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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로' 대통령은 '천국'에 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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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로' 대통령은 '천국'에 갈 수 있을까"

[홍성태의 '세상 읽기'] '강부자' 정부의 '강부자' 정책

이명박 정부의 '종교 편향'에 관한 불교계의 비판이 뜨거운 가운데 <한국일보>에서 흥미로운 조사를 했다. 이명박 정부의 총리와 장·차관의 종교에 관해 조사를 한 것이다. 다들 짐작했겠지만 이명박 정부의 '종교 편중'은 사실이었다.

"전체 39명 중 기독교(개신교) 신자는 13명으로 33.3%를 차지한 반면 불교 신자는 2명(5.1%)에 불과"했으며, "가톨릭 신자는 9명으로 23.1%였으며 종교가 없는 사람은 15명(38.5%)"이었다. 총리와 장관만으로 좁혀 보면 개신교의 우위는 더욱 명확하다. 전체 16명 중 개신교 9명, 가톨릭 4명, 불교 1명, 없음 2명인 것이다. '소망교회 정부'는 아니어도 '개신교 정부'는 분명한 것 같다.

잘 알다시피 이명박 정부는 '고소영 정부'요 '강부자 정부'로 불렸다. 둘의 차이는 무엇일까? 앞의 것은 이명박 정부를 구성하는 주요 연줄에 관한 것이고, 뒤의 것은 이명박 정부가 추구하는 주요 정책에 관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강부자 정부'라는 말은 이명박 정부를 구성하는 주요 연줄에 관한 비판을 담고 있기도 하다. '강부자', 즉 '강남 땅부자'가 이명박 정부의 주요 인자라는 것이다. 사실 이명박 대통령부터 대표적인 '강남 땅부자'가 아닌가? 여기서 나아가 '강부자 정부'는 '강남 땅부자를 위한 정책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고 강행하는 정부라는 비판'을 담고 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이러한 국민의 우려를 분명히 확인해주기로 작정한 것 같다. 이명박 정부는 통계를 왜곡하고 경제 효과를 크게 과장하면서 종합부동산세, 양도세, 상속세 등 부자들을 위한 대대적인 감세 정책을 강행하고 나섰다. 고물가로 대다수 국민들의 생활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데 양극화로 치닫는 불평등의 문제를 해소하기는커녕 부자들에게 막대한 선물을 안기는 감세 정책을 강행하다니, 이명박 정부의 정체를 이보다 더 잘 보여주는 예는 없을 것 같다. 대다수 국민들은 '부유 이웃 돕기'라며 분노하고 있다. 감세 정책에서 드러난 이명박 정부의 정체는 '반국민 강부자 정부'라고 해야 옳지 않을까?
▲ 국무총리 및 국무위원 재산 등록 변동 현황. ⓒ프레시안

2008년 4월 24일자 <관보>에 이명박 정부 내각의 재산 보유 실태가 공개되었다. 이 실태를 보면 입이 떡 벌어질 뿐이다. 대통령, 총리, 내각을 통틀어서 최대 부자는 이명박 대통령이다. 2007년 말 현재, 이명박 대통령은 무려 353억8030만 원의 재산을 보유했으며, 논현동 토지(11억5000여만원)와 논현동 주택(51억2000여만원), 서초동 영포빌딩(118억8000여만원), 서초동 상가(90억4000여만원), 양재동 영일빌딩(68억9000여만원) 등 부동산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2위는 유인촌 문화부장관으로서 140억 원이 넘는 재산으로 세상을 놀라게 했고, 내각의 전체 평균은 31억 4000만 원 정도이다. 여기서 재산의 대부분이 부동산이며, 그 평가액은 시세보다 크게 낮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그런데 31억 4000만 원이면 어느 정도의 부자일까? 2007년 12월에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이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순자산 순위 1% 안에 들어가기 위한 가구별 최저 순자산액은 23억200만 원이었다. 이 조사결과로 미루어 보건대, 이명박 정부는 '1% 정부'가 아니라 '0.1% 정부'이며, 이명박 대통령은 '0.001% 대통령'이다. 놀랍게도 이렇게 엄청난 부자들이 '세금 폭탄'을 외쳐대며 감세에 골몰해왔으며, 결국 감세 정책을 강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로써 대부분 부동산 부자들인 이명박 정부의 내각은 큰 혜택을 누리게 되었고, 가장 많은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 자신이 가장 큰 혜택을 누리게 되었다. 이런 점에서 이번 감세정책의 본질은 '강부자'에 의한 '국가의 사유화'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 나라에서는 45%에 가까운 사람들이 집이 없어서 고통받고 있는 반면에, 1%의 부자가 개인 소유 땅의 56.7%를 소유하고 있다. 한국의 불평등은 무엇보다 부동산 보유에서 가장 명확하게 나타난다. 종부세, 양도세, 상속세 등은 투기를 막고 부의 분배를 합리화해서 진정한 선진화를 이룩하기 위한 기본 제도이다. 이것을 무력화하는 것은 진정한 선진화를 가로막고 강력한 후진화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강부자 정부'답게 이명박 정부는 자신을 위한 감세 정책을 강행하면서 대다수 국민을 깊은 생활고와 빈곤화의 길로 몰아넣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88만 원 세대'로 불릴 정도로 불쌍한 20대의 절반 이상이 한나라당을 지지한다는 것은 정말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거지가 부자를 동정한다'는 것인가?

이명박 정부가 반국민적 감세 정책을 강행하는 것을 보면서 나는 이명박 대통령이 '장로'라는 사실을 새삼 떠올린다. 이명박 '장로' 대통령도 잘 알 테지만 기독교 경전에는 부자들을 질타하는 예수의 말씀이 있다. 바로 "부자가 천국에 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하는 것이 쉽다"는 구절이다. 여기서 낙타는 '밧줄'의 오역이라는 연구가 있지만, 아무튼 중요한 것은 이 구절의 뜻이다. 쉽게 말해서 "부자는 천국에 갈 수 없다"는 것이다. 투기라는 범죄적 행태로 치부한 한국의 부자들은 더욱 더 그럴 것이다. 황당한 감세 정책을 강행해서 더욱 더 큰 부자가 되면, 천국에 갈 가능성은 그만큼 줄어들 것이다. 교회에 갖다 바쳐서 교회가 부자가 되면, 틀림없이 그 교회가 통째로 심판을 받고 말 것이다.

전우익 선생의 말이 귓전에 맴돈다. 봉화의 깊은 산 속에 살면서 사람들을 깨우치는 글들을 몸으로 써서 남기신 전 선생은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라고 나직이 일갈했다. '천민 부자'로 손가락질 받는 한국의 부자들은 전 선생의 말씀을 가슴에 새겨야 할 것이다. '강부자'가 더 이상 부동산으로 막대한 불로소득을 챙기지 못하고 내야 할 세금을 제대로 내는 세상이 되어야 비로소 선진화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명박 '장로' 대통령은 아무래도 잘 모르는 것 같은데, 그것은 바로 예수가 바라던 세상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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