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이 30일 총무원장 지관스님을 경찰이 과잉 검문한 것과 관련해 '산문 폐쇄'와 같은 강력한 대정부 투쟁을 경고하고 나서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산문 폐쇄'는 전국 모든 사찰의 출입문을 걸어 잠거 일반인의 출입을 금지하는 조치를 말한다. 지난 1986년 해인사 등 몇몇 대형 사찰이 불교 관련 악법 철폐를 요구하며 한 달 정도 이런 '산문 폐쇄'를 감행했었다. 불교계가 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대정부 투쟁인 셈이다. 불교계가 정부를 상대로 '산문 폐쇄'를 경고하고 나선 것은 20여년 만에 처음이다.
조계종 기획실장 승원 스님은 30일 서울 견지동 조계사 역사문화기념관 2층 회의실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경찰이 조계종 총무원장 스님이 탑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불법 검문을 강행한 것은 비상식적인 조치일 뿐 아니라 2000만 불자를 우롱하는 처사"라며 "이명박 정부가 한국 불교 1700년의 역사를 어떻게 폄훼하는지를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승원 스님은 이어서 △관련자 엄중 문책 △어청수 경찰청장 사퇴 △조계사 주변 경찰력 즉각 철수 등을 요구한 뒤, "이 같은 요구 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대규모 시국법회를 개최하는 것과 같은 대응을 할 뿐만 아니라, 최악의 경우 '산문 폐쇄'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29일 오후 4시께 경찰은 조계사 입구에서 외부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지관 스님이 탄 승용차를 제지한 뒤, 총무원장 신분이 확인된 뒤에도 차량을 뒤지는 등의 검문을 했다. 조계종 관계자는 "지관 스님이 창문을 열고 얼굴을 보여주자 한 경찰관이 '그렇다면 더 철저히 검색하겠다'며 트렁크를 열게 하고 검문을 벌였다"고 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