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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아들딸이 '특수학생'이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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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아들딸이 '특수학생'이 된다면?

[김종배의 it] 부모 마음 '볼모'삼은 '평준화 허물기'

아직도 고교 평준화제도가 유지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 앞으로도 고교 평준화제도가 유지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 있을까?

혹여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봐 말한다. 고교 평준화는 깨졌다. 이 말이 과격하다면 이렇게 바꿀 수도 있다. 고교 평준화가 깨지는 건 기정사실이다.

유형이 한두 개가 아니다.

정점에 자립형 사립고와 특수목적고가 있다. 자립형 사립고는 6개, 특수목적고는 외고와 국제고·과학고를 합쳐 50개다.

여기에 새로운 유형의 고교가 곧 선을 뵌다. 어제 선정·발표된 82개의 기숙형 공립고(최종 목표는 150개다)가 2년 후 문을 열고, 100개의 자율형 사립고가 새로 지정된다.

이 네 유형의 고교만 합쳐도 236개(최대 300여개)다. 실업계를 뺀 고교의 10%가 넘는 수치다.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뉴시스

헌데 이게 전부가 아니다. 하나 더 있다. 서울시교육청이 2010년부터 고교 선택제를 시행할 계획이다. 이러면 같은 지역 내의 고교가 '선호학교'와 '기피학교'로 갈린다. 서울만이 아니다. 상당수 지역이 평준화를 시행하지 않고 있으니까 '선호'와 '기피' 갈림 현상은 전국적 현상이라 해도 무방하다.

2010년쯤 해서 고교 계층화(사실상의 서열화)가 완료되면 고교는 4등급으로 분류된다. 자립고·특목고-자율고·기숙고-선호고-기피고다.

아주 뚜렷하다. 조선시대의 사-농-공-상 신분제도에 견줄 만한 수직적 계층·서열구조가 빠르게 짜이고 있다. 그래서 거듭 말한다. 평준화제도는 파산 일보직전에 와 있다.

모두가 다 아는 얘기는 하지 말자. 자립고·특목고·자율고·기숙고 4개만 추려도 그 수가 236개이며, 학교당 입학정원을 200명으로만 잡아도 한 해 입학생이 5만명에 육박하고, '특수고' 입시 경쟁률을 3대1로만 잡아도 학원에 줄을 서는 중학생이 15만명에 달한다는 사실, 이 수치가 통제 불능의 사교육 광풍을 부를 것이라는 사실은 논외로 하자.

이게 궁금하다.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이 거센 물결을 거스를 수 있는 용기가 있는가?

자립형 사립고와 특수목적고만 있을 때는 그래도 감내할 수 있었다. '영재' 또는 '부잣집 자식'만이 들어가는 학교라고 생각하고 일찌감치 꿈을 접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다르다. 상위 1%의 중학생에게만 부여되던 '특수학생'의 지위와 혜택이 세 배로 늘어난다. 자립형 사립고와 특수목적고 총수의 세 배에 해당하는 자율형 사립고와 기숙형 공립고가 신설되니까 단식으로 계산해도 기회는 세 곱절 넓어진다.

아이를 조금만 더 잡으면, 학원비를 조금만 더 늘리면 될지도 모른다. 4개 유형의 '특수학교' 가운데 하나는 걸릴지 모른다. 그러면 내 자식은 '특수학생'이 된다.

이건 너무나 달콤한 유혹이다. 계층 상승의 욕구를 자식을 통해 대리 실현할지도 모를 장밋빛 꿈이다. 과연 이 유혹을 떨칠 수 있을까?

쉽지 않다. 자신의 교육철학은, 지갑 두께는 둘째 문제다. 더 앞서는 게 의무감이다. 달러빚을 내서라도 자식이 '중간은 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의무감을 저버리기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게 얘기하면서 한 발 걸친다고 누가 뭐라 하지 않는다.

교묘하다고 해도 좋고 치밀하다고 해도 좋다. 이명박 정부는 혈맥을 짚었다. 부모 된 자의 의무감 또는 절박감, 그것도 아니라면 이기심을 볼모삼아 평준화제도 허물기에 나섰다. 침묵의 카르텔의 지원을 받으면서 일각의 반발을 제압하고 있다.

* 이 글은 뉴스블로그 '미디어토씨(www.mediatossi.com)'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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