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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을 전교조로부터 보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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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을 전교조로부터 보호하자"

[현장] 공정택 후보 마지막 유세…긴장감 높이기 총력

"마지막으로 부탁드린다. 절대 서울시 교육을 전교조에게 물려주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 학부모들은 학생들을 전교조로부터 보호하고, 이념 교육으로부터 보호해서 절대 아이들이 옆길로 나가지 않도록 철저히 보호해주길 당부 드린다."

29일 저녁 서울 명동 거리.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공정택 후보의 목소리가 성능 좋은 스피커를 타고 쩌렁쩌렁 울려퍼졌다. 30일 선거를 앞둔 그의 마지막 유세였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이라고 하면서 이어가는 그의 연설에는 막바지로 갈수록 '전교조'라는 단어가 반복됐다.

현 교육감이라는 이점을 안고 출발한 공정택 후보였지만, 그간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는 그가 바라는 "압도적인 승리"와는 계속 거리가 멀었다. 촛불 집회로 표출된 민심을 반영하듯, '이명박 정권 심판'을 내건 주경복 후보와의 팽팽한 접전이 선거 막판까지 전개됐다.

그에게서 볼 수 있는 이명박 정부 교육 정책의 그림자는 판세에 그다지 유리하게 작용되지 않았다. '청렴도 꼴찌', 우열반 찬성 등 부정적 이미지도 곁들여졌다. 보수 단체와 언론에서 끝까지 몰아붙였던 후보 단일화도 실패했다.

"교육청 장학관님입니다, 인사하시죠"
▲ ⓒ프레시안

그래서였을까. 그의 유세는 '긴장감 고조'가 주목적이었다. 공 후보뿐만 아니라 찬조 연설자들도 하나같이 "전교조에 절대 (교육감 자리를) 뺏겨선 안 된다"고 외치며 불안감과 경계심을 고취시켰다.

그의 연설에는 200여 명 가량의 제법 많은 관객이 몰렸다. '공정택! 공정택! 공정택! 화이팅!"이라는 구호가 몰이꾼의 손동작에 따라 일관되게 울려퍼졌다.

참석 동기에 대한 질문에 대부분 이들은 한결같이 답을 피했다. 서로 모여 인사를 나누다가도 기자가 질문을 하면 '우연히 왔다'거나, '지나가다 보고 있는 것'이라고 답하며 황급히 자리를 떴다. 다만 "교육청 장학관님입니다, 인사하시죠", "저쪽 선생님들은 참 열성적이시네" 등 지나가는 인삿말을 통해 이들의 소속을 짐작할 수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한 기자는 "내게 유치원에서 온 선생님 아니냐고 묻더라"며 유치원에서도 교사들이 조직적으로 온 모양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한국교총은 내부 회의에서 공 후보를 지지할 것을 결의한 바 있으며, 한국노총을 비롯해 보수 시민단체도 공 후보 지지를 표명한 바 있다.

더운 날씨 속에도 꿋꿋이 자리를 지키던 '동원 관중'을 제외한 대부분 시민들은 무관심했다. 늦은 저녁 거리로 나온 시민들은 빼곡히 몰린 관객과 유세차를 지나며 "시끄러워"라고 내뱉었다. 교육감 선거에 대한 낮은 관심도를 여실히 보여주는 풍경이었다.

"학교 현장은 이념교육의 장으로 전락할 것"

이날 공 후보는 마지막 유세에서 "선거 운동 기간 동안 수많은 시민들로부터 교육에 대한 요구가 뭔지 들어 많이 배웠다"며 "어떻게든 공교육을 살려서 사교육비를 줄일지 많은 연구를 하려는 다짐을 해본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을 사교육의 고통으로부터 반드시 벗어나게 하겠다"며 "우리 아이들을 글로벌 인재로 기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유세 하반부를 팽팽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주경복 후보에 대한 비난에 할애했다. 그는 "6.25 남침을 통일전쟁이라고 하는 주경복 후보에게 서울교육을 맡기면 서울교육은 무너진다"며 "학교 현장은 이념교육의 장으로 전락될 것이며, 우리 아이들은 그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수강생 모두에게 A학점을 준 평등교육을 주장하는 후보, 교원평가 같이 귀찮고 힘든 일은 무엇이든 반대하는 후보에게 넘어가면 우리 아이들의 미래는 깊은 어둠 속으로 빠져들게 될 것"이라며 "주경복 후보에 엄중한 심판 내려주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강남 학생이 강북 절대 안 가…강북서 넘어올 수도 없어"
▲ ⓒ프레시안

한편, 이 같은 연설 내용은 바로 직전 유세였던 삼성역 현대백화점 앞 유세 내용과는 사뭇 달랐다. 공 후보는 '강남'에서 하는 마지막 유세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강남 찬가'를 이어갔다. 자신의 표밭이라는 점을 강조하듯 '우리 지역'이라는 말도 썼다.

공 후보는 "강남은 서울에서 가장 중심지역이고, 모든 교육 활동이 이쪽에서 시작되고 있다"며 "특히 우리 지역은 수월성을 강화해서 학생들이 고등학교에서 훌륭한 대학으로 많이 진학하는 것을 원하는 지역"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제가 교육위원을 이곳에서 했는데 강남 지역이 늘 역차별을 받는다"며 "이곳은 돈을 많이 대주지 않아도 구청에서 잘 대주니까 된다며 강남 빼고 나머지 지역들은 자기들이 더 많이 가져가겠다고 예산 짤 때마다 아우성이었고, 교육위원들은 역부족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교육감이 되면 강남, 서초지역이 역차별받는 교육 지원이 절대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덧붙였다.

공 후보는 "명품 방과후 학교도 잘하고, 영어교육 활성화를 통해서 사교육비를 줄이자고 애쓰는 곳이 이곳"이라며 "영어전용교실에서 영어로 가르치는 수업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시범운영을 이곳에서 시작해서 앞으로 영어교육의 시발점이 강남이었다는 말이 나올 수 있도록 다같이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또 그는 "이쪽 대치동 학원가가 유명한데, 사교육비 많이 든다고 아우성"이라며 "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공교육 정상화"라고 강조했다.

공 후보는 학교선택제를 홍보하며 "절대 강남 지역 학생이 강북으로는 한 사람도 안 간다. 제가 책임진다. 그쪽에서 이쪽으로 올 겨를도 없다. 절대 그런 걱정 말고 투표율 높여주길 부탁한다. 그러지 않으면 저 진다"고 호소했다.

그는 "강남쪽에서는 전교조가 판을 못치는데 동작, 남부, 금천, 관악은 아주 전교조가 점령하고 앉아 우리 아이들 얼마나 손해보는지 말도 못한다. 전교조 교육감 당선은 절대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러분이 단결해서 투표율을 높여주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백화점 앞에서 공 후보의 유세를 지켜보던 김지화(가명, 45) 씨는 "마지막 임기를 마무리 짓겠다는데 공감이 간다"며 "이 지역에 살기 때문에 아무래도 (공 후보의) 정서가 우리와 맞는다"고 말했다. 그는 "특별히 우리 지역 학교가 지난 4년간 좋아졌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다른 후보가 되어서) 하향평준화되는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공 후보를 찬성한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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