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CEO 대다수가 이명박 정부 6개월에 대해 "기대 이하"라는 평가를 내렸다.
세계경영연구원(이사장 전성철)이 지난 8월 한달간 CEO 118명에게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84%가 MB 정부가 지난 6개월간 보인 성과에 대해 '기대 이하'라고 답했다고 1일 밝혔다. '기대 이하'라는 응답 중 '매우 기대 이하'라고 답한 CEO들도 20%에 달했다.
반면 '기대 이상'이라는 긍정적인 답변은 4%(기대 이상 2%, 매우 기대 이상 2%)에 그쳤다. '기대 수준'이라는 응답은 12%였다.
'비지니스 프렌들리'를 표방하면서 기업에 우호적인 태도로 보였던 이명박 정부에 대한 CEO들의 평가가 이처럼 바닥인 이유는 뭘까?
'기대 이하'라고 답한 100명의 CEO 중 30%가 '시장/반 시장주의가 혼재된 정체성 없는 정책 노선'을 문제로 꼽았다. 이명박 정부는 '시장주의'를 표방했지만 물가 관리를 한다고 52개 'MB 품목'을 지정한다거나, 수출을 늘려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겠다며 환율에 개입하는 등 관치적 성향을 적잖이 보였다.
또 '적재적소 인사 배치 실패'도 21명이나 문제로 지적했다. 고소영(고려대, 소망교회, 영남 출신 인맥), 강부자(강남 땅부자) 논란 뿐 아니라 최근 공기업 인사에서도 '낙하산 인사'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4.9 총선에서 낙천.낙선한 이명박계 정치인들을 전문성이 요구되는 금융공기업 CEO로 임명하는 등 '낙하산 인사'로 이명박 정부가 내세우는 공기업 개혁의 정당성을 스스로 깎아 먹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 대통령의 정치적 경륜 부족을 문제로 지적한 CEO들도 19%나 됐다. 또 여론에 귀기울이지 않는 독단적 정책 추진(13%), 어려운 대외적 여건(16%)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CEO들 사이에서는 이명박 정부의 국정철학인 'MB식 실용주의'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가 다수였다. 과반수가 넘는 52%가 이명박 정부의 'MB식 실용주의'가 국정철학으로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반면 적절하다는 의견은 44%에 그쳤다.
부적절하다는 응답은 '한 나라를 이끄는 깊이 있는 철학과 가치의 뒷받침이 없다'(48%)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한편 이명박 정부의 정책이 친기업적이라는 평가에 대해 CEO들의 77%가 공감을 표시했다. 하지만 '정책이 혼란스러워 판단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20%였고, 다소 반기업적인 측면도 있다고 느낀 CEO들도 소수(3%)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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