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상황이 알려지자 누리꾼 사이에서는 "민주노총을 지켜주기 위해 오늘 촛불 집회를 민주노총 앞에서 열자"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민주노동당 천영세 대표와 강기갑 의원, 이정희 의원 등도 긴급히 민주노총을 찾았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각각 논평을 통해 경찰의 대응을 비난했다.
경찰 버스 3대, 사복 경찰 배치…긴장감 감도는 민주노총
경찰은 이석행 위원장과 이용식 사무총장, 진영옥 수석부위원장 등 체포영장이 발부된 지도부 3명의 소재 파악을 위해 오후 3시 경부터 서울 영등포구 민주노총 건물 앞에 전경버스 3대와 사복 경찰을 배치했다.
경찰이 밝힌 이 위원장 등의 혐의는 △미국산 쇠고기 저지 총파업 지시 △냉동창고 앞 불법 집회 지시 △불법 집회 주도 △이랜드 파업 지시를 통해 기업의 업무 방해 등이다. (☞관련 기사 : 경찰, 민주노총 위원장 등 지도부 체포영장 신청)
현직 민주노총 위원장이 경찰에 검거돼 구속될 경우 지난 2001년 단병호 위원장 이후 처음이다. 단 위원장도 경찰에 체포된 것이 아니라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에서 자진 출두했다 구속됐던 것이었다.
"이명박, 촛불 잠잠해지니 어깨에 힘 들어가나?"
이런 '위원장 검거 작전'을 놓고 민주노동당, 진보신당은 한 목소리로 이명박 정부를 맹비난했다.
민주노동당 박승흡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노동대중 조직 수장을 체포하겠다면서 겨우 업무방해와 집시법 위반이라니, 이런 것쯤은 실무자급에나 붙이고 위원장의 체면도 있으니 통 크게 반란이나 국가 전복 기도 혐의 정도는 붙여야 하지 않냐"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어차피 법을 엿장수 맘대로 하고 있지 않냐"고 덧붙였다.
박 대변인은 이어 "총파업만 벌이면 불법 타령에 소환장 발부, 체포영장 신청하는 상투적 수법을 언제까지 계속할 것이냐"며 "촛불이 한창 타오를 때는 국민의 힘이 두려워 성찰과 반성을 했다더니 이제 어깨에 힘이 좀 들어가냐"고 따져 물었다.
진보신당도 가세했다. 신장식 진보신당 대변인은 "집회는 폭력으로 진압하고, 시민·사회단체는 압수수색과 수배로 옭아매며, 누리꾼은 검찰 수사, 포탈은 공론장을 파괴하는 법 개정, 방송은 특보사장단 투입, 급기야 민주노총 위원장 체포영장 발부까지 'MB 공안 정국'의 특징은 전방위적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신 대변인은 이어 "누르는 힘이 강할수록 용수철은 강하게 튀어 오르는 법"이라며 "군인 출신 대통령들이 조성했던 공안 정국의 끝이 어떠했는지, 이명박 대통령은 살펴보라"고 경고했다.
"이랜드 파업 지시? 이랜드 노동자들이 명예훼손으로 고발하겠다"
특히 이번 체포영장에 이랜드 파업 지시 및 주도가 혐의 가운데 하나로 포함된 것과 관련해서도 비난이 쏟아졌다.
민주노총은 성명을 통해 "이랜드의 박성수 회장은 국회 증언까지 거부해 국회로부터 고발당했지만 구속이란 말조차 나오지 않았다"며 "이러고도 정부와 경찰은 무슨 자격으로 민주노총 지도부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한단 말이냐"고 쏘아붙였다.
박승흡 민주노동당 대변인도 "위원장의 지시 때문에 1년 넘게 파업을 했다는 해괴하고 황당한 논리를 접한 이랜드 노동자들의 마음은 어떻겠냐"며 "이랜드 노동자들에게 명예훼손으로 고발당할 일"이라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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