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발표된 이명박 정부의 1차 공기업 선진화 방안에 대한 저항이 시작됐다. 한국주택공사와 통합이 결정된 한국토지공사 노조가 이날 성명을 통해 통폐합에 반대하고 나섰다. 토지공사 노조는 특히 "현장과 철저히 유리된 한국노총 임원들이 무슨 권한으로 토공·주공의 대책없는 통합 방안에 배타적으로 협의해 주냐"며 한국노총을 겨냥하고 나섰다. 한국노총이 정부 발표 바로 전날 한나라당과 고위정책협의회를 통해 사실상 주공·토공 통합을 암묵적으로 승인해준 셈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토지공사 노조는 태업부터 시작해 총파업까지 '통합 저지'를 위해 끝장 투쟁을 한다는 계획이어서 정부의 1단계 공기업 '선진화' 방안의 최대 격돌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토공노조 "분노 참을 길 없다…일부 임원 거취를 분명히 해라"
이날 나온 토지공사 노조의 성명은 정부보다 한국노총을 겨냥했다. 한나라당과의 정책협의에 참석한 장대익 부위원장 등 임원들에 대해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참을 길이 없다"며 "발언 내용을 낱낱이 밝히고, 거취를 분명히 하든지 아니면 한국노총 조직을 보호하고 정통성을 유지하라"고 요구했다.
이는 한국노총이 주택공사와 토지공사 통폐합 문제와 관련해 "철저한 침묵으로 주공 편들기로 일관해 왔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장석춘 위원장이 취임 당시 "무분별한 기관통폐합은 안 된다"는 입장을 피력했던 점도 토공 노조의 서운함을 더하게 만들었다.
토공 노조를 폭발하게 한 것은 정부 발표 직전인 지난 10일 저녁 한국노총 임원들이 서울 팔레스호텔에서 임태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 안홍준 제5정조위원장 등과 함께 고위정책협의회를 통해 의견 조율을 마쳤기 때문이다. 토공 노조는 "현장과는 일절 상의 없이, 어떤 형태의 위임이나 부탁도 받지 않은 채, 실무자들을 철저하게 배제시키고 마치 007 작전하듯 비밀리에 모여 정부에 일조하는 행태를 보였다"고 비난했다.
토공 노조는 "90일째 천막농성을 진행 중인 현장에 한국노총 임원이 한 번이라도 방문한 적 있냐"며 "그동안 얼마나 많은 대화와 토론을 요구했는데 한국노총이 그런 역할마저 철저하게 외면할 수 있냐"고 따져 물었다.
정부의 1차 계획이 발표된 이날 한국노총은 "정부가 한국노총의 의견을 수용한 것에 대해 당연하고 바람직한 결정으로 평가한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바 있다. (☞관련 기사 : 공기업 선진화 계획에 양대 노총, 엇갈린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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