 凵(감)을 합친 글자로 설명된다. <그림 2>인데, 손이 위로 올라갔지만 '卩+廾'인 承의 두 요소와 凵이 보인다. 그런데 <그림 3> 같은 모습을 보면 凵은 一 정도의 별 의미 없는 요소가 과장돼 나타난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럴 경우 丞 역시 承의 이체자일 뿐이다.

丞은 사람을 구덩이에서 건져내는 모습에서 '건지다' '돕다'의 뜻이 나왔다고 하는데, 전형적인 '장면 상형'이어서 믿기 어렵다. 장면 상형은 承의 '받들다' 얘기도 마찬가지다. 이 卩 부분은 지난번에 본 朕(짐)·秦(진)의 발음 부분이나 共(공)의 어떤 모습을 연상시키는 요소여서 承=共일 가능성을 제기한다. '받들다'라는 의미도 共=廾과 일치한다. 丞의 의미 역시 그 언저리에 있어 丞=承이라는 추론에 힘을 싣는다. 결국 承과 丞은 같은 글자고 이들은 共의 또 다른 변형이라는 것이다.

承의 아랫부분이 廾=臼의 변형이라고 보면 甬(용)은 承과 거의 같은 모습임이 눈에 띈다. 甬은 通(통)·痛(통)·誦(송)·勇(용)의 발음기호로 쓰이는 글자다. 형태상으로 用(용)자 위에 역삼각형 모양의 추가 요소가 더해진 것으로 보이지만, <그림 4>(甬)와 <그림 5>(用)에서 보듯이 거의 비슷한 모습이어서 甬=用인 것으로 보인다. 用에 대해 나무로 만든 통이나 악기인 종을 그렸다는 등 여러 가지 설명이 있는데, 이렇게 보면 甬=用은 承의 변형이다.

간지자로 쓰이는 庚(경) 역시 <그림 6> 같은 옛 모습을 보면 用 등의 이체자일 가능성이 있음을 어렵잖게 짐작할 수 있다. 물론 <그림 7>처럼 윗부분이 조금 복잡한 모습도 있지만 이는 한자의 모양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정도의 변화다. 특히 用=承이 共의 변형이고 共은 또 冓(구) 같은 모습으로도 변했음을 상기하면 이런 복잡한 모습은 오히려 당연한 일로 받아들일 수 있다.

庚이 절굿공이를 손에 들고 있는 모습이라거나, 방울 달린 악기, 탈곡기 모양 등 여러 가지 상형설들은 자의적인 추측일 뿐이다.

한편 康(강)은 庚에 '쌀'인 米(미)를 더한 것이거나 아예 탈곡기에서 벼의 낱알이 떨어지는 모습을 상형한 것으로 보기도 한다(<그림 8>). 庚의 탈곡기 설 역시 여기서 나온 얘기다. 그런데 <그림 9>를 보면 <그림 7>의 庚자와 흡사하다. 아랫부분 선이 네 개의 점으로 떨어져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康=庚이고, <그림 8>은 아랫부분이 두 번 겹쳐 들어간 형태라 할 수 있다. 물론 전승 과정에서의 착오겠다.

氶-丞-承이 같은 글자를 간단하게 또는 복잡하게 정리한 것이었듯이, 用-甬과 庚-康 역시 간단한 모양과 복잡한 모양이 별개의 글자로 인식돼 독립한 것이다. 다만 唐(당)은 발음기호 庚에 의미 요소 口(구)를 더해 '큰소리치다'의 뜻을 나타낸 형성자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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