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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의 뜻? 그런 건 마음 속으로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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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의 뜻? 그런 건 마음 속으로 해야지"

[현장] 분노한 불교도…"신앙의 자유 있는 국가 맞나"

"이명박이 사과해야지."

27일 범불교도 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대구에서 온 김미경 씨(가명·60)는 정부가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일갈했다. 그의 말에는 그저 단순한 '사과'로는 좀처럼 풀리기 힘들어 보이는 응어리가 담겨 있었다.

이날 대회 현장에서 만난 승려와 신도는 한결같이 강한 분노를 나타냈다. 햇볕이 뜨거운 오후 2시부터 그늘 한 점 없는 서울시청 앞 광장과 인근 도로에서 열린 대회였지만, 참가자들은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종교 차별 금지 입법하라', '이명박 정부는 즉각 사죄하라' 등의 구호를 한 목소리로 외쳤다. 특히 기독교 행사 포스터에 등장하고,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을 불심 검문한 어청수 경찰청장에 대한 퇴진 요구도 강하게 드러났다.

"정치 잘하라고 뽑았지, 종교 이용하라고 뽑았나"
▲ 이날 불교대회 참가자들은 '어청수는 퇴진하라' 등의 구호가 적힌 모자와 피켓으로 이명박 정부의 종교 편향과 ⓒ프레시안

"이 대통령이 앞에 있으면 대면하고 얘기 좀 하고 싶다. 신앙은 자유인데 왜 국민에게 특정 종교를 강요하나. 대통령이라면 특정 종교를 믿어도 안 믿는척 해야 우러러 보지 않겠나. 주님의 뜻? 그런 건 마음 속으로 해야지."

김미경 씨와 함께 온 김순미(40) 씨가 인터뷰 도중 말을 거들었다. 그는 "우리는 싸우자고 온 것이 아니라 종교의 자유를 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도에서 절은 다 뺐다면서요."

경기도 안성 칠장사에서 온 김모 씨는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그는 "오늘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신자들이 버스 1대를 빌려 타고 왔다"며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방법을 찾지 않는다면 이 같은 대회는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기도 고양시에서 온 박정옥(65) 씨는 "이명박 대통령이 가장 잘못하는 것은 정치와 종교를 분리하지 않는 것"이라며 "정부의 기독교 편향적 행보는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치 잘하라고 뽑았지, 종교를 이용해서 정치하라고 뽑지 않았다"며 "이런 대통령을 지켜보고 있으려니 화가 나 죽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 같은 주부가 새벽에 서울에 왜 올라오겠나"
▲ 이날 전국 각지에서 모인 참가자들은 "새벽부터 왜 여기까지 왔겠나"라며 이명박 정부가 국민들을 편안하게 해주지 못할 망정 종교 편향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프레시안

경남 진해시에서 올라온 김경자(가명·58) 씨도 "새벽 7시 반에 차를 타고 나 같은 주부가 서울에 올라올 일이 뭐 있겠나, 대통령이 불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길 바라는 마음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울산에서 온 김모(66) 씨도 "울산에서 아침부터 여기까지 온 차비를 생각하고, 가게를 접고 온 사람들을 생각하면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의 재산을 낭비하도록 만든 것"이라며 "우리나라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된 기독교만 밀어주다니, 우리도 이 대통령을 다 밀어주고, 국민의 의무를 다 하는데 종교 탄압이 말이 되나"라고 비판했다.

경기도 남양주 봉선사 교무 국장을 맡고 있는 지황 스님은 "경기여고가 국립학교인데도 불교 사찰의 유물을 땅에 묻은 일 등을 봐도 이 정부의 기독교 편향성 때문"이라며 "이렇게 많은 일이 쌓이고 재발하지 않을 것 같은 일도 자꾸 터지니 참는 것도 한계가 있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불교 문제에 대해서는 주로 조계종에서 나섰지만 이번엔 스님들 가사 색깔이 다 다르지 않은가. 27개 종단이 모두 다 나섰다. 전 불교도의 결집이라고 봐도 좋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행사도 어렵게 열린 것"이라며 "지방 대형 사찰 등에는 지방 경찰청장 등이 찾아와 행사 자제해 달라고 부탁을 했고, 심지어 국정원 직원까지 왔었다"며 "5공도 아닌데 국정원 직원까지 동원하다니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납득할 만한 조치 없을 경우 모든 수단 강구할 것"
▲ 이날 불교대회에는 1만 명의 승려가 참가해 서울시청 앞 광장을 가득 메웠다. 불교계는 정부가 납득할만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추석 이후 각 지역에서 범불교대회를 비롯해 승려대회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시스

서울광장에서 집회를 마친 뒤 불교도들은 서울시청 앞 광장을 출발해 세종로와 종로를 거쳐 조계사 앞까지 거리 행진을 진행했다. 이후 회향식을 끝으로 오후 5시 반경 불교대회가 평화롭게 마무리됐다.

범불교도 대회 봉행위원회 대변인 승원 스님은 대회 직후 논평을 통해 "모든 불자와 국민들께 감사드린다"며 "봉행위는 오늘 확인한 불자와 시민들의 종교 화합과 국민 통합에 대한 열망을 바탕으로 향후 우리 사회에 종교평화가 이룩되는 그날까지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승원 스님은 "이명박 정부가 하루 속히 종교 차별 행위에 대해 참회하고 국민들과 함께 하기를 거듭 촉구한다"며 "우리는 정부가 이후에도 불자들의 요구에 대해 납득할 만한 조치가 없을 경우 지역별 범불교도 대회와 전국 승려 대회 개최 등 모든 수단을 강구해 종교 차별을 종식시키고 종교 평화와 국민 화합을 실현할 것임을 천명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불교 대회에 참석했던 1000여 명의 시민들은 행사가 끝난 오후 5시 30분경부터 조계사 앞에 모여 연좌 농성을 진행하며 이명박 정부 규탄, 어청수 경찰청장 파면 등을 요구했다. 이후 이들은 광우병 국민대책회의가 어청수 청장 파면 촉구 캠페인을 벌이는 인사동으로 이동했다.

경찰은 이날 행사에 다른 단체와 시민들이 참가하는 것에 대비한다는 명목으로 집회 장소 인근에 85개 중대 7500여 명을 배치하고 물대포차 5대를 배치했다. 경찰은 이들이 '이명박 정부 규탄', '어청수 청장 파면' 등 불교대회와 다르지 않은 구호를 외쳤음에도 불구하고 교통 정체를 이유로 한때 신속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 불교대회를 마친 승려와 신도들은 조계사 앞까지 행진을 한 뒤 행사를 마무리했다. ⓒ뉴시스

다음은 범불교도 대회 주최측이 밝힌 이명박 정부·공직자 종교차별 사례.

2008. 2. 22 정부 주요인사 기독교 편중 인사, 불교계 비율은 장관(7.7%), 수석(12.5%), 비서관(4.8%)에 그침. 이명박 대통령의 특정 종교 편중의 종교적 코드 인사정책(개신교 장로 대통령으로서 특정 종교를 우선하는 대통령이라는 의혹과 오명을 얻음)

2008. 3. 4 김성이 보건복지부장관 후보, 2007년 5월 31일 '양극화는 신앙심이 부족한 탓'이라는 기고 논란. 국민을 위한 공직자로서 헌법의 정신인 국민의 종교의 자유와 정교분리를 위반함.

2008. 3. 8 정장식 전 포항시장, 중앙공무원교육원장 임명. 포항시장 재임시 기관장 기독교모임인 홀리클럽에서 활발히 활동, 포항시 예산1%를 성시화운동에 사용하겠다고 하여 범불교도대회까지 열린바 있음. [이명박 대통령(이상득)의 기독교인맥 보은인사의 대표사례임]

2008. 3. 16 이명박 대통령, 뉴라이트 김진홍 목사와 청와대 예배

2008. 4. 1 경남일보, 개신교 극동방송 중계소 설치 서명운동 실시. 공익을 추구해야 할 언론이 특정 종교의 이해관계를 추구하며 공익성 훼손

2008. 4. 15 교육과학기술부, 학교자율화 추진계획 발표, 종교사학의 학내 선교 사실상 용인. 특정 종교기관에서 설립 운영하는 학교라도 모든 국민에게 기본이 되는 헌법 정신인 국민의 종교자유를 침해하는 것은 국가의 존립근거를 무시

2008. 4. 30 청와대, 정무직공무원 종교조사 실시로 물의. 이명박 대통령의 특정 종교 편중의 종교적 코드 인사 정책의 기초 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의혹을 일으킴.

2008. 5. 1 주대준 전 청와대 경호처 차장, '모든 정부부처 복음화가 나의 꿈' 발언. 특정종교에 치중해 공직자 윤리 망각했다는 비판.

2008. 5. 8 학교종교자유 문제제기한 대광고 강의석군 2심 판결 패소. 서울고등법원(재판장은 강남 모 교회 장로), 대광고 강의석군이 제기한 학교종교자유 판결에 대해 1심을 뒤집고 개신교 재단인 대광학원측이 승소함

2008. 5. 15 이명박, 조찬기도회는 참석하고 '불교 홀대' 논란. 순복음교회 50주년, 조찬기도회 등은 동영상 축하, 직접 참석하고 '부처님오신날 축전도 안보내' 구설, 봉은사에 '대리시주' 했다 사과도(이명박 정부의 불교를 대하는 대표적 사례임)

2008. 6. 7 추부길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촛불집회 참가자 '사탄'발언 물의. 공직자의 입장이 아닌 특정 종교인으로서 종교적 발언

2008. 6. 15 소망교회 김재철목사, '이명박 대통령은 주님의 아들' 발언. 대통령을 특정 종교인으로서 상징화 시킴. 국민적 위화감 조성, 종교적 패권의식을 통한 국론분열 초래

2008. 6. 20 김황식대법관, 조찬기도회 참석 강연 후 감사원장에 임명. 이명박 대통령의 '고소영'이라는 종교적 코드인사의 대표적인 사례

2008. 6. 20 국토해양부, '알고가' 교통정보에 교회·성당만 표시, 사찰 전부 누락. 국가 행정에서 사찰이 사라진 황당한 사건으로, 국가행정의 전통문화(불교)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부재. 국가 행정관리 시스템의 허점을 노출함.

2008. 6. 23 추부길 청와대홍보기획비서관, 이명박 대통령 대운하 포기발언 직후 대운하 추진 언급 물의. 특정 종교인을 대상으로 이명박 정부의 지지를 이끌어 내려는 의도로서 국가정책을 특정 종교집단을 중심으로 사고하는 종교차별 의식에 기반을 둔 활동.

2008. 6. 23 경기여고 교장, 학내 불교문화재 훼손 논란. 개신교 학교장에 의해 발생된 사건으로 1920년 불교제중원 표지석과 석등·석탑을 교내공원화 사업을 추진하며 땅에 파묻었다가 교사와 학생들의 반발로 다시 꺼내어 방치해 두었음. 정치적-종교적 중립을 기본으로 법을 준수하고 집행하여야 할 조직의 최고 수장으로 경찰을 특정 종교화하는 사업을 앞장서서 추진하고 길거리 공고게시판에 내세움으로서 전국의 경찰을 대상으로 하는 것을 뛰어넘어 온 국민을 대상으로 특정 종교 사업을 전개 위법행위를 한 사건

2008. 6. 24 어청수경찰청장, '제4회 전국경찰복음화 금식대성회' 광고포스터에 조용기목사와 나란히 사진게재. 정치적-종교적 중립을 기본으로 법을 준수하고 집행하여야 할 조직의 최고 수장으로 경찰을 특정 종교화하는 사업을 앞장서서 추진하고 공보에 이를 게시함으로 전국의 경찰을 대상으로 하는 것을 뛰어넘어 온 국민을 대상으로 특정 종교 사업을 전개 위법행위를 한 사건

2008. 6. 28 송파구청, 개신교 일색으로 대학생 멘토링 사업추진 논란. 국가기관이 국민의 종교 자유와 정교분리라는 헌법을 위반한 사건으로 특정종교에만 혜택을 줌, 구민에게 전체적으로 공정하게 집행되어야 할 공공사업을 특정 종교에 편중되게 집행함.

2008. 6. 30 경주초등학교 교사, 특정 종교 강요 논란. 헌법에 명시된 종교의 자유를 무시한 종교적 폭력행위로서 어린 학생을 대상으로 하였기에 사건의 심각성이 가중되는 있을 수 없는 사건으로 교사가 수업시간에 성경책을 읽어주고 "하나님을 믿으면 천당에 가고 불교나 다른 종교를 믿으면 지옥에 떨어진다"는 발언과 일요일에 학생들의 집을 방문하여 교회에 다닐 것을 강제 권유하며 특정종교를 강요함

2008. 7. 11 국토해양부 '경관법', '경관계획수립지침'의 대상에 전통사찰 누락. 향교와 지방문화재 등은 포함되었으나 전통사찰은 대상에서 제외됨

2008. 7. 29 경찰-조계종 총무원장 지관스님 차량 검문·검색 사건발생. "총무원장이라 더 검색해야 한다"는 등의 언행과 차량 트렁크까지 검색하는 등 불교계 수장의 의전수칙을 스스로 무시한 망동. 경찰청장은 우발적인 것이라 하였으나, 서울경찰청장의 특별지시공문에 의한 것이 밝혀져 거짓 해명으로 언론에 의해 들통남.

2008. 7. 30 서울시 교육감선거 총 투표소의 1/6인 371곳이 교회로서 총무원장스님도 교회 투표소에서 투표함. 2007년 12월 대통령선거와 08년 4월의 국회의원 총 선 등 지속적으로 시정 요구함. 지난 3월에는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국민의 투표권을 제한하는 행위'라며 시정권고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개선되지 않음.

2008. 8. 7 교육과학기술부, 교육지리정보서비스 학교현황 서비스에 조계사는 물론 봉은사 등 전통 사찰과 대형 사찰들의 정보가 누락된 반면 교회는 명칭과 함께 교회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는 아이콘이 상세히 표시돼 있음. 27개 정부부처 전자지도서비스 시스템에서 동일하게 발생한 사안으로 정부의 근본적인 인식부족과 형식적인 사과로 개선의지가 없음을 증명함. 총체적 점검과 개선필요

2008. 8. 14 서울시 주최, KBS생방송 '건국 60주년' 음악제 찬송가 울려퍼져. KBS1TV는 "요르단의 큰 강둑과 시온의 무너진 탑들에 참배하라", "예루살렘의 잔인한 운명처럼", "주님이 너에게 용기를 주시리라" , "주님 저에게 죽음을 주시옵소서" 등 찬송 구절이 자막처리되어 방송됨. 서울시의 기획의도 및 공영방송으로서의 KBS의 문제 드러냄.

2008. 8. 20 서울시 운영, GIS포털시스템에서도 사찰 누락. 교회는 잘 나타나있는 반면, 사찰의 이름은 찾기 어렵다. 특히 '내 지도 만들기' 코너를 보면, 학교, 경찰서 등 공공기관, 편의시설과 함께 종교시설로는 유일하게 교회 아이콘을 만들어 놓았다. 이 서울시 시스템도 국토해양부와 교육과학부의 지도제작을 담당했던 한국공간정보통신으로 밝혀져 충격.

2008. 8. 22 오현섭 여수시장 '여수세계박람회 하나님의 선물, 복음박람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하나님께 보답하는 길은 선교의 사명이라 생각하고 2012 복음엑스포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주님의 복음을 증거하는 박람회 준비하겠다'고 신문기고. 여수시청에서는 수시로 기독교행사가 열리고 있다고 보도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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