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위원장은 경기도 광명시 소하동 기아자동차 공장에서 열린 민주노총 중앙위원회에 참석했다. 지난 7월 24일 체포영장이 발부된 이후 처음으로 민주노총 조합원을 만난 것.
이 위원장은 "30년 같은 한 달을 보냈다"며 "(조합원을 만나게 돼) 설렌다"고 소감을 털어놨다. "이렇게 가슴이 뛰긴 처음"이라는 그의 얼굴은 붉게 상기돼 있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이 위원장은 "하반기는 '반독재 전선'으로 간다"고 단언했다.
"이명박? 미쳤다…'반독재' 전선으로 크게 가야 한다"
이석행 위원장은 "(이명박이) 미쳤다"고 잘라 말했다. 현 정부가 조성하려고 하는 '신(新)공안정국'을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아니지만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른바 '사회주의노동자연합 사건'을 그 예로 지목했다. 과거 정권은 그래도 '친북' 행위 혐의가 있어야 국보법을 적용했지만 이명박은 그것조차 아니라는 얘기였다.
특히 이 위원장은 지난 15일 촛불 시위대에 경찰이 색소 총을 쏘는 모습을 지켜보며 "피를 토하는 심정이었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을 비합(합법 조직이 아닌) 시절보다 더 탄압하는 독재 정권, 이 땅의 경제를 살렸던 노동자는 온데간데 없고 재벌과 자본만 중심에 놓고 생각하는 독재 정권 앞에 제대로 힘 한 번 쓰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고 비통"했기 때문이다.
그는 "상반기에는 여러 상황 상 어쩔 수 없이 부문별 투쟁으로 갔지만, 하반기는 그렇게 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가 참석한 100여 명의 중앙위원들에게 "내 문제가 좀 소외되더라도 함께 간다는 마음이 대단히 중요한 때"라고 수차례 강조한 까닭이다.
"민주노총 혼자서는 못 한다…올 겨울 다시 크게 일어난다"
이석행 위원장은 "노동자 뿐 아니라 각종 시민사회단체, (촛불 집회에는) 참여하지 못했던 정당, 참여하지 못했던 개인까지 함께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올해 겨울 '촛불 정국'보다 더 강력한 정권 반대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제는 살아날 기미가 없고, 각종 공공요금은 앞다퉈 오르고 있는데 임금은 제 자리인 상황에서 더 이상 국민들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자진출두? No! 잡힐 때까지 내가 책임지고 간다"
이 위원장은 수배 생활의 기간을 묻는 질문에 "끝까지"라고 대답했다. 후임 지도 체계가 준비 되는 대로 자진 출두할 것이라는 일각의 관측에 대해서도 "전혀 그럴 생각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잡혀갈 때까지 하반기 투쟁은 내가 책임지고 간다"고 덧붙였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는 10월 말까지 언론 장악과 공기업 민영화를 중심에 놓고 1차 집중 투쟁을 벌이고 △10월부터 11월까지 총력 투쟁을 통해 전면적인 '반이명박' 투쟁을 통해 범국민적인 싸움을 만들어간다는 하반기 사업계획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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