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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올림픽은 내일 시작된다

[베이징 2008] 8강 진출 분수령, 축구 카메룬전

올림픽은 이미 시작됐다. 개막식과 상관없이 6일 열리는 독일-브라질 여자축구 F조 예선이 이번 올림픽 첫 경기다. 같은 조에 속한 북한 여자축구도 아프리카의 강호 나이지리아와 첫 경기를 가진다. 언제나 올림픽의 첫 경기는 축구, 마지막 경기는 마라톤이다.

한국의 베이징 올림픽은 개막식보다 하루 먼저 시작한다. 남자 올림픽 축구대표팀과 카메룬의 올림픽 최종예선전이 오는 7일 오후 8시45분(한국시간) 친황다오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지난 수차례 평가전을 통해 드러난 카메룬의 전력은 위협적이다. 공격력은 예상대로였고 미드필드진의 압박과 수비진의 몸싸움 능력도 만만치 않았다. 지난달 30일 네덜란드에 0-2로 무기력하게 패한 모습은 뒤이어 벌어진 미국과의 경기에서 완전히 달라졌다.

카메룬전은 8강 진출의 분수령

유럽의 7개 베팅사이트(베트365, 베트프레드, 파티베츠, 베트페어, 베트웨이, 다이아몬드스포츠북, 레드부룩스)는 모두 이탈리아와 카메룬의 8강행을 점쳤다. 한국은 이들에 이어 3위로, 온두라스가 꼴찌 전력으로 평가됐다.

베팅사이트 이지오즈(easyodds.com)는 우리나라의 예상성적을 9위로 평가했다. 이탈리아는 3위, 카메룬은 7위다. 역시 우리나라의 예선통과를 희망적으로 보지 않는다는 얘기다.

성인축구가 아니라 23세 이하 대표팀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탈리아는 전통의 강호임에 틀림없다. 카메룬을 넘어야 8강이 보인다. 그래서 내일 열리는 경기가 중요하다.
▲카메룬 대표팀이 홍콩 전지훈련에서 패스 연습을 하고 있다. 카메룬은 홍콩서 가진 네덜란드, 미국과의 친선경기에서 1승1패 성적을 거뒀다. ⓒ카메룬 축구협회

카메룬은 D조 참가국 중 가장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는 팀이다. 아프리카 지역 예선에서 5골을 내주는 동안 14골을 상대 문전에 퍼부으며 1위로 통과했다. 카메룬의 공격력은 우리나라 언론들마저 인정하고 들어가는 부분이다.

지난 2000년 시드니 올림픽 금메달의 주역인 아프리카의 '흑표범' 사뮈엘 에토오(FC바르셀로나)가 '다행히' 와일드카드로 합류하지 않았지만 미국과의 평가전서 드러난 공격력은 매우 위협적이었다. 이 경기에서 카메룬은 측면 수비수까지 순간적으로 측면 공격에 포함시키는 전술을 여러 번 선보였다. 이에 따라 카메룬은 4-4-2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상황에 따라 양쪽 측면 미드필더를 최전방으로 밀어 올리는 4-2-4 시스템으로 바꾼다.

박성화 감독이 카메룬에 대해 "롱패스를 잘 한다"고 평가한 것도 이 시스템으로 전환할 때다. 공격수의 체격 조건이 좋은 데다 숫적으로도 경쟁력을 가지니 롱패스에 의한 공격도 매우 위협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카메룬 공격력의 핵심은 미드필드에 있다는 게 미국전 후 전문가들의 평가다. 중원싸움을 이긴 후 장거리 패스와 짧은 거리에서의 주고받기를 통해 서서히 상대 수비진을 쪼개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얘기다.

주목되는 선수는 역시 프랑스 르샹피오나의 스테판 음비아(스타드 렌)와 알베르트 바닝(파리 생제르망)이다. 미드필드에서 스테판 음비아는 공격을, 알베르트 바닝은 수비를 진두지휘한다. 스테판 음비아는 팀의 전담 프리키커이기도 하다. 그는 벌써부터 유럽 대형 클럽의 잇단 러브콜을 받는 선수다.

카메룬은 1960년까지 지역의 일부가 프랑스령 식민지였던 탓에 프랑스 클럽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많다. 음비아와 바닝 외에 아우렐리엔 폰강(릴), 니콜라스 훌리오(AS모나코), 크리스티안 베카멩가(FC낭트), 조엘 누에모(낭시) 등 최종 스쿼드 18명 중 6명이 프랑스 리그 소속 선수다.

수비진을 설명하는 키워드 역시 '공격'이다. 역습 때 양쪽 측면수비수들은 뛰어난 개인기로 과감하게 중앙돌파를 시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공격하는 수비'를 이끄는 선수는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에서 활약하는 알렉산드레 송(아스널)과 안드레 비케이(레딩FC)다. 이들은 세트피스는 물론, 역습 때도 공간만 열리면 과감한 돌파를 시도해 미국 수비진을 여러 번 당황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과감한 전진만큼 수비 뒷 공간을 쉽게 노출하는 약점을 보이기도 했다. 네덜란드와의 평가전에서 카메룬이 빼앗긴 두 골은 모두 왼쪽 측면 뒷 공간을 네덜란드의 쪼개 들어오는 패스와 한 방의 전진 패스에 내준 결과였다.

카메룬은 아프리카 축구의 선구자적 이미지를 가진 팀이다. 지난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아프리카 대륙에서는 처음으로 8강까지 올랐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는 96년 나이지리아에 이어 금메달을 따 두 대회 연속 아프리카 축구팀이 금메달을 따는 데 일조했다. 네이션스컵에서는 이집트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우승 회수를 자랑한다(4회).

미드필드 싸움, 골 결정력 회복 여부가 관전포인트

박성화호는 8강 진출은 물론, 메달을 목에 걸 수 있다고 호언한다. 그러나 8강 진출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카메룬을 넘지 못한다면 메달의 획득의 꿈은 물거품에 그칠 수도 있다. 이제까지 평가전으로만 봐서는 올림픽 대표팀에 좋은 점수를 주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일단 수비형 미드필더, 특히 와일드카드로 대표팀에 승선한 김정우(성남)의 역할이 중요하다. 알베르트 바닝과 중원 싸움을 할 주역이기 때문이다. 김정우를 주축으로 한 미드필드진이 경기 초반 기선을 잡지 못한다면 경기를 풀어가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지난 평가전서 우리 미드필더 간 거리가 비교적 넓게 퍼져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드필드를 거쳐가는 짧은 패스보다는 수비와 공격을 연결하는 통로의 하나로 중원이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단거리 패스보다는 장거리 패스에 의존할 가능성도 엿보인다.
▲이근호와 박주영은 카메룬전 공격의 핵심 선수다. 특히 이근호는 최근 평가전서 매우 좋은 컨디션을 보여줬다. ⓒ뉴시스

골 결정력이 얼마나 살아났을까도 관심거리다. 지난 수차례의 평가전에서 축구팬들이 가슴을 두드린 이유는 결정적 찬스에서 번번이 골포스트 위로 치솟는 슈팅 때문이었다. 평가전에서 우리의 측면 돌파가 여전히 경쟁력이 있음을 확인시켜줬다면 그 돌파로 연결된 공이 골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은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호주와의 평가전에서 박주영(FC서울) 도우미 변신 카드가 성공할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은 그나마 위안거리다. 카메룬과의 경기에서는 이근호(대구)가 최전방에, 박주영이 처진 스트라이커로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공격 루트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오른쪽 미드필더 이청용(FC서울)의 활약 여부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호주와의 경기에서 우리 공격의 절반 가까이가 이청용의 발에서 시작됐다. 왼쪽 날개의 오버래핑이 평가전보다 나아진다면 그만큼 운동장을 더 넓게 쓸 가능성이 있다.

우리 수비진은 카메룬과 마찬가지로 뒷 공간을 쉽게 노출하는 모습을 종종 보였다. 심지어 호주 대표팀 그레엄 아놀드 감독마저 평가전이 끝난 후 "한국 수비진이 뒷 공간을 노출했다"고 말했다. 호주와의 경기에서처럼 미드필드와 수비 간 간격이 벌어진다면 카메룬의 공격에 완전히 주도권을 내 줄 가능성이 높다.

박성화 감독은 카메룬의 창에 맞서는 방법으로 '역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객관적인 전력상 열세라는 점을 감안할 때 어쩔 수 없다는 판단이다.

전반 초반 다소나마 주도권을 내주더라도 미드필드와 수비 간 조직력만 어느 정도 맞춰내면 카메룬의 허술한 수비 뒷 공간을 쪼개 들어갈 기회가 생길 것이다. 그리고 이 기회를 잘 살린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 그러나 만약 수비 조직력이 예상보다 일찍 허물어진다면 우리에게는 매우 어려운 올림픽 첫 경기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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